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즈 하이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박정임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클라이머즈 하이

요코야마 히데오

박정임 옮김






어느날 지방 신문사에 '들어온' 큰 비행기 사고와 평범한 중년의 남자 유키의 이야기.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을 처음 접해보는 터라, 기대반 설렘 반으로 읽기 시작한 <클라이머즈 하이>


책장 처음 부터 낯선 암벽등반 용어들의 설명으로, '암벽등반 이야기겠구나'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신문사에 재직중인 기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약430 페이지의 두껍다면 두꺼울 수 있는 분량의 소설이, 중간 중간 책장을 덮을 수 없게 하는


속도감과 스토리 흡입력이 있어서 소설에 푹 빠져 읽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요코야마 히데오가 실제로 일어난 비행기 사고를 통해 만들어낸 작품인만큼 사실적인 요소들이


소설의 전반적인 무게감을 더 주는것 같았어요. 


누구나 놀랄만한, 그리고 정말 안타까운 비극의 사고가 어느 누구에게는 그 비참함과 슬픔을 느낄 사이 없이


객관적인 시선으로, 경쟁자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더 빨리 움직여야 하는 신문사와 기자들의 이야기들이


속도감있게 전개되어 그들의 직업의 특성을 알게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느 평범한 중년의 '유키'가 겪는 상황과 심리는 많은 부분 4~50대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직장과 가정, 그리고 직장 내 동기들과 후배들 ,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의


수 많은 대립구조속의 경계선, 그 한 복판에 서있는 가장 '유키'의 모습이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내려가기 위해 올라간다'라는 말이 저도 유키처럼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궁금했었습니다.


대충 무언가를 말하려는 '뉘앙스'는 알겠는데, 그가 말하는 핵심적인 의미가 무엇일까.


누워있는 안자이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이기도 했어요.



“클라이머즈 하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있습니까?”

“있습니다. 상당히 무서운 것입니다.”

“무섭다?”

유키는 의외의 대답에 의아했다.

“흥분으로 인해 공포감이 마비되어 버리는, 그런 것이죠?”

“예, 그렇습니다.”

“공포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왜 무섭습니까?”

“그것이 풀리는 순간이 무섭습니다.”

스에쓰구는 미간을 세우면서 말했다.

“뜻밖의 장소에서, 그 클라이머즈 하이가 풀리는 것이 무서운 것입니다. 마음속에 모여 있던 공포심이 한꺼번에 분출하기 때문이죠. 암벽을 오르고 있는 중간에 풀려버리면 더 이상 한 발자국도 오를 수 없게 됩니다.”

(/ p.226)






책의 구성은 현재와 과거 부분이 섞여서 나오게 됩니다. 


안자이의 아들 린타로와 산을 오르는 <현재>에서 지난 날들을 생각해보는 구도로 되어있어요.


이 독특한 구성이 , 책의 속도감을 더 한 층 높여준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가 기자였던것 만큼 '진짜'이야기들이 들어있는것같아,


실제로 그가 고민한 것들, 생각한 것들이 담겨있어서 그런것인지, 


유키의 '내면'이 이해가 많이 되었어요. 


유키의 내면이 진정성있게 전달되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았다면 유키가 마지막으로 고민하면서 실었던 


투서를 보며 항의전화를 했던 많은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을 독자가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사고와 슬픔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가더라도,


당시의 사고, 그 한복판에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는것.


<클라이머즈 하이>를 읽으며 산을 오를때의 느낌, 멀리서 내다 볼 수 있는 생각을


다시한번 배워갈 수 있었던것 같아요.


안자이의 말처럼 '내려가기 위해 올라간다'라는 말이 이제는 어떤 의미인지 알게된 만큼


더 넓게 보고 ,올라가는것과 내려가는것의 균형이 인생에서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항상 염두에 두어야할것같아요.


좋은 교훈을 얻게 해준 소설이었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클라이머즈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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