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연애
김은정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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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미친X처럼 웃고 싶었으나 소리 내지 않고 웃느라 힘이 들었다. 100페이지 정도까지 읽었을까, 입술을 깨물고 웃다가 찢어져서 피가 났다. 당연하게 입술에 멍도 생겼다. 엄마가 어이없어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시기에 (가끔 책을 읽다가 이렇게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어댈 때 엄마가 쳐다보시는 그 눈빛을 해석하기가 어렵다.) 소리 내어 웃기가 민망하다. 이럴 땐 혼자 있는 장소에서 읽어야 하는데, 마침 병원 진료 대기실에서 그러고 있었으니 엄마가 그런 눈빛을 보내는 상황을 알 만하다. (엄마, 미안~! 엄마가 예뻐라 하시는 뚱땡이쌤 앞에서 내가 그런 추태를 부려서...)

작가의 전작 두 편(종이책 일반문학으로만)에 대해 상당히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라, 이번 작품 역시 기다렸다. 작가에 대한 팬심이라기 보다는 그저 그동안의 만났던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만나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그 기대감은 저버리지 않았다.
방송국 아나운서인 유채. 이름만 아나운서지 고정 하나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는 신세다. 더군다나 사내 연애를 하던 애인은 같이 일을 했던 여자 피디와 바람이 났다. 마침 개편 시기, 유채는 또 물 먹고 분노의 폭발을 일으킬 상황이었는데, 그럴 때 마침 같은 방송국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온다.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애인의 바람돌이 행실을 고발한다. 차마 저장 버튼을 누를 수 없어 망설이는데 컴퓨터가 먹통이 되고 삭제 버튼을 마구 누르던 유채는 당연히(?) 저장이 안 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먹통이 된 컴퓨터를 강제 종료하고 일어선다. 헐~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삭제 버튼 막 누른 것은 저장이 되어 게시판 도배가 되어 버리고... 싱글맘이 되겠다고 정자를 기증 받아 임신한 동네 언니 소영과 같이 산부인과를 찾았던 유채는 당장 게시글을 지우라는 전 애인의 전화를 받고 고함을 친다. “아기가 낙서야? 지우게?” 그 말을 지나가다가 들었던 산부인과 의사 소닥(닥터 소윤표)은 유채를 임산부로 오해한다.
그렇게 오해와 오해와 오해 속에서 유채와 윤표는 자꾸만 엮이게 된다. 윤표 덕에 국민산모라는 칭호를 얻은 유채가 메디컬 다큐를 찍기 위해 윤표네 병원에 가게 되고, 방송을 찍는 동안 유채와 윤표는 티격태격, 동지가 되었다가 적이 되었다가, 의사와 리포터의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가... 뭐, 정이 든다는 얘기지. ^^

방송(혹은 방송국)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는 많이 있어왔지만, 이번 작품에서 만난 재미는 칙릿이라는 소재와 메디컬 다큐가 만나서 보여주는 재미였다. 내가 만난 칙릿이라는 장르를 기억해보면 조금은 가볍고 유쾌하게 넘기면서 충분한 재미를 주는 게 목적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조금은 가벼울지 모를 ‘칙릿’과 진지한 ‘다큐’가 만나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웃음과 감동을 준다. 소독약 냄새에 코를 막고 싶을 정도로 병원을 안 좋아하는 (병원 좋아하는 사람 없겠지만, 특히나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더 싫겠지.) 사람이 메디컬이라는 소재를 만난다면 더더욱 진지하게 볼 수밖에 없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곳, 때로는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흰 가운의 권위, 어느 조직이든 상하가 존재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나는 순간들. 그 안에서 유채와 윤표, 그리고 더 많은 인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방송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가는 재미와 병원이라는 그 독특한 분위기의 장소와 그 안의 사람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듣는 맛이 상당하다. 개성이 각각 다른 인물들의 활약도 볼 만하고, 시시각각 들려오는 에피소드가 즐겁다. 물론 눈물을 빼게 만드는 인간적인 감동도 선사한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즐겁게 흘러가는 이야기들 속에서 특히나 내가 들여다보고 싶었던 인물은 여주인공 유채다. 유채라는 인물과 유채의 가족들의 이야기가 어느 막장 가족의 이야기 같으면서도 사랑이 넘친다. 치매 걸린 할머니, 공사장 막노동판의 십장 아버지, 쉰이 넘도록 조카들을 위해 혼자인 고모, 막나가는 날라리 인생 남동생. 이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행하는 이기심보다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행하는 배려가 눈물겹다. 투박하고 거친 욕설 앞에서도 정이 느껴진다. 그리고 유채의 삽질 인생도 남달라서 참 사는 재미가 있을 것만 같다. ^^

가끔 마음이 어지러워 속이 울렁거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어떤 처방전도 필요 없고 그저 조용히 그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시간이 흘러가던지 말든지 울렁거리는 속이 조금은 다른 것을 통해 다독여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딱 그러한 타이밍에 만났던 책이다. 실컷 웃으면서 상당히 진지하기도 했다. 참으로 상투적인 그 말 (책에 그런 표현은 안 쓰고 싶지만) 적당한 재미와 감동이 있다. 적당한 때, 딱 어울리는 의미로 이런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독자로서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행운이자 특권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저절로 기다려본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며, 그 어떤 책을 대하더라도 지나친 기대감으로 시작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감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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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연애
김은정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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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웃고, 마음으로 울어볼 수 있는 작품. 전작들에 비해서도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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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개들의 왕 - 제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12
마윤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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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평소에 문학동네청소년문학 즐겨 읽는데 대상 작품이라 그런지 더더욱 신뢰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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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세상의 많은 책들을 내가 다 알지는 못한다. 그런데 가끔 어떤 책들을 읽다가 보면, ‘아, 이 책이 의외로 사랑받지 못했구나.’ 싶어서 조금은 아쉬워 질 때가 있다. 장르 불문하고 정말 가끔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들이 있다.
분명 취향의 차이가 존재하기에, 누구에게는 별로인 책이 누구에게는 썩 괜찮은 책으로 보이기도 할 것인데. 그래도 내가 조금은 더 호감을 가진 책이 다른 이에게 사랑 받지 못해서 느껴지는 그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

지인이 대여해주셔서 주말 동안 로맨스소설 2편을 읽어봤는데, 이 책 상당히 아쉽다. 재미가 없어서 아쉽다는 게 아니라, 읽어보니 이름값 한다는 유명한 책들보다 내용이 괜찮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에게 읽히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는 의미다.

<마인드 게임 1,2> 원주희라는 작가명으로 나와 있는데, 내가 가진 <은비현>이란 작품을 끝까지 읽어보지 못했으니 그동안의 독자들이 가졌던 해당 작가에 대한 반응을 알 수는 없으나, 이 작품만으로 보기에는 충분히 괜찮았다. 일단은 지루하지 않았고, 스토리 부분에서도 제법 탄탄한 느낌을 준다. 조금은 특이한 능력을 가진 남자 여자 주인공의 특성, 그 능력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시간들(보통의 사람들은 그 능력이면 무언가 한몫 잡을 수 없을까 생각할 텐데... ^^), 그랬기에 더더욱 다음의 시간들이 소중해질 수밖에 없음을...
평소에 2권짜리 책을 읽기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편인데,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와서 재미있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조금은 더 읽혔으면 좋겠다 하는 여운을 갖게 하는 책으로 남아 있다.   


드라마로 보여지고 있으니 그 재미는 또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특히나 이 책은 구판과 개정판 사이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가능하다면 구판 개정판 둘 다 가지고 있으면 좋으련만... 아쉽다. ㅡ.ㅡ;;;
구판이나 개정판이나 스토리 부분에서 크게 차이점은 없으나, 부분 수정은 되었다니 그 수정된 부분을 찾아가며 읽는 재미도 상당하다. 전체적으로 극의 흐름과 재미는 별 차이가 없다. 술술 읽히면서도 주인공들의 마음을 찾아가는 재미로 즐겨 읽을만 하다.
한 가지 조심스러운 바람은, 드라마가 원작을 많이 변화시키지 않은 선에서 그 감동을 이어주기를 바랄 뿐... ^^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는데, 작가의 이름이 낯이 익어 어디서 봤을까 내내 생각했다. 결론은 '생각이 안 난다.' 이고... 아쉽네, 꼭 기억해내고 싶었는데...
밝은 분위기의 웃음 코드가 나타날까 싶었는데, 진지한 면도 보여주는 것 같다. 막연한 기대감일 수 있으나 적당히 재미와 웃음을 줄 것 같아서 궁금해 하면서도 별다른 선입견 없이 기다리고 있던 책이다.
"임금과 그 반려에게 주어지는 반지. 한 나라와 한 여인을 사이에 둔 두 왕자의 엇갈리는 선택. 운명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작가의 이름에 대한 인지도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쉬울 것 같은데, 이 책으로 모험을 한 번 하고 싶어진다.


중고가격이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 눈물의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그럴 때, 독자는 간절하고 애타는 바람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제발... 다시 나타나렴...
상황에 따라 경우에 따라 그게 가능해질 때가 있고 불가능할 때가 있는데, 그런 와중에 이런 소식을 들으면 반갑다. ^^

앗싸~를 외치면서...

이미 구판으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개정판이 나오면 한번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그만큼 독자들이 찾고 있기에 다시 나온 작품이 아닐까 하고... 그런데 희한하게도 사람 심리가 그런 건지 어떤 건지... 개정판이 나와도 구판으로 가지고 있고 싶어진다. 구판 개정판 동시에 다....
특히나 이번 <이태리의 살바체> 같은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개정판의 표지가 너무~ 매력적이다. 책표지의 질이 어떤 감촉으로 만져질지는 모르겠으나, 표지 디자인이 책의 내용을 몰라도 한번은 더 들여다보게 만든다.







매력적인 윤권앓이를 멈출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재입고된 녀석...

19금 딱지가 떡~하니 붙여있지만, 스토리상의 매력은 충분하다. 이국이란 배경과 두 주인공 사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세트처럼 함께 하는 아이들...
내가 읽기에 두 책의 분위기가 약간은 달랐는데,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 이번 신간 역시나 가슴을 달달하게 적셔주는 맛으로 재밌게 읽어갔는데, 기존의 작품이 탄탄한 토대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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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온다 리쿠의 신간.
보통은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시작되던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 대상 연령이 좀 높아진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온다 리쿠가 그려내는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생각보다 적은 페이지 수, 전체적으로 계속 담담하게만 흐를 것 같은 이야기...









"승진도, 인간관계도, 연애도 모두 막혀버린 것만 같은 서른 살 여행사 직원이 만들어가는 웃음과 감동의 열혈 청춘스토리다. 공항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호수 위의 백조처럼 처절하리만치 분투하는 주인공의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소개되던 제목만 봤을 때는 나도 모르게 상당히 유쾌한 느낌의 선입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우울하고, 어떻게 보면 웃음이 저절로 나는... 공항 그곳에서의 에피소드가 궁금해질 뿐...





"이소룡을 추종했으나 끝내 저 높은 곳에 다다르지 못하고 모방과 아류, 표절과 이미테이션, 짝퉁인생에 머물게 되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이 70년대 산업화, 80년대 군부독재과 민주화혁명, 90년대 본격 자본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유장하게 펼쳐진다."

천명관의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그렇다고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치도록 가슴을 후벼파면서 웃기다. 데굴데굴 구르다가 눈물이 난다. (웃겨서, 그리고 슬퍼서 나는 눈물이다.) 이번 작품은 연재가 되었기에 약간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막상 뚜껑을 열고 그 재미와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가끔은 읽었다고 착각이 드는 고전들이 있다. 특히나 나에게 그런 고전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문학동네 세계문한전집의 91번째 작품.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주었다던 이 작품을 나는 읽지도 않고 읽었다는 착각 속에서 지냈다. 그게 다 영화로 먼저 만나본 고전들이 나에게 주는 착각들이었음을 고백한다.
이번 기회에 그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고전들을 한 권씩 읽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 첫번째 도서가 될 것 같은 노인과 바다.






무지하게 들리겠지만, 책거간꾼이라는 말을 나는 이 책의 소개에서 처음 들었다.
서점의 설립이 금지되었다는 조선시대라니...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것인가? 그러한 상황에서도 책을 유통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참 예쁜이름이라고 생각된다. "책거간꾼"
책쾌 조생의 이야기. 조선의 대표적인 책장수이면서 알려진 게 거의 없어서 '조신선'이라 불리며 행적이 기이했던 인물... 표지에서 캐릭터가 연상이 된다. ^^







새롭게 옷을 이고 태어났다는 말이 가끔 반가운 책들이 있다. 이 책들 역시나 마찬가지.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누군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만났다던 이 책들을 나는 아직이다. 부끄럽지만 그렇다. 얼마전에 김훈의 <흑산>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그의 작품을 계속, 두 번 이상은 읽어봐야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임진년에 다시 만나는 이 책들을 기억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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