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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는 벽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평점 :

외면하는 벽
조정래 소설 ,
장편소설에서 만났었던 조정래 소설가 ,
<한강>,<아리랑>을 통해 그를 만났던 터라 단편소설로 엮인 그의 작품 <외면하는 벽>이 기대가 되었다.
이 소설은 책 제목과 마찬가지로 차갑고 , 슬프다.
70~80년대의 한국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8편의 단편소설들이 묶여 <외면하는 벽>의 이름으로 출판된 이 책은 조정래 소설가가 서른 두살 때 쓴 책이다.
과거의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비참한 현실의 모습이
2012년 오늘날에도 독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때의 상황과는 아주 다른 미래의 모습에서 살고있지만 정작 '인간'의 행복이라는 면에서 봤을 때
우리는 외면하는 벽에 그대로 마주쳐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속한 8편의 단편소설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순수하지만 사회의 현실속에서 그들의 순수함과 꿈을
송두리째 빼앗긴 상태에서 좌절하거나 또는 아주 작은 희망의 불꽃으로 다시한번 미래를 그리게 된다.
<비둘기>에 나오는 인물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섬을 탈출하기까지의 과정 ,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은 인물을 통해 기대했던 삶의 희망이
'소설이라고 다를것같지? 아니야, 이것이 현실인걸'이라 하며
정말 현실적인 모습의 인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한 인물을 보면서 잠시나마 품었던 꿈과 희망은 거대한 현실의
폭풍우속에서 한낱 먼지와도 같게 사라진다.
비참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할까?
서른 두살의 작가가 본 70년대 말의 우리의 상황이다.
소위 '튀기'라고 불렸던 혼혈인들만의 애환과 고아였던
친구들이 장성해서 만난 후의 모습들 ,
열심히 살아보려 바둥거리지만 사람들속에서 배신에 치를 떨어야 했던
인물등등 외면하고 싶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우리 과거의 자화상이랄까..
아직 이런 아픈 면들이 오늘날에도 치유되지 않아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무엇인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의 대표작인 <아리랑>과 <한강>의 인물들은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속의 인물들은 결코 '소설'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아니다.
우리의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모습이며, 현재의 모습이다.
우리가 숨기고 싶어하는 아픔들에 대해 달라졌다고 하지만 결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제성장속도에 비례하지 않은 우리의 행복지수와 삶의 만족도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우리의 과거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오늘날 우리의 행복과 이웃의 삶이 본질적인 측면에서 이소설과 다른점이 무엇이있을까..
조정래 소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생각거리(?)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만난 조정래 소설 ,
<외면하는 벽>에나오는 인물들을 바탕으로 다시한번<아리랑>과 <한강>읽기에 도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