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은 솔직히 광고문안에 가장 혹해서 읽게 된 책이다. 물론 아예 내용자체에 흥미가 없었다면 시도도 하지 않았겠지만...

“매년 천여 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이라는 광고문안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을 어떻게 선택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하버드대 학생들이 수강하는 전설적인 강의라 하니, 더 관심이 갔었다.

책을 받아든순간 휘리릭 넘겼는데, 참 만만치않은 내용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따.

서론부분에 탐욕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데,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망각하는 개인적인 악덕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미덕과 충돌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내용은 정말 뻔뻔스럽게 탐욕행위를 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멘트였다. 문제는 그들이 이러한 책들을 읽지 않는다는데 있다.

총 10강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매 강의때마다 읽는 사람과 수강하는 학생에게 지금까지 정의라고 생각해왔던 일에 대해 되짚어보게끔 숙제를 던져주는 것 같았다.

어떤 상처를 입어야 상이군인훈장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대가를 받는 대리임신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인지, 인종별 우대정책은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는지, 정치에 참여하지 않고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등등... 그동안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논쟁거리를 새롭고 명쾌한 또다른 방식으로 고민해보도록 길라잡이를 하는 것 같다.

또한 정의를 이해하는 행복,자유,미덕 이 세가지 방식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들을 제시하고, 그 이론에 대한 장단점을 실제 일어났던 이야기들과 비교하면서 살펴보는 강의는 역시 명강의라 추천될만 했다.

개인과 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가 또 국가를 이뤄내면서 어찌보면 각개 구성원들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굴러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개인의 올바른 삶 외에 올바른 사회로의 발전을 위해 과연 어떤 사고 방식을 갖춰야 하는지를 설득력있게 설명해주었다.

물론 이 책은 나에게 어려웠다. 그렇지만 몰랐던 부분들을 깨쳐나가는 묘미도 있기는 했다.

무엇이 올바르고 공정한 것인지에 대해 아직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으나, 책을 다시한번 읽으면 지금의 이 어리숙한 개념정리가 좀더 확실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정의에 대해 알려면 결코 한분야만 공부해서는 안될것 같다. 철학,역사,사회 등등 여러가지 학문을 망라해서 폭넓게 책을 읽으며 공부해야 뚜렷한 지침이 세워질 것 같다.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이 더 많아졌구나 하고 책을 덮었다.

 

상도 1

상도 1 - 천하제일상 ㅣ 상도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상도! 이 책을 처음으로 접한지도 10년이 넘은 이 시점에 최인호님이 직접 그당시 편찬된 5권의 책의 내용을 반복되고, 중언부언했던 문장들을 털어내고 문장을 다음어 세권짜리 장편소설로 탈바꿈한 상도.

평범한 우리뿐만 아니라 대기업 총수들도 즐겨 읽었다는 필독서중의 한권이 상도라고 한다.

어찌보면 신분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로 멋진 무역을 펼쳤던 임상옥의 일대기를 조명해놓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종영된 거상 김만덕에서도 그랬듯이 임상옥 역시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 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 외치며 참다운 인간의 길을 걸었던 장사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기평그룹의 총수 김기섭회장에게서 나온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이 시작점이 되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거상 임상옥을 만나게 된다.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천하제일상 (天下第一商)이라는 말과 많은 부채를 아들 임상옥에게 남기고 생을 마감한 임봉핵. 그의 빚을 갚기 위해 점원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상인의 길로 들어선 임상옥.

솔직히 임상옥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고, 그 이유가 어찌보면 현실과 전혀 타협하려 하지 않고 타고난 재능과 곧은 심지로 일어서려 했던 것을 보면 의지가 대단했던 것 같다.

조금도 자기것은 잃어버리지 않고, 더 많은 것을 탐내려 하는 일부 몰상식한 기업인들(결국은 그들도 상인과 같지 않겠는가?)이 읽고 깨달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신조였다.

작은 장사는 이문을 남기기 위한 것이지만 큰 장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 했던 임상옥의 신념이 많은 기업인들에게 스며들어 체질이 바뀐다면 결단코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임상옥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 몇명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추월암에서 글공부를 하며 만난 석숭스님은 그가  인생에서 맞이하게 되는 세번째 고비중 첫번째 고비를 넘길수 있게하는 어떤 암시를 해주신다.

첫번째 시련이 지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상도를 우선순위로 하는 상인과 상술을 더 우선시하는 상인들과의 대립이 그려질 2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분명 과거 읽었건만 내용이 새롭고, 또 앞으로 펼쳐질 내용들이 궁금한 것은 무슨 심리일까?

둥글둥글 지구촌 돈 이야기

둥글둥글 지구촌 돈 이야기 ㅣ 함께 사는 세상 6
석혜원 지음 / 풀빛 / 2010년 6월

요즘은 정말 아이들의 시각에 맞춘 다방면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예전같으면 경제개념이라는 용어 자체를 중학교에서나 접했었는데... 요즘 초등학생들은 본인들의 관심 여하에 따라 왠만한 성인보다도 박식해질수 있는 풍부한 자원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어찌보면 아이들이 알아야 할것이 너무 많고, 또 주위에서 이정도는 한번쯤 읽고 알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들이 많아...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많기는 할 것이다.

이번에 만난『둥글둥글 지구촌 돈 이야기』는 초등고학년 정도면 읽을수 있다고 출간되었는데, 어른인 내가 봐도 어려운 곳은 있었다. 어른이라고 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정말 나 스스로 절실하게 느꼈다.

학교다닐때 배웠던 물품을 사고 파는데 처음에는 조개껍질을 이용하다 여러번의 변천을 거쳐 돈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는 이야기는 너무 반가웠다. 초등학교 3학년에 새롭게 등장한 사회과목. 경제 내용이 무엇인지, 경제흐름이라든가, 돈의 가치 같은 내용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이야기를 곁들여 설명해주고 있다.

단 일주일정도 로마황제로 군림했던 도미티아누스2세. 그 잠깐사이에도 자신의 얼굴을 넣은 동전을 만든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 싶다. 너무 짧은 재임기간이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이 들어간 동전이 처음에는 위조동전이란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에 있어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큰 나라 인도는 많은 인구와 비례하여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언어도 무려 15가지이고 그들이 사용하는 지폐에 각각의 언어로 금액이 표시되어 있는데,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구심점으로 '마하트마 간디'를 화폐의 도안으로 삼았다는 내용은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결국은 평화로 묶이는 그들의 심리를 보는 것 같아 그냥 마음이  따뜻해졌다.

알프스산의 아름다움과 살기 좋은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한 스웨덴은 역시나 지폐의 발행에 있어서도 타국과 달리 가로보다 세로가 긴 차별화를 두었고, 또핳ㄴ 첨단위조방지 장치가 가장 많이 사용된 지폐로 세계적으로 안전한 지폐라는 호평을 받아 디자인 강국의 이미지까지 드러내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다른 나라는 지폐에 여성들의 초상을 많이 사용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5만원권 지폐에 신사임당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으나, 솔직히 여성중에도 선구자 역할을 했던 위인이 많은 것에 비하면 많이 약하다고 생각든다.

또 그냥 어깨를 으쓱하게 해주었던 내용은 유로존에서 사용되는 유로동전이 한국에서 생산된 소전을 통해 거의 반이상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저자의 해석이 참 귀엽고, 재미났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오는 사람들의 지갑 속에 들어있는 동전이 말을 한다면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이륙하는 순간 고향에 다시 돌아왔구나"하고 외칠거라는 내용은 너무 재미난 표현이었다.

이밖에도 세계의 경제흐름과 관련한 돈의 올바른 사용방법, 환율, 돈의 흐름이 국제 무역에 끼치는 영향등을 한눈에 이야기와 함께 잘 이해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우리의 자라나는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왕 공부하는것, 또 알아야 하는 상식관련된 내용들을 재미나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아 읽게끔 하는 것도 우리 부모의 역할 인 것 같다.

눈먼 시계공1

눈먼 시계공 1
김탁환.정재승 지음, 김한민 그림 / 민음사 / 2010년 5월

소설가 김탁환과 과학자 정재승이 함께 집필한 과학소설... 출간되기 전 부터 상당한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책이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그들의 상상력은 무한했고, 그들의 상상력을 따라잡기 힘들어 솔직히 중간부터는 고전을 했던 책이기도 했다.

재미의 유무와 상관없이 너무나도 생소한 인간세계를 그리고 있어 거기에서 오는 낯설다는 느낌이 더 강했는지도 모르겠다.

30년후 2049년을 살아가고 있는 서울과 그 시대의 인간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새로운 상상력의 소설이다.

기억이라는 것이 마음에 남는 것이 아니라, 세포하나하나에 새겨진다는 첫문구부터 아하~ 하고 외치게 한다.

책의 사이사이에서 만나는 칼라판 그림은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소설인지, 만화인지 아주 잠깐 헷갈리게도 한다.

뇌를 탈취당한 시체들이 발견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보안청 특수수사대 검사 은석범이 나서고...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헤매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상 최강의 로봇을가린다는 로봇격투기 대회에 휘말리게 되고.

최첨단 정보기술로 도배한듯한 내용은 우리가 미래를 다루는 SF영화나 소설을 접했을때, 진짜로~ 저런 날이 올까? 하는 혼잣말을 되뇌인것처럼 충분히 가능하기에 이렇게 활자로 쓰여진거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자연이 준 몸과 마음을 버리고, 기계와 함께 어찌보면 기계를 닮아가려 하며 새로운 진화를 꿈꾸는 먼 미래에서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로봇격투기 대회 '배틀원'을 둘러싼 결국은 인간의 경쟁심과 성취욕이 과연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는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솔직히 인간의 삶 자체가 더 편해지고 윤택해진 것은 사실이나, 그게 다 좋다고는 말할수 없을 것 같다. 과학자나 의학자도 해명할수 없는 희귀한 병들도 많이 생기고 있으며, 더욱 삭막해져가는 인간사회의 느낌도 그렇고... 어느 상황에든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가 문명의 발달 앞에서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순수성을 저버리지 않고 살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혹자는 영화 박하사탕의 도입부에서 '나 돌아갈래!'라고 외쳤던 그 부분을 연출하고 싶어할수도 있겠다 싶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과학잡지를 읽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정도로 내용자체가 신선하면서도 기발했고, 또 정막 빽빽하게 알차게 써놓은 책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2권까지 빨리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아름다운 사람 박원순

아름다운 사람 박원순 ㅣ 꿈을 주는 현대인물선 5
김나경 지음, 권재준 그림 / 리잼 / 2010년 5월

자신의 이름 앞에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참 근사한 사람과의 만남이었다. 아름다운 가게와 아름다운 재단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면서 정작 그 시초였던 박원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아름다운 가게를 설립하기 전까지의 박원순의 도전과 열정을 엿볼수 있는 책이었다.

잘될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박원순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읽다보면 참 대단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개구쟁이였던 그가 어느날  논에서 휘청거리는 아버지를 보고 자신이 해야 하고, 할수 있는 일은 공부밖에 없다고 스스로 깨우친 후 어떠한 자투리시간도 낭비하지 않았고, 하루 왕복 12km를 걸어다니면서도 어찌보면 지루하고 길게만 느껴졌을 그 시골길을 그는 창의력과 인내심 그리고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어떤 계기로 삼았으니 말이다.

또한 고등학교때 황산덕 선생님의 강의에서 깨달은 '고정된 생각으로 사물을 보지 않아야 한다'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며 자신의 생활에 더 충실했던 모습을 보면 이 사람의 언제적 모습이 개구쟁이 였을까 하고 의아스럽게 만든다.

살아가는 내내 어떻게 하면 한국을 좀더 아름답고 인간적인 나라로 바꿀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었고,그가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기여할수 있게끔 매사 노력했던 박원순이다.

가장 중요한 모토는 가진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쪼개고 나눌수만 있다면 세상은 풍요로워질수 있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신념이 있었기에 1%나눔과 기부운동을 통해 아름다운 재단을 설립할수 있었고, 또 재단의 운영을 위해 그 밑받침이 되는 아름다운 가게를 설립한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우리의 아이들이 박원순의 삶을 통해 시민운동이 무엇인지 또 참여연대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나혼자 발전하고 잘되는 삶보다는 더불어 발전하는 삶이야 말로 최고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갈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며 책을 덮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