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의 철학

무계획의 철학 - 미루는 본성을 부정하지 않고 필요한 일만 룰루랄라 제때 해내기 위한 조언
카트린 파시히.사샤 로보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무계획의 철학
카르린 파시히
사샤 로보 지음
배명자 옮김
와이즈 베리

반드시 하여야  하는 일이 있다.
그런데 .... 기약 없이 계속 미루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면?

이 책 , 미루는 본성을 부정하지 않고 필요한 일만 룰루랄라 제때 해내기 위한 조언이 담긴
'독일인들의 시간관리 강박을 날려버린 책' , ' 무계획의 철학'이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계획을 '미루어'본 적이 있을것 같다.(물론 예외적인 사람도 분명 있을테지만 말이다.)
이러한 행동이 계속 이어지다보면 습관이 되고 어느새 무계획의 삶이 되어버리곤 하는데,
이런 행동들에 대한 특성의 공통점들을 한데 모아
'지연 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지게 된 것은
이 책의 저자가 말하듯이 얼마 되지 않았다.
꽤 일반적인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동의 패턴들이 전문가들에게 연구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하니 조금은 아이러니 하기도 했다.

우리 안의 이러한 '지연행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이 단어의 정의를 알고 넘어가야 하는데,
바로 'LOBO'이다.
뜻을 더 자세히 풀어 소개하면,
'Lifestyle of bad organization'으로서 조직화에 형편없는 생활방식의 줄임말이다.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 역시 LOBO라고 지칭하며 책의 이곳 저곳에서 사용된다.
이 책의 총 331페이지에서 '어, 이건 난데?' 하는 부분이 있다면
당신도 저자가 말하는 LOBO일 확률이 높다.
조금은 문제적으로 생각되는 지연행동이 어떻게 보면 당연스레 생각되기도 하고,
누군가가 나서서 문제화시키지 않으면 오늘 하루 세웠던 계획이 다시 수포로 돌아가기 쉬운
'To do list'에서 그 내면을 샅샅이 살펴보기에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정말 잘 읽었다'하고 생각할 만큼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나의 생활패턴들을 긍정적인 쪽으로 바꿀 수 있는 조언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또는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문제점의 원인을 정면으로 마주봐야했다고 할까?
문제의 원인을 알게 되어 그 해결방안이 자연스레 술술 읽혀졌다고 생각한다.

과감히 그만두지 않고 직장생활이 고되다고 불평만 하면
LOBO의 자제력은 점점 왜곡되어 지연행동만 야기할 뿐이다.
재미 없어서 미룰 수밖에 없는 일을 하면서 자기 미래를 탕진할 수도 있다.
자제력을 요구하는 과제가 적을수록 지연행동은 자연스레 줄어든다.
/75쪽

'~미룰 수 밖에 없는 일을 하면서 자기 미래를 탕진할 수도 있다.'
이 문구를 보고 다음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했다.
내가 미루고 있는 일이, 미래를 위해 인내하는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탕진'이라는
개념이 쓰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들을 인내하고 참는데,
이것이 정말 미래를 위한 것인가를 제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조언이 아닌가 싶었다.

지연행동 연구가인 앨런 블런트는 좋은 일과 나쁜 일, 그리고 목표로 이끄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별하고 '내면화된 잘못된 목표'의 증거가 지연행동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이 유용하지 않거나 더 나아가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일을
미룰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엄청난 자제력을 발휘해 하기 싫은 일이나 힘든 일을 해야하는 것은 우리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려주는 단서인 역한 맛을 참고 상한 음식을 끝까지 다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78쪽

상한 음식을 먹는 물리적인 고통은 바로 느낄 수 있는 반면,
맞지 않는 일을 하며 그것을 미루는 정신적인 고통은 '잘못가고 있다'라는 점을 쉽게 인식 할 수가 없다. 이런 점에서 보면 '미룬다'는 것은 상한 음식을 먹고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는 것과 같은 단서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단순히 '미룬다'는 것이 그냥 쉽게 받아들일 행동이 아니구나 하는 점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이러한 지연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분석을 하고 나면,
이제는 무계획에 대한 실천 방안같은 것을 소개시켜 주는데,
여러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각자의 스타일에 맞는 방법 또는 미루는 일의 특성을 잘 고려해서
조언을 얻으면 좋겠다 싶은 점들이 많았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것들을 파악하고 여러 가지의 각도로
분석한 이 책의 글들을 보며 독일인 뿐만이 아닌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겠다하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세운 계획의 실천을 미루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무계획의 철학> 서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