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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안녕 -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공감과 위로!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2월
평점 :
뜨겁게 안녕 / 김현진 / 다산책방 / 2011.12.21
오랜만에 만나는 에세이집.
나는 올 2월중순, 김현진이라는 작가를 그녀가 쓴 '뜨겁게 안녕'의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 책을 보았을 때 빨간표지위
"88만원세대 에세이스트 김현진이 전하는 도시의 힘없는 영혼들에 대한 뜨거운 공감과 위로" 이렇게 적힌 글귀를 보면서
요즘 문제가 되고있는 사회의 그늘진 단면을 에세이로 풀어썼구나, 에세이니 가볍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첫장을 펼치게 되었다
굿바이 투러브, 머리말을 보면서 그리고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결코 쉽게 읽을 수만은 없었다.
밝고 힘찬 서울의 이면의 모습, 이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우리네 삶을 담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싶었다.
그녀의 삶과 그녀이웃들의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쉽게쉽게 읽을 수는 없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그녀와 함께 그녀의 20대의 치열한 삶에 동참하며 읽게되었다.
마치 그녀의 비밀일기장을 몰래 본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솔직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난 그녀의 삶에 비하면 지극히 평범하게 자라왔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에서 나는 부끄러웠다.
나의 20대가 그녀의 앞에서는 너무 평범하고 치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열하진 못했지만 외로움은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던것같다.
서울의 한 골목에서 대학을 다니기 위해 기숙사에 살았을 때
그녀가 말한 외로운 삶을 느낄 수 있었다.
밤되면 가로등사이의 골목길이 예쁘고 운치있고, 씨끌벅적한 사람사는 소리에 함께 어우려서 노래가사속 아름다운 거리처럼 비춰졌지만
이따금씩 혼자 터벅터벅 걸을 때면 이런저런 고민들로 외롭고 힘들었었던 기억이 난다.
조금만 더 일찍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면 나도 20대를 좀 더 치열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언덕마다 평지마다 꽉꽉 들어찬 불빛 하나하나가
참 얄밉게도 빛난다는 생각에 툭하면 풀이 죽었다.
저토록 약 올리듯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 하나 둘 중에
고작 내 몸하나 눕힐 불 켜진 방 하나 없구나.
p.36
책을 읽다보면 슬프지만 웃을 수 밖에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필력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나도 모르게 피식하며 웃게된다.
끝도 없이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다가 결국 그녀는 결론을 내린다.
저 집은 집이 아니라 zip이라고 ,, 알집인것이다. 사람이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끝도 없이 압축하는거야. p.79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서 만나는 사진들이 글과 잘 어울린다.
그녀가 옥탑방에 살때 최고의 경치가 펼쳐지는데 동호대교의 사진을 보면서 나도 그녀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다.
참.모.순.적.이.다...
언제어떻게 헐어질지 모르는 집에서 최고의 조망권을 소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야 말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데 느끼는 모순이 아닐까싶다.
그녀가 자주가던 곱창집아주머니가 말씀하신 말이 가끔 게을러지는 나에게 따끔한 충고가 되었다.
이렇게 그녀가 그녀의 이웃들로부터 얻은 느낌들을 솔직하게 써내려가면서 읽는이도 동시에 작가자신이 되면서 같이 숨쉬게 되는것같다.
치열하게 사랑했던 16mm의 술집.
나는 과연 어디에서 치열하게 사랑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녀가 경험했던 '가난'과 '삶'과 '사랑'
그러한 경험들을 잠시나마 공감하고 읽어내려가면서 지금은 괜찮다고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만날 서울은 이전과는 다른모습일테지..
중앙선을 타고다니면서 보았던 옥수역동네도 예쁜 야경이 빛나는 동네가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 치열하게 삶을 살았던 곳이라고 항상 생각하게 될것같다.
마지막으로, 책의 끝자락 쪽의 문구가 지친 삶을 위로해준다.
다 지나쳐가라.
반드시 그칠 날이 올 것이다.
그 희망만이, 내 편이다.
그것만이 내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그 희망만은
내 것이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다산책방>으로부터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