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끝자락과 11월의 초반은 가을과 겨울 사이를 걷는 시간.
한때, 이 시기를 좋아했었다. 과거형이다. 극과 극을 걷는 날씨는 이제 안 좋아한다. 여름이나 겨울이 싫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봄이나 가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티셔츠 하나에 슬슬 걸어 다닐 수 있는, 그런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이름도 없을 그 계절을 좋아한다. 그런 계절, 아니 그런 날이 일 년에 몇 번쯤이나 있을까마는...
며칠 전부터 고민하던 책을 한꺼번에 결제하고 났더니 기분이 이상하다.
늘 그렇듯, 그런 방식으로 구간 책을 모아놨다가 데려오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이상하다. 정말... 일곱 권이나 되는 책이 오고 있음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기분. 아마도, 지금 옆에 쌓여있는 책들이 치워지지 않았기에 답답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책을 읽지 않았다는 말이니까. 그런데도 책을 또 샀다는 말이니까...
도서관에서 세 번을 대출하고, 세 번 다 읽지도 못하고 반납했던 책을 구매했다. 세 번이나 대출했다는 말은 그만큼 읽고 싶었다는 말이고, 읽지 못한 채로 세 번이나 그냥 반납했다는 말은 구매해서 읽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옆에 두고 맘 내킬 때 펼쳐보라는 거 아닌가? ^^ 내 맘대로 해석했으니 내 맘대로 읽어줘야겠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은 가을이라고 말하고 싶어서 그런지... 책이 정말 많이도 쏟아져 나온다. 뭐, 언제는 안 그랬나 싶지만, 특히 더 많이 출간되는 이 기분은 나만 느끼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읽을까 말까,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황경신의 <밤 열한 시>다.
이제까지 읽어 본 황경신의 책들 중에서 절반은 나와 맞았고, 절반은 맞지 않았다. 반복되고 있는 느낌의 글들. 내가 느낀 그런 글들은 공감을 끌어내면 좋은 거고, 지겹다는 생각이 들면 안 좋은 건데...
여전히 망설이게 되는 이유는 그 구분을 명확히 그을 수 없는 느낌일 때다.
<생각이 나서>는 맘에 들었으나, 그 글의 재탕일까봐 염려스러워 과감히 펼쳐들지 못하는 불안함 같은 거...
하지만, 며칠 계속 들었다 놨다 하는 걸 보면, 결국은 읽게 될 듯하다...
읽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책이다. 2013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펀치>.
작가의 이력도 그렇지만 출간 소식을 듣고서는 그냥 끌렸다. 어떤 끌림이기에 표지와 제목만으로 선택하게 만들었나 싶은 궁금증과 기대감이 저절로 생긴다. 지금 만나고 싶은 딱 그 분위기의 책이었으면 하는 바람... 운이 좋게도 서평도서로 받게 되어 조금 더 빨리 읽어볼 수 있을 듯하다.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도 같이 읽어야 할 도서.
두 책 모두 누구의 강요가 아닌 순수하게 내가 선택한 도서다.
읽어보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로 선택된 도서이니, 즐겁게 읽어봐야지...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이애경의 신간이다. 아마 전작 <그냥 눈물이 나>를 통해서 그 이름을 기억하는 이가 많을 지도 모른다. 삶의 많은 감정들을 이애경만의 느낌으로 담아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히나 책을 예쁘게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허밍버드에서 나왔으니 시각적인 만족감은 충분히 주지 않을까 하는...
'작가들의 특별한 여행수첩'이라는 부제가 붙은 <누구나, 이방인>
느낌 좋은 작가들의 이름이 다 들어있다. 이혜경, 천운영, 김미월, 손홍규, 신해욱, 조해진... 특히 지금 손홍규의 <이슬람 정육점>을 뒤늦게 읽고 있는데 여기서 그 이름을 다시 보니 반갑다. ^^ 흔하디 흔한 여행서가 아니라, 이 작가들 특유의 색깔이 묻어났으면 좋겠다...
이미 구입했거나, 구입예정인 책들...
공지영의 신간은 예판 구입해놓고 표지만 구경하고 있다. 1913세기의 여름은 호기심을 채워줄 이야기가 가득하지 않을까 싶어서 궁금하고... 김용택 아저씨의 뭘 써요, 뭘 쓰라고요? ㅎㅎ 제목부터 재밌다.
읽어보고 싶으나, 혹시 만족감을 주지 못할까 싶어 망설이는 문학동네 수상작들. 처음 출간 때는 그냥 나만의 호기심으로 눈에 담은 책들인데, 주변의 반응이 개운하지 않아서 고민스러운 책들이다.
조금만 더 고민해보자 싶은...
황정은의 신간 야만적인 앨리스씨...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에서 그 특이함을 발견했다. 다시 읽어봐야 할 책이지만, 조금 삐딱해 보이는 그 표정에서 황정은이란 이름을 기억해야만 한다는 느낌이 든다. ^^
정여울의 <잘 있지 말아요>에서 37편의 또 다른 책 이야기가 나온다. 주제는 사랑. 그런데 책 속에서 들려주는 그 사랑이 참 다양하다. 우리네 삶의 모습들처럼...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줄 알았다는 것처럼 타이밍 맞춰 소개된 앨리스 먼로의 책부터 예전에 영화로 먼저 만났던 <색, 계>까지... 더 많은 책이 소개되고 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11월... 이제 추워질 시간만 남았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지나가겠지만...
사람이, 시간이 채워주지 못하는 온기가 책에서라도 뿜어져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