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중하차 - 잘 나가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기타무라 모리 지음, 이영빈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도중하차

기타무라 모리 지음



'아빠 어디가'프로그램의 영향인지 어린아이들과 아빠들이 함께 있는 모습이 어느때보다 더 예쁘게 보이는것 같다.

앞만 보고 달려온 현대인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느낌,감정같은 것이

새삼스럽게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일본의 작가 기타무리 모리의 <도중하차>가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는 일본문학을 일본 특유의 문체로 번역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정말 매끄럽게 번역이 잘 된것 같아서 술술 읽혔다.


<마흔 이후에 시작된 진짜 내 인생>이란 문구가 책 앞에 쓰여있어서

아직 마흔이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 지금, 이 책을 통해 내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책을 읽기 전의 공감에 대한  고민은 기우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소위 잘 나가는 편집장으로  40대의 아빠는 어느날 갑자기 공황장애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갈 수록 가족들과 소원해졌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은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고 여섯살 난 아들과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이 책의 큰 줄거리는 이렇다.

겉으로는 특별할것 없지만 내면적으로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하게 읽혔던것 같다.

하고싶어도 몸이 반응이 정신을 따라오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내가 하고자 했던것들이

과연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것이었나 하는 생각.

40대의 가장이 하루아침에 회사를 그만두고 천 만원으로 시작한 아들과의 여행이

작위적인 느낌이 아닌, 정말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어서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내 몸안의 스위치, 그리고 현실적인 경제적인 부담 ,  사회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흔적들까지.

많은 부분들이 그저 책을 쓰기 위한 소재거리가 아닌,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담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게 해주었다.

담담한 어투와 여기서 느껴지는 가족의 사랑은 1년이 시간이

사회적으로는 그 개인에게 멈춰져버린 시간일 수 있으나,

개인에게는 너무나 큰 선물이었다는것. 그리고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빠, 괜찮은 거야?” 아이가 내 일로 걱정하고 있다. 나는 아들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오늘은 괜찮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랬다.

“왜?” 아들은 아직 안심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진심으로 대답했다. “너랑 같이 있으니까 괜찮아.”

“나랑 둘이 있으면 일곱 시간 안 멈춰도 괜찮아?”

“괜찮아.”

그러자 아들은 잠시 뜸을 들이다 선뜻 말했다.

“아빠는 나를 제일 좋아하는구나?” 

(/ p.161)




앞으로 남은 인생에 있어서 나의 시간들을 할애할 많은 것들 중에서

우선순위를 새롭게 설정해 볼 수 있게 만든 책이었다.

40대의 가장이 느낀 마음을 지금 내 나이에 미리 알 수 있게 된것, 책이 줄 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한다.

마음이 따뜻해질 수있게 만들어준 책.

아빠가 있으니까 참 좋아 , <도중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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