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끔 이런 착각을 한다고 한다. 너무 유명한 고전을 자신이 읽었다고 생각하는 착각. 사실은 너무 유명해서, 스토리를 다 알고 있어서, 귀와 눈에 익숙하게 자리잡은 것들이어서 알고 있을 뿐인데 자기 자신이 그걸 직접 읽고 보았다고 생각하는 것. 너무 유명해서 이미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올려진 것들이기에 더 그런 착각을 하는 것 같다. 귀로 들려오는 이야기만으로도 마치 내가 다 본 것 같은 생각은 자연스럽게 하는 것 아닐까.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얼마전에야 읽었으니까. 그전까지는 나도 착각 속에서 살았다.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마치 내가 다 읽었던 것처럼. 사실은 단 한편도 읽지 못했던 것이면서. 실제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고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직접 접하고 보니 이런 느낌인데, 이런 감동인데...' 하면서 후회와 감탄을 동시에 했더랬지.  

요즘에 자꾸 나오는 문학전집들이 그래서 더 눈길이 가는가보다. 전시용으로 책장에 꽂아두기도 하겠지만, 사실은 손 닿는 곳에 두고 수시로 꺼내봐야만 하는 끝내지 못한 숙제 같은 마음으로 한권씩 사들여가는 것. 고전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접해보고 싶은 욕심 같은 것이라고...  

 

 

 

 

 

 

 

안나 카레니나. 너무 유명하다. 근데 읽어본 적이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용도 모른다. 그 착각을 이 책으로도 계속하고 있었나보다. 고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때로는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책이라는 핑계로 더디 간다. 죽을때까지 계속되는 숙제 같다. 특히나 세권의 이 책, 너무 매력적이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생생한 감동과 극의 재미가 더할 것 같다. 

 

 

 

 

 

 

 

영화로 더 유명해졌던 피아노 치는 여자. 세계문학전집의 가족 구성원으로 다시 태어난 모습으로 읽어주고 싶다. 여전히 영화도 기억이 안나고 원작 역시나 못만나봤기에... 아직도 기억나는 건 영화 속의 여자주인공과 여자 아이. 너무도 닮아서 모든 것이 똑같다고 생각될 만큼의 신비함을 주었던 게 생각난다. 활자로 만나는 기분은 역시 새로울 것이다.

 

 

 

 

 

 

 

제인 오스틴. 이제까지 그녀의 단 한 작품만으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또 '설득' 이 작품은 또 어떨지 궁금하다. 그녀가 들려주는 그녀만의 이야기 특유의 색깔은 분명 묻어 있을 것이다. 더불어 그 외에 또 다른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 늘 그렇듯 여자와 남자, 인생이야기 모두가... 

 

설레여지고 기다려진다. 이미 가을의 한 가운데로 들어와있고 추워지기까지 하는 계절, 책읽기가 더욱 즐거워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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