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로맨스소설들...



가끔 읽는 책들 중의 일부분이지만, 사실 내 책장에서 몇 권 안 되는 로맨스소설들을 문득 다시 꺼내어 보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시간을 따로 구분해서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얘들(책 속의 주인공들) 잘 지내고 있나?’ 하는 궁금증으로 한 번씩 펼쳐본다. 그리고 그들에게 몇 달 만에 혹은 몇 년 만에 안부를 전한다.
“안녕?”
하고...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잠옷을 입으렴>
영원한 0순위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다시 꽂아두었다. 건피디도 진솔이도 마치 의무처럼 내가 그들의 안부를 듣고 싶어진다. 지금 마포대교 어디를 걷고 있나? 낙산공원 어딘가에 서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나? 두 사람 사이에 사라졌을 그 결계는 어딘가에서 다시 침입의 순간을 엿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난다의 일기>, <허니비 모놀로그>, <러브 고 라운드>
조금만 더 대중적인 글로 만나보고 싶은 작가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속에 한번은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누군가의 마음을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야기를 그냥 이야기가 아닌 가슴에 남을 이야기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번 신간이 더욱 기다려지고 있나보다. 한 달에 한권 정도 마련하는 로맨스소설에 이 책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안달이 난...








<무정>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메디컬 센터 때문에 알게 된 작가이지만, 나는 이 책이 더 맘에 든다. 가슴이 따뜻한, 온기를 가진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효림과 규원 두 사람을 통해 보게 된다. 사람이 되어가는 그 온기는 언제든 전염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이 들만큼...








<바람>, <정우>
상당한 분량에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고민 없이 구매해서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이 분의 모든 책을 서늘한 계절에 만나서 그런지, 이분의 글은 출간작의 제목처럼 ‘바람’과 동의어 같다.










그 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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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의 꿈 ㅣ 푸른숲 역사 동화 5
배유안 지음, 허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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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끌려서 구입했지만, 사실은 제가 잘 모르는 그 시간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 구매합니다.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좋은 내용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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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전설은 ㅣ 창비아동문고 268
한윤섭 지음, 홍정선 그림 / 창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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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작가명으로 믿고 구입합니다. 전작들이 훌륭해서 이번 작품에서 들려줄 이야기가 어떻게 다가올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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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네 집에 갔는데 이모는 없고
신해영 지음 / 로코코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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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영님의 웃음코드와 맞길 바라면서 읽어보려 합니다. 전작 개도 사랑을 한다는 재밌어서 이번 작품도 기대하게 되네요. 제목부터 일단 궁금하게 만들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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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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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 자신도 모르는 살인의 현장을 내 눈으로 보고 있는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일까. 나는 분명 눈을 감고 있었고, 누구의 손에 일어난 살인사건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직 결과물로만 그 현장에 내 눈 앞에 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은 단 두 명이다. 살아있는 나와 죽어있는 여섯 살 아이의 시체 한 구. 아이의 목에 둘러 있는 것은 내 신발의 끈이다. 정말, 내가 죽인 것인가?

주인공인 소피가 처음 목격한 장면이다. 자신의 눈앞에 일어나있는 살인 사건의 장소에서 자신도 모르는 일들이 일어났나보다. 알 수 없다. 누가 좀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봐도 살인자가 되어 있는 자신의 입장이다. 사실 확인은 나중이다. 그 자리를 떠나야만 한다.

굉장히 긴박감 넘치는 장면들로 시작하고 있었던 이 책은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그 긴장감이 고조된다. 계속 잠깐씩 기억을 잃어버리는 소피, 눈을 뜨면 언제나 살인사건의 현장에 시신과 자신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상황. 누가 봐도 이건 소피가 살인자가 된 상황이다. 그리고 소피는 수배자가 되고 계속 도망자가 되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자신의 마지막 선택으로 한 남자와의 결혼을 만들어간다. 오직 그녀가 살아갈 길은 그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결혼을 한다. 이제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소피가 택한 그 남자와의 결혼이 소피의 남은 인생을 걸만한 선택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이미 읽은 전작 『알렉스』로 그 진가를 확인하게 된 작가다. 한 여자의 사연과 그에 따른 복수심이 불러왔던 살인들은 법으로 처벌 받아야 마땅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중심으로 보자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는 잔인한 말을 쏟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 역시나 한 여자의 알 수 없는 인생 이야기가 들려올 거라 생각했다. 억울하다면 억울하고, 잔인하다면 잔인한 마무리가 이 이야기 속의 모든 인물들이 모두 가해자이며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유도 모르고 반미치광이가 되고 살인자가 되어버린 소피, 오직 자신의 사랑을 잃어버린 그 한가지로 복수를 꿈꾸었던 한 남자, 그리고 알게 된 진실(그게 진실 맞아?)로 일어나는 또 하나의 죽음.

모든 것은 마치 그렇게 정해지기로 약속한 것처럼 너무나도 차분하게 차근차근 진행되어갔다. 죽음마저도 예고된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소피의 도피를 쫓아가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그녀에게 이입되어 같이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누구라도 그 순간에는 그렇게 달릴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하리라. 내가 살인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런데 우습게도 그렇게 달리던 것을 한 순간에 멈추게 하는 일이 일어났을 때는, 허무함과 충격이 동시에 밀려온다.
“내가 지금껏 왜 그렇게 달린 거야?”

이제 상황은 역전이 된다.
도피가 아닌,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달리는 것이다. 앞으로 달리기 위해서 때로는 모험도 해야 한다. 숨기 위함이 아닌 그 무언가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듯이 한차례 전쟁을 치르고 건너야 할 관문인 것이다. 다른 것은 필요 없다. 무조건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겨야만 한다. 오직 그 순간 다시 달릴 수 있게 되니까 말이다.

이 책이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장르를 넘어서서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또 그 모습을 지켜보게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한 사람이 미쳐가는 과정, 그게 누군가의 손으로도 가능한 일이라는 것, 누군가의 슬픔이 만들어낸 복수, 알지 못했던 일로 피해자가 되는 사람, 거짓된 진실들로 또 하나의 상처받은 영혼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그 모든 것들이 정신적인 일들로 생겨나고 끝난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섬뜩하면서도 언제 내가 만날지도 모를 일이라는 과장된 걱정까지 끌어안고 읽게 되는 이야기였다. 거기다가 인물들의 심리를 읽어가는 재미 또한 상당했던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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