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 소비문화와 풍요의 뒷모습, 쓰레기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
제프 페럴 지음, 김영배 옮김 / 시대의창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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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제프 페럴 저 / 김영배 역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제목을 읽었을때 처음부터 이 책이 전해줄 메시지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졌어요,

하루가 숨가쁘게 지나가버리고 '소비'라는 이름 뒤에 남겨진 '쓰레기'들에 관한 이야기.

관심을 기울이려고도, 관심을 가질 '필요'조차 없어보였던 , 

도시의 쓰레기에 대하여 그들만의 그 공간들만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잔은 먹게되는 커피. 테이크 아웃을 한다면 

커피가 주는 달콤함 뒤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또는 종이컵은 쓰레기통으로 직통하게 됩니다.

재활용으로 구분된 쓰레기통이 없는 이상, '하나쯤이야 뭐'하는 안일한 생각과 함께

다른것들과 뒤죽박죽 섞여버리게 되죠. 

이것이 하루이틀,그리고 나 뿐만이 아닌 여러명이 하루, 몇 일, 몇 주 동안 이런 식으로

쓰레기를 버린다면. 이 쓰레기의 양은 엔트로피 법칙 저리가라 할 정도로 

증가해버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 제프 페럴은, 교수직을 그만 두고

직접 길거리로 나가 쓰레기와 쓰레기 탐색자들의 세상으로 합류하게 됩니다.

처음 이 책을 읽을땐 마치 열거식으로 단어들이 나열되어있는것 같아

가독성이 조금 떨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계속 읽다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소비'에 대하여 저자의 깊은 생각과 소비문화 속의 '미국'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소비형태의 문제점은 비단, 미국의 문제뿐만이 아니기에

내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것이 사람 욕심이라는 말처럼,

오늘의 광고와 소비, 그리고 물욕은 밑빠진 항아리처럼 우리의 소유욕을 100% 온전하게

채워주지 못합니다. 가진 자와 늘 비교하며 , 가진것보다 가지지 못한것에 불행을 느끼는 세상이니까요.

제프 페럴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나름 진중한 법칙이 있던)

수집한 것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쓰레기'라고 불리우지만

탐색자들에겐 보물과도 같은 존재들입니다.


'왜 버렸을까?'하고 의문이 드는 많은 것들.

그리고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들.

사용하기 전과 후가 명백하게 이분법적으로 갈라지는 오늘의 사람들의 소비에 대해

물과 기름 같이 보이던 이 두개를 서로 융합시켜줄 

하나의 큰 맥락, 언젠가는 깨달아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모르고 싶은 이야기들이

책 한권에 들어있었습니다.


물질적, 형태적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뿐만아니라,

우리 자신도 모르게 오늘날의 소비에, 우리 인간 본연의 색을 잃어가고 있는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는 독서였어요.


물론 이렇게 느린 속도를 따르면서도 이 모든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필요한 모든 것을 얻으면서도 돈 한 푼 지불할 필요 없는 길거리 세계만의 특성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고용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곧 돈'도 아니었고,

가끔 필요할 때면 수집한 물건 중 일부만 내다 팔면 되니까 시간을 돈이나

가치에 빗대는 상투적인 격언을 따를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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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의 저자 처럼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버리고 거리로 나갈 수는 없지만,

이 저자가 겪었던, 그리고 생각했던 교훈들을 

<도시의 쓰레기 탐색자>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사용하고 남은 물건들, 그리고 불필요한 포장들,

시간과 돈에 얽매여진 욕심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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