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속삭임 위픽
예소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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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 참 오랜만이다. 많은 사람이 아닌 척하며 살아가기 바쁜 시대에, ‘-하지 않아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주는 것만 같다. 오늘도 나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지 못해서 한숨만 푹푹 쉬곤 했다. 반복되는 한숨 소리에 옆에 있던 다른 사람이,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고, 안 그럼 병이 생긴다고 말했다. 안다. 그래도 그 말을 다 하고 살지 못해서 얻어지는 병을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가슴 속에 묻어두는 말들이 스트레스가 되어, 병으로 쌓여가는 것을 놓치고 있다가 항암 치료를 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오늘의 나는 그랬다. 해야 할 말을 못 해서 끙끙 앓다가 돌아와서, 몸보다 마음이 지쳐 곯아떨어질 것 같은 날이다. 희한하게도 이 소설 속 네 명의 여성에게서, 오늘의 나를 보았고, 세상 어디선가 나와 같은 오늘을 보낸 사람들을 떠올렸다.


모아에게 퇴근길 1시간이 종일 일에 시달리던 회사에서의 시간보다 견디기 힘들었다. 만원 지하철, 휴대폰이든 뭐든 큰 소리로 틀어놓고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들 때문에 말이다. 그걸 견디며 얼른 목적지에서 내리기만을 바랄 텐데, 그때 한 여성이 큰 소리로 동영상을 틀어놓고 보고 있는 아저씨에게 시끄럽다고 말한다. 그 말에 부끄러움을 느낄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틀어놓지도 않았겠지. 민폐를 끼치면서도 오히려 큰 소리로 화를 내는 아저씨를 물리칠 방법은 없을까? 그때 모아에게 도움의 시선을 보내는 여성을 모른 척하기 어려워서 모아도 한마디 거든다. 시끄럽다고. 이상하다. 혼자 옳은 말을 하면 잘 들어주지 않는 상대방도, 여러 명이 옳은 소리를 하니 찌그러진다. 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참나. 모아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던 여성, ‘시내속삭이는 모임을 만들고, 두 번째 회원으로 모아를 가입시킨다. 이 모임은 무엇을 하는 건가? 비밀이든 아니든, ‘그것이 마치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 속삭여야 한다라는 게 이 모임의 취지다. 뭘 속삭여?


이 모임의 세 번째 회원은 심판의 날을 외치며 예수를 부르짖는 수자였고, 네 번째 회원은 시내의 아파트 위층에 사는 두리였다. 이상하게 모이게 된 네 명의 여성은 각자 숨긴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았고, 이들이 서로 만나지 않았다면 앞으로 계속 그렇게 살아갈 것은 뻔하다. 시내는 소리에 집중하면서 더 예민하게, 모아는 소란을 참아내며 내일도 한 시간 동안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할 것이다. 수자는 더 시끄럽게 예수를 외치며 거리를 누빌 것이고, 두리는 썩고 쌓여가는 쓰레기를 가족 삼아 그 집에서 나오지 않은 채로 살아가겠지.


이유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든지, 마치 말하면 안 될 것처럼 여기며 고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이거 말하면 부끄러울 거 같은데, 남들이 흉볼 거 같은데, 그랬던 마음을 정말 비밀을 털어놓듯 속삭이다 보니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었다. 아니, 처음부터 별것 아닌 일이었을 텐데, 뭐가 어려워서 그렇게 전전긍긍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속삭이다 보니, 다른 사람이 그 이야기를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듣고 나니, 그냥 쉽게 꺼내도 되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네. 속삭이듯 말하니 중요한 일처럼 들리고, 그렇게 한번 말을 꺼내고 보니 속이 후련해지면서 아무렇지 않게 해도 되는 말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내 이야기를 꺼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누고, 이렇게 하는 말들이 소란스럽지만 중요한 속삭임으로 의미가 있다. 큰 소리로 외치며 따지지 않고, 조용히 들어주는 일. 간섭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고, 적당한 선을 지키며 서로를 존중한다. 이게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은데, 늘 어렵다.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지켜야 할 것을 지키면서 동시에 나의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는 거다.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속삭이는 일은 그 선을 지켰을 때 가능해진다. 모아의 말처럼, 속삭이는 일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되려면 말이다. 다 잘 될 거라고, 해피엔딩의 결말처럼 보이는 이 소설의 끝이 마냥 개운하진 않지만, 어차피 우리가 소설을 읽는 많은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러한 것일 테니 아주 이해 못할 결말도 아니다. 누군가의 마음속 상처도 치유되고 위로받기를, 삶의 긍정적인 자세를 배우고 싶은 바람으로 오늘도 한 페이지를 넘긴다.



#소란한속삭임 #마치큰비밀이라도되는양 #위즈덤하우스 #위픽 #예소연

#소설 #한국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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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와이프 스토리콜렉터 123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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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보텀. 작가 이름이 너무 익숙해서 내가 그의 작품을 꾸준히 읽어왔다는 착각을 했다. 작가 이름을 검색하고 출간작을 살펴보는데, 제목은 또 익숙한데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더라. 알고 보니 나는 그의 작품을 딱 한 권 읽었던 거였다. 신간 카테고리에서 그의 작품이 나올 때마다 계속 봐서 그랬나 봐. 이제야 이 책의 주인공이자 시리즈로 계속되었던 조지프 올로클린을 처음 만났다.


그가 오늘을 사는 일은 녹록지 않다. (조지프)16개월 전에 아내를 수술 합병증으로 잃었다. 두 딸을 돌보는 싱글 대디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13년째 그의 몸을 잠식하는 파킨슨병에 적응하는 힘든 시간인 것도 부족해서, 아내의 죽음은 그에게 상실감과 우울감을 선사했다. 그 자신을 추스르기도 모자랄 판에, 갑작스럽게 걸려 온 전화 한 통에 그의 일상은 또 한 번 무너져내린다. 팔순에 가까운 아버지가 생각하지도 못한 장소에서 둔기로 공격당해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 왔다는 연락이었다. 한달음에 병원으로 간 그가 마주한 충격은 한 가지가 아니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아버지 옆에 있던 의문의 여성 올리비아. 그녀는 자기가 아버지의 아내라고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고향 집에 계실 텐데? 올리비아는 그의 아버지와 거의 이십 년의 세월을 함께했다고 말한다. 조는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지만, 그녀의 말을 아주 무시할 수도 없었다.


아무리 물어도 대답 없이 누워서 혼수상태인 아버지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조는 이 상황을 해결해야만 했다. 이제 그는 자기가 몰랐던 아버지의 세월과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올리비아가 의심스러웠다. 젊은 여자가 돈이 많은 남자와 오랜 세월 불륜의 관계로 살면서 많은 것을 누리다가, 이제 뭔가 다른 목적이 생겨서 이 남자의 돈을 차지하려고 그런 건가 싶었다. 단순하게 이런 이유 말고는 다른 생각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리비아만 의심하기에는 자꾸 구멍이 생긴다. 그녀의 과거를 추적해도 의심은 쌓이지만, 그녀가 범인이라는 완벽한 증거도 없었다. 뒤이어 나타난 다른 인물들에게도 충분히 의심할 만한 이유는 있었지만, 그들을 범인이라고 단정할 자신이 없었다. 올리비아의 아들 유언은 정신질환자였고 폭력적이었지만, 그가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아버지의 오랜 친구이자 변호사 부자(父子)가 아버지의 사회적 업무를 잘 알 것 같았는데, 그들에게서도 진실을 들을 수는 없었다. 아는 것을 말해주고, 어떤 부분은 모른다고 말하면서 진실에 닿을락 말락 하는 순간을 반복하곤 했다. 병원으로 찾아온 어머니에게 올리비아 이야기를 숨기려고 하지만, 어머니 역시 올리비아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조의 아버지는 두 여자 모두 사랑했다는 것 말고는 진실인 게 없었다.


이게 무슨... 조의 아버지는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욕하고 있었는데,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사람, 모든 상황을 의심하면서 읽고 있는데, 한 번씩 브레이크가 걸린 듯이 조의 아버지를 바라보게 된다. 조의 아버지는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걸까. 젊고 기대하는 게 많았던 청년 시절, 유능한 의사로 알려진 중년의 시간, 일선에서 물러나 있으면서도 그의 명성은 자자했던 세월. 조는 이 사건을 추적하면서 동시에 틈틈이 기억 속 그의 아버지를 소환한다. 그의 아버지는 너무 단단하기도 했고, 그의 예상 밖에서 허물어지기도 했다. 잊고 지냈던 기억의 조각들을 지금 눈앞에 누워 있는 그의 아버지에게 덮어 씌워놓고 보니,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더 알 수 없게 됐다. 가장 가까운 사이, 가장 상처가 된 사이. 그게 가족이란 건가.


분명한 사실은 누군가 그의 아버지를 공격했고 범인이 노린 게 있다는 건데, 그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의 아버지의 인생을, 그동안 살아온 시간을 거슬러 확인하는 게 맞는 건가 싶었지만,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은 앞으로 조가 살아갈 시간에 어떤 삶의 방식을 만들어주지는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많은 인물이 감춰두고 있던,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 앞에 그들이 치러야 할 대가만 남았다. 신처럼 완벽해 보였던 그의 아버지 역시 실수하며 살아가는 한낱 인간에 불과할 뿐이라는 게, 모든 상황이 끝난 후 그가 느낀 전부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가 아버지의 진실을 찾고자 애쓰는 과정과 조가 자기 가족을 지키고 보호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의미 있어 보였다. 그는 자기가 부모에게 속한 가족도 지켜야 하고, 자기가 가장으로 이끌어가는 가족도 지켜야 하는 현실 앞에서 생각이 많아지곤 했다. 깨지지 않게 잘 보호해야 하고, 때로는 상실을 같이 견뎌야 하고, 가끔은 닫고 지내고 싶은 마음 너머를 살펴보기도 해야 하는, 그런데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계속 같이 나아가야 하는 관계. 간단해 보이지만 매우 복잡해 보이는 그물 같은 엮어 있는 관계가 가족이 아닐까.


추리소설 같은 느낌보다는, 한 가족의 내면 깊숙한 곳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본 느낌이 크다.



#디아더와이프 #마이클로보텀 #북로드 #스토리콜렉터 #소설 #해외소설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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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의 파수꾼
도직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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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호밀밭의 파수꾼을 패러디한 코미디인가 싶었다.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 웃음 코드를 장착한 추리소설일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그래도 그렇지, 마늘밭이라니. 제목만 봐도 여전히 웃음이 났는데, 막상 읽기 시작한 소설은 웃음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추리소설 작가 유민은 톱스타 차이한과 연인 관계다. 물론 이 둘의 관계는 공개되지 않았다. 가끔 이한이 변장술에 가까운 차림새를 하고 유민을 만나러 오기도 한다. 그런 이한의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유민은 그의 일상이 피곤하다는 걸 알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불안의 기운을 안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의 과거가 현재의 그를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연인 관계를 유지해온 사이여서 알고 있는 이한의 과거, 그가 개명까지 했지만, 그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재의 삶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한의 유민을 향한 사랑은 늘 한결같았고, 그가 늘 괜찮다고 하는 말을 믿고 싶었다.


사실 이한은 아역 연기자로 시작해 상당히 촉망받는 배우였다. 그러다 그의 큰아버지 장수혁이 연쇄살인마로 드러나고, 이한의 아버지 장기혁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연쇄살인마 장수혁을 잡으려고 애썼다. 그러다가 장기혁이 실종되면서 거액의 돈이 같이 사라졌고, 그게 알려지자 사람들은 그 돈의 행방이 장수혁에게 갔을 거로 추측하기에 이른다. 며칠 후 장기혁의 시신이 발견되고 장수혁은 다리에 총을 맞고 도주한다. 13년이 흘렀지만, 장수혁은 나타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분명 그가 죽었을 거로 여겼고, 살인마의 실종 혹은 사망으로 더는 연쇄 살인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한은 그의 가족사, 살인마 장수혁, 살인마에게 돈을 대준 아버지 장기혁 때문에 한동안 배우로 일하지 못했다.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과거를 지웠고, 이름까지 바꾸며 과거를 끊어내려고 했다. 그렇게 현재에 이르러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데, 그가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에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살인마 장수혁, 그가 다시 나타났다.


사건은 유민의 시골 생활에서 시작되었다. 글도 잘 써지지 않으니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방치된 시골집으로 간 유민. 아버지는 할머니의 마늘밭을 정리하면서 지내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건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써지지 않는 글을 생각하며 머리 아픈 것보다, 아무 생각 없이 풀이 자란 밭을 정리하는 게 낫겠다 싶었던 유민은 마늘밭의 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때, 풀이 엄청나게 자라있던 다른 부분과 다르게 사람 손이 닿았던 흔적이 있는 마늘밭의 한 구석을 발견하는데, 거기에 돈뭉치가 있었다. 그리고 살인마 장수혁과 마주치고 육탄전을 벌인다. 곧 마을은 마늘밭의 사건으로 소란스러워지고, 연인인 이한에게 말도 안 하고 내려와 있던 유민은 그때야 이한과 통화하면서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한다. 바로 유민에게 내려온 이한은 당분간 유민과 같이 지내기로 하는데, 유민은 이한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제 점점 수상한 사람들은 늘어난다. 연인인 이한과 과거의 모든 상황을 아는 신 경장도 다 사실만 말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특히 이한은 경찰이 장수혁을 잡기 전에 자기가 꼭 대면하고 할 말이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왜 우리 아버지를 죽였냐고 따져 묻기라고 할 건가. 아니면 두 형제 사이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자기 인생 구렁텅이로 밀어 넣으려고 다시 나타난 거냐고 원망이라고 하려고 그런가. 어쨌든, 유민의 마늘밭으로 모여든 사람들은 제각각 자기만의 생각과 목적으로 이 상황을 위태롭게 건너가고 있었다. 각자가 아는 진실과 위선은 뒤로한 채, 현재의 목적에 집중하기 시작하는데, 누가 하는 말이 100% 진실에 가까운지 궁금하긴 했다. 어느 정도 예상되는 흐름으로 소설의 결말까지 닿게 되는데, 마지막에 다다를 때 나는 유민의 선택이 조금 의외였다. 모든 진실을 다 알고서 어떤 선택을 할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읽었다. 이걸 사랑이라고 앞세워서 판단해야 하는 건지, 정의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 건지 어렵더라. 사랑이라고 해서 우리 주변의 모든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 핑계가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미스터리 로맨스라는 소개에 솔깃하긴 했는데, 딱히 긴장감이 높지도 않았다. 사랑이 중심이 되어 달콤한 분위기를 느끼기에도 좀 부족했다. 서로 사랑한 이들이 선택한 결말이라는 것 정도, 우리는 사랑으로 상대방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남아 있다. 그냥 딱 거기까지



#마늘밭의파수꾼 #도직 #해피북스투유 #소설 #추리소설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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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fox 2025-09-02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봤습니다. 저도 제목을 보고 패러디물인가? 하였는데 어떤 내용인지 잘 알 수 있는 리뷰였네요. 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어요^^. 행복한 한주되세요.
 
제습기 다이어트 위픽
김청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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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한테 이렇게 살을 빼주겠다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이렇게 고민이 되었던 적이 또 있던가? 방 안에 제습기를 틀고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후 잠에서 깨어나서 보니 몸을 무겁게 했던 살들이 다 없어졌다면? 선아의 엄마는 제습기를 사고 만족감이 가득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분이 어디에 숨어 있던 건지, 제습기 좀 틀고 나면 통에 물이 가득 찬 것을 보고 신기했다. 그러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집 안 구석구석 숨은 습기가 제습기 가동과 동시에 붙잡혀서 끌려 나오는 듯했다. 어느 날 자기 방에 누워있던 선아는, 엄마가 방에 틀어놓은 제습기를 무시하고 잠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없는 곳에 틀어놓곤 하는 제습기. 옷장의 문을 모두 열어놓고, 침대 위의 이불도 뽀송해지기를 바라면서 제습기를 틀어놓고 방문을 닫는다. 보통은 외출할 일이 있을 때 틀어놓고 나가서, 집에 들어오면 제습기를 끄는 루틴이었다. 집에 들어와서 제습기를 끄고 물통을 확인하면, 내가 봐도 신기하긴 하다. 집안의 공기가 꿉꿉한 느낌이 들 때도 있고, 특히 장마철이나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곤 하는 때에 제습기를 틀어놓을 때가 많은데, 손에 잡히지 않는 습기가 제습기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간다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에어컨으로 공기를 시원하게 하고, 히터로 실내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것도 비슷한 방식이겠지만, 반대로 공기 중의 습기를 잡아다가 작은 기계 안의 물통에 모을 수 있다니. 진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세상이 점점 좋아져.


암튼, 제습기의 용도는 그런 것인데, 그 사용 후기가 이상하게 들려오기도 한다. 엄마가 선아의 방에 제습기를 틀어놓으면서 농담처럼 했던 그 말이 사실이 되고 나니 세상의 모든 것이 달라진 것만 같다. 엄마가 혹시 우리 딸 미라 되면 어떻게 해!”라며 웃고 나갔는데, 그게 기적인지 저주인지 모를 결과를 낳고 말았다. 잠에서 깬 선아의 외모가 변했다. 3 수험생으로 살면서 찐 살이 불편했던 선아였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시도조차 하지 않고 살았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마른 몸으로 변해 있었다. 얼굴의 턱선이 그대로 살아 있고, 코는 오뚝해졌다. 목 아래의 쇄골은 도드라졌고, 눈은 평소보다 훨씬 커 보였다. 통통해서 치수를 늘려 신었던 발은 말라 있었다. 온몸의 수분이 사라진 것처럼 건조했다. 몸은 움직이고 있지만 심장은 뛰지 않았고, 추위나 더위도 느끼지 못했다. 손에 물이 닿아도 젖지 않았다. 음식 냄새가 코를 찔러도 먹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물조차도 목으로 넘길 수 없는, 미라가 되어버린 거다.


미라가 되었어도 보기 싫게 마른 게 아니었다. 예뻤다. 곧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살이 빠질 줄은 몰랐다. 제습기가 내 모든 수분을 빨아들인 것처럼 온몸이 건조했다. 내가 살아 있는 게 맞는지 가슴 위에 손을 얹고 심장박동을 느껴봤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10페이지)


제습기로 다이어트를 하고 마른 몸의 미라가 되는 것이 붐처럼 일어난 세상이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좀 이상한 게, 제습기 틀어놓고 잔다고 모두 미라가 되는 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복불복. 누구는 미라가 되길 바라면서 제습기 틀어놓고 자도 몸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서 투덜거렸다. 누구는 우연처럼 미라가 되고 나니 인기인이 되어 있었다. 인플루언서나 모델로 일할 수도 있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좋은 건가? 지긋지긋한 살들이 내 몸을 떠나니 홀가분하고 기분 좋을까? 선아의 엄마는 갑자기 날씬(?)해진 딸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같이 쇼핑하러 다니고, 옷 가게 직원이 아끼지 않은 선아 몸매의 칭찬에 행복하다. 누구는 돈 들여 시간 들여 살을 빼려고 해도 안 되는데, 이건 뭐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선택받은 몸이 되었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선아도 처음에는 당황하고 어색했는데, 점점 자기 몸이 예쁘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이 된 자기 몸이 불편해진다.


소설을 읽는 동안 우울했다. 늘 그 적당히가 되지 않아서 살이 찌거나 마르거나 하는 게 내 몸이었다. 솔직히 적당히 마른 적은 있어도 보기 싫게 마른 적은 없다. 그마저도 기억이 가물거리는 예전의 일이다. 이 소설의 부재처럼, 나는 지금 ‘Free 사이즈, 내 것이 절대 될 수 없었던시간을 살고 있다. 어느 순간 플러스 사이즈 쇼핑몰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렇게 예쁜 옷들이 이렇게 큰 사이즈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내 몸의 수분으로 내 몸무게가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내 몸의 수분을 모두 날려 보내고 선아처럼 마른 몸이 되면 좋은 건지 잠깐 고민도 했지만, 역시 아직 나는 마른 몸이 아니라 내가 행복한 몸으로 살고 싶은 바람이 더 크다. 마른 몸의 선아를 예쁘다고 하면서 부러움과 질투를 동시에 보내는 시선에 간절해지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기분 좋아지고, 이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과의 시간도 즐겁다. 코를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를 맡고 있으면서도 정작 물 한 모금도 목으로 넘기지 못하는 미라의 삶을 부러워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뚱뚱하다가 미라가 된 선아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타인의 시선이 무서웠다. 살이 찌면 쪘다고, 마른 몸이 되니까 좀비 같다면서 뒷담화하고 비꼬는 말이 들려올 때마다 가슴 속에서 뭔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잃어버린 그 뭔가를 찾아와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선아가 찾아낸 씨앗, 싹을 틔우고 묘목으로 성장한 이야기에 희망에 찬다. 생각의 방향을 바꾸니 금방 또 기분이 좋아지면서, 부드럽게 내리는 봄비에 활짝 피어날 꽃을 상상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읽는 동안 우울했던 내 마음은, 다 읽고 나서는 행복해졌다. 수분을 머금은 선아의 몸에 다시 생기가 도는 것이 눈앞에서 그려지고 있다.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던 맨발에 닿는 느낌이 축축하고 따뜻했다. 그동안 튕겨 나가기만 했었는데 피부 위에 떨어진 빗방울들이 쏙쏙 흡수되는 게 보였다. 한 걸음 걸어가 나무 바로 아래 서서 고개를 들었다. 봄이라서 그런지 빗방울도 따뜻했다. 물기에 젖은 라일락 향기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내 안에서도 꽃이 퐁퐁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라일락을 보며 예쁘다고 감탄하고 눈을 감고 향기를 맡으며 행복해했다. 내가 지금 행복하듯이. (67페이지)



#제습기다이어트 #김청귤 #위픽 #위즈덤하우스 #소설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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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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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산맥의 깊은 골짜기 어디쯤으로 한 남자가 추락한다. 그의 이름은 누네즈. 같은 탐험을 하던 일행은 그를 구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철수하고, 그의 존재는 잊혔다.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그는, 추락한 곳에서 눈을 뜨게 되고 살길을 모색한다. 그는 어딘가로 계속 걸었고, 사람의 흔적이 있는지 그를 이 위기에서 구해줄 곳이 있는지 찾아 헤맨다. 그러던 중 마을을 발견하고 사람들의 생활 흔적을 확인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지만, 이곳에서 그가 겪을 일을 전혀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누네즈가 도착한 곳은 눈먼 자들의 나라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곳의 사람들은 점점 시력을 잃어갔고, 어느 세대부터는 아이들이 아예 눈이 보이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기 시작했다. 세상을 모습을 보고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시력을 잃어가면서 상상력을 더해 그 시절이 머물곤 했는데, 점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세상이 이루어지면서, 앞을 보았던 그들의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변해갔다. 이제 이곳은 모두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들만의 또 다른 세상이 구축되었다. 그러니 누네즈가 마주한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그의 위기를 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눈먼 자들이 사는 나라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 사뭇 달랐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당연히불편했을 것이고, 여러 가지로 부족한 환경이지 않을까 싶었다.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이렇게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나의 이런 걱정은 아주 무시해도 될 듯한 그들만의 사회가 운영되고 있었다. 그들 나름의 체계가 자리잡혀 있었고, 눈이 보이지 않아도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눈이 보이지 않은 채로 살아가는 일을, 장애가 있는 사람의 삶과 동일시했던 거다. 내가 가까이에서 봤던 그대로, 눈이 보이는 사람들의 사회에서 눈이 보이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는 건, 우리가 아는 장애인의 삶이었다. 내가 사는 방식과 다른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일로 인식했다. 내가 틀렸다.


노인의 목소리가 누네즈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평생을 눈먼 자들의 나라에 갇혀 어둠 속에서 살아온 장로들에게, 누네즈는 자신이 이곳에 떨어지기 전에 살았던 넓은 세상과 하늘, 그리고 자신이 보았던 경이로운 것들에 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누네즈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누네즈가 이야기하는 것 중 무엇 하나도 믿지 않았고 이해조차 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누네즈가 사용한 단어의 상당수를 알아듣지조차 못했다. (45페이지)


누군가, 무엇이 정상인지 묻는다면, 이 소설 속 이야기가 답이 될 듯하다. 눈먼 자들의 나라에서는 눈이 보이는 자가 비정상인 된다. 그 유명한 말, ‘눈먼 자들 가운데에서는 외눈이가 왕이다라는 말을 믿었던 누네즈는, 자신의 그들보다 위에 있다고 여겼다. 당연하지.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사람보다 세상이 훤히 보이는 사람이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에 있지 않겠는가. 그가 눈먼 자들의 위에서 군림할 거로 믿었는데, 그 믿음은 완전 꽝이 된 거다. 그 스스로 내가 너희들보다 잘났다. 나는 다 보이니까 너희들을 다스릴 수 있다. 눈이 안 보이는 너희들보다 내가 훨씬 월등한 존재다.’ 이런 마음으로 그들 세계에 속하려고 했던 누네즈는 곧 그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눈먼 자들의 세상에서, 내가 눈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본다고 아무리 외쳐도 믿는 사람이 없었다. 그의 외침이 계속될수록 오히려 그를 자기들보다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며 바보 취급했다.


얼마나 비웃었을까. 처음부터 앞이 보이지 않은 세상을 살아왔던 그들에게, 누네즈가 하는 모든 말은 미친놈이 씨부렁거리는 것으로 들리지 않았을까. 우리가 보고 인식하며 정의했던 모든 것들이 그곳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정신 나간 사람의 헛소리로 들릴 뿐이다. 누네즈가 그들에게 세상의 모습을 알려주고 했던 것을 포기하고 적응할 무렵, 그는 아름다운 눈먼 여성과 사랑에 빠진다. 앞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아도 통하는 마음은 똑같았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은 결혼하고 싶었지만, 여성의 집안 반대로 벽에 부딪힌다. 그 세상에서는 누네즈의 눈이 열등한 이유였고,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그의 눈을 파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 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그들과 똑같은 형태로 살아가야 한다는, 선택을 빙자한 강요였다.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사랑을 위해 두 눈을 파낼 것인가, 아니면 다 포기하고 이들 세계를 떠날 것인가, 그도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이 가능할까. 아니, 애초부터 이런 문제의 갈림길에 설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으나, 대답은 우리는 언제나 이런 문제의 중심에 서서 살아왔다는 거다. 누네즈처럼 눈을 파낼 정도의 선택은 아닐 수 있겠지만, 항상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문제도 대화가 통하고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는 선에서 가능한 일이다. 내가 정상이라고 믿어왔던 세상에서, 도저히 정상이라고 볼 수 없는 세상을 마주했을 때 혹은 정상이라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을 상대해야 할 때, 어떤 선택도 불가능해질 수 있다. 어떤 선택도 만족시켜주지 못할 거라는 말이다.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누네즈가 그곳에 머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그의 눈을 파내야만 눈먼 자들의 세상에서 머물 수 있는 것일까?


주저앉고 나니 낙관적인 마음이 들었다. 싸움에 가담한 이들이 으레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보다 조금은 더 난처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깨달았다. 생각의 기반이 완전히 다른 사람과는 싸울 수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63페이지)


어차피 우리는 다른 사람을, 다른 세상을 완벽히 이해하며 살아갈 수 없다. 한 집에서 오랜 세월 같이 살아온 가족 사이에서도 이해 못 할 일은 쌓이고 쌓인다.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방식의 삶에 다툼이 생긴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이 다름과 갈등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 영원히 정상비정상사이의 벽을 세우고 살게 되지 않을까? 내 방식이 맞으니까 나는 정상, 상대의 방식이 이해가 안 되니까 너는 비정상의 공식이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다. 서로 간의 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는 게 인간이라면, 우리는 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면 살아가려고 할 텐데, 그것도 허용되는 범위가 있다. 여기까지는 내가 감당할 수 있으니까, 내가 양보하고 노력해봐야지 하는 선이 분명히 있다. 그 선이 너무 멀리 있다면, 그 선까지 따라가려다가 지치기 전에 포기하기도 한다. 말이 어느 정도 통해야 노력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누네즈가 눈먼 자들의 마을의 산 위에서, 마을과 세상의 경계에 누워 하늘의 빛나던 별을 바라보던 그 순간에 어떤 답을 얻었을까? 어떤 선택으로 그의 삶을 이어가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작가의 다른 작품 여러 권을 오랫동안 목록에 올려 두었는데,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오래전에 읽었던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와 같은 책인 줄 알았는데, 내용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달랐다. 또 메시지를 생각하니 닮은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내로라 출판사의 단숨에 읽고, 깊어지자시리즈의 출간작들이 그러하듯, 분량은 짧으면서 책의 내용에 담긴 무게는 상당하다. 이 책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지더라. 지금도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방식이 달라서 갈등하곤 했는데, 그 다른 방식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감당할 수 있는 선이라면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고, 이 정도는 버겁다 싶을 때는 그 사람 이해하기를 포기하는 것도 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어쩌면 우리는 각자의 눈먼 나라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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