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해커스 산업안전기사.산업기사 필기 : 필수이론 + 적중문제 + 과년도 기출문제 - 2022년 최신 개정 법령 반영ㅣ기본 개념부터 실전 대비까지
이성찬 지음 / 챔프스터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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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산업안전 기사(혹은, 한 단계 아래의 산업기사) 자격증은 건축 현장 등 여러 분야에서 널리 수요되며 20대 젊은 층이 널리 준비하는 시험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기사/산업기사의 다른 분야도 그러하지만 특히 산업안전 부문의 경우 기출문제를 착실히 체크하고, 이론 중 최신 트렌드에 따라 출제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짚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해커스 교재의 경우 일단 기본서들이, 이론을 다룰 때 누락된 항목 없이 꼼꼼하게 정리해 주는 게 최고의 장점입니다. 또 시중에 나온 교재들 중 편집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편집이 나빠 가독성이 떨어진다 싶으면, 가뜩이나 힘든 공부가 더 힘들어지는데 해커스 교재는 이런 점에서 독자에게 확실한 신뢰를 줍니다. 확실히 기사/산업기사 자격증 시험은 메이저 학원에서 펴낸 책을 골라야 하며, 작은 곳에서 나온 책들은 일단 오타가 너무 많아서 뭘 믿고 공부를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수험생들은 다들 공감할 겁니다. 


산업기사 준비하시는 분들은 정말로 산업기사용 수험서 딱 1권으로 나온 책만 보면 많이 힘듭니다. 그런 책들은 해설이 너무 소략한데다, 막상 펼쳐 보면 (분책도 안 하고) 이론과 막 섞인 데다 기출문제 해설 파트가 너무 많은데 그런 건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헤커스 이 시리즈가 예전부터 그러했듯) 1권 필수이론+적중문제, 2권 과년도 기출문제 두 파트로 되어 있어서, 이론만 공부하려는 수험생은 딱 깔끔하게 이론부터 보고 적중문제로 체크할 수 있게 배려합니다. 또 시험 임박해서는 과년도 기출을 죽 돌리면서 시험 감각을 익혀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작년도판은 처음부터 분책된 형식에다 두 권을 랩으로 함께 포장한 모습이었는데, 올해판은 수험생이 직접 칼을 대고 분책을 해야 하...는 줄 알았으나, 아주 약하게 접착제로 살짝만 붙어 있으므로 구태여 칼을 댈 필요는 없네요 보니까. 물론 분책 안 하고 그대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굉징히 두껍지만) 분책을 안 하고 그냥 봅니다. 이렇게 하는 사람은 잘 없겠지만 뭐 취향 문제이겠습니다. 


산업기사만 준비하는 분들도 이런 기사책을 먼저 보고 (필요 없는 부분은 건너뛴다고 해도) 이론을 충분히 이해한 후, 나중에 따로 산업기사용 정리 수험서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리 산업기사용 책만 보면 그 많은 내용을 다 암기로만 갈 수도 없고 너무 힘듭니다. 


1권 필수이론+적중문제


p23을 보면 재해구성 비율에 대한 설명이 그래픽과 함께 나옵니다. 하나는 하인리히 모형, 다른 하나는 버드 모형입니다. 두 모델은 비율도 다르고, 사고를 나누는 레벨도 다른데 전자는 3단계이고 후자는 4단계입니다. 어느 모델이건 간에 최하위 무상해 사고(고장)이 압도적 비율이 높다는 건 공통입니다. 하인리히와 버드 양대 이론 체계는 이 책 앞부분 안전관리론 파트를 꿰뚫는 뼈대이기 때문에 기초부터 잘 학습헤야 하며, 확실히 이 해커스 교재로 공부하는 게 뭔가 기초가 단단히 다져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느낌이 느낌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문제를 통해 즉각즉각 체크를 해야 하며 이 해커스 교재의 최고 장점은 이론과 문제가 잘 연결되면서도 출제 가능성 예측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겁니다. 


문제 형식은 당연히 4지 선다입니다. p39의 16번 문제는 기술적 원인이 아닌 것들(교육적 원인, 관리적 원인)을 묻고 있는데 앞 이론 파트에서 본 내용이긴 하지만 해설에서도 보다 간략한 표를 통해 다시 수험생에게 환기시킵니다. 해설과 답은 권말에 몰아 넣지 않고 바로바로 볼 수 있도록 문제 밑에 달아 놓았네요. 


아무래도 이 앞부분이 안전관리론 파트이다 보니 기술적 지식 말고도 법령에 대한 지식도 많이 묻습니다. p49의 58번, 59번 같은 게 그런 유형들이죠. 아무래도 기사/산업기사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이런 아무 맥락 없이 정해진 듯한 법령 암기 파트입니다. 이런 건 여러 번 문제를 돌려서 숫자 자체가 눈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p179를 보면 이런 게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일용근로자의 채용시의 교육 시간은 얼마인가? 참 의미없는 지식 같아도 여튼 이런 문제가 출제되니 암기사항은 똑바로 알아두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죠. 이런 게 참 지루하고 괴롭지만, 해커스 교재는 이런 것도 표로 잘 정리해 두어서 수험생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듯합니다. 


p77 이하에는 안전활동기법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미국 듀폰 사(社)가 개발한 관찰 사이클 모형도 있는데 그저 이름만 딱 들어도 이 다이어그램 속의 각 단계가 눈 앞에 떠오를 정도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p82 이하에는 방진마스크, 그리고 방독 마스크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p83의 표도 우리 수험생들이 자주 보는 내용인데, 시안화수소용, 황화수소용, 할로겐용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이들이 어떤 시험가스를 막아내는지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되었습니다. 할로겐용에서, 다른 사항들과는 달리 "가스(온리)"가 아니라 "또는, 증기"라고 덧붙은 대목에 유의해야하겠습니다. 


산업안전 파트가 타 기사/산업기사와 다른 점은 분야 성격이 성격이다 보니 심리학 이론, 교육학과 그 인접 분야도 일부 도입되었다는 점이갰습니다. p149를 보면 분습(part)법과 전습(whole)법이 나오는데 역시 드물지 않게 출제되는 내용이며 사실 잘 살펴 보면 상식선에서 다 이해가 되는 내용들입니다. 


기사/산업기사의 다른 부문 시험도 마찬가지이지만 수식을 다 암기하고, 그 수식에 맞추어 정확한 계산값을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p227의 41번을 보면 이게 인간과오확률을 구하는 문제인데, 10,000개 중 실제 불량품이 500개인데 발견한 게 200개뿐이라는 것이니, 실수로 못 잡아낸 게 300개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10,000개 중 300개의 비율은 3%가 되니 답은 ②의 0.03입니다. 수식을 혹 잊었다 해도 그저 상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소음의 단위 측정에 대한 설명이 p270에 나오는데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서 p278의 응용문제까지 풀어 보아야 합니다. phon은 2를 밑(base)으로 삼는 지수식으로 계산하는데 문제 19를 보면 40phon이 1 sone이라고 기준점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걸로 상숫값이 나오니, 그럼 문제의 새 변수인 60을 지수방정식(exponential equation)에 대입하여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유형은 처음에는 어렵게 보여도 자주 연습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2권 과년도 기출문제


p82의 63번 같은 걸 보면 심실제동전류 구하는 공식이 아예 문제와 함께 나옵니다. 산업안전 직렬이 확실히 이런 점이 타 직렬에 비해 공부하기가 편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p84의 69번 같은 걸 보면 폭발한계전압 구하는 문제인데 


이 공식에서 V를 유도하는 문제입니다. 해설에 나오는 공식 세 개를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문자 수식 정리하는 수학의 기초만 잘 알고 있으면 공식 하나만 외워서 해결 가능합니다. 저 뒤 p539의 73번 같은 것도 이것과 완전히 똑같은 유형입니다. 책을 한번 찾아서 두 문제를 비교해 보세요. 


p337을 보면 56번 문제는 삼각함수의 기초 개념은 알고 있어야 풀이가 가능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애서 나온 각도가 특수각(30°, 45°, 60° 같은 것)이므로 삼각비만 알고 있어도 해결은 됩니다. 또 √3의 근삿값이 1.732 아니면 적어도 1.7이라는 소숫점 첫째자리 근삿값 정도는 암기를 하고 있어야 하겠네요. 


p466을 보면 74번 아세틸렌의 완전연소조성농도를 묻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 이해 못하는 수험생들도 많은데 분자량과 몰수 등의 개념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정 잘 모르겠으면 아세틸렌, 프로판가스 같은 건 그냥 외워도 되겠습니다. 해설에서 "안전"은 "완전"의 오기로 보입니다. 문제에서는 "완전"이라고 바르게 나와 있습니다. 


너무나도 두꺼운 책이지만 적어도 기사 시험 패스하려면 이 책 정도는 다 보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필기 통과를 안심할 수 있습니다. 다 풀고 나면 정말로 뿌듯합니다. 그러나 막판까지 방심하지 말고 혹시 잊어버린 부분이 있는지 꼭 체크해야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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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의 꿈
김춘기 지음 / 문이당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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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개성을 갖고 태어나며, 이 갖가지 개성들이 마치 들판에 흐드러지게 핀 꽃처럼 제각각의 아름다움을 뽐낼 때라야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원활히 돌아갑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의사, 변호사이기만 하다면 어디 그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가 있겠습니까? 오랜 세월 동안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해 오신, 생각 깊으신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들려 주는 이야기는 대략 이와 같은 결론인 것 같습니다. 


37년 동안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국어 과목을 가르쳐 오신 김춘기 선생님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책을 시작하십니다(p155를 보면 수학과 미술도 담당하셨다고 합니다). 여성이라고 해도 선비 집안에서 고도의 교양과 학문을 익힌 분들이 계시며, 오래 전이라면 신사임당 같은 분이 그러하셨고, 이 책에서 회고되는 저자님의 자친이신 안현당 님이 또 그런 분이겠습니다. "한지를 펼쳐 먹을 갈아 초서로 사돈지를 막힘 없이 써내려 가셨고...(p17)" 상상이 가십니까? 지금은 성인 남성이라고 해도 초서는커녕 정자로 반듯반듯 쓴 행서체도 못 읽어 내려가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성장 환경과 양친의 훈육 원칙이라는 게 한 인간의 자질, 교양, 인격을 형성함에 있어 그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모전여전이라고 김춘기 저자님 역시 그런 어머님의 훈육 밑에서 훌륭한 교육자로 평생을 봉직할 에너지원을 얻어 내신 거겠지요.


17세기 일본에 파견된 조선의 통신사들에게도, 일본인들이 그들의 명필을 한 폭이라도 받으려 구름같이 몰려들었다고 하죠. 이 책에 나오는 안현당님의 작품 역시 동네 이웃들에게 그 비슷한 위상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분이라 해도,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여인네의 삶은 고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반면 현대의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에 미흡한 부분이 매우 많긴 하나) 그분들에 비해서는 많은 기회를 부여 받고 있다 하겠습니다. 세상의 모순과 불비함을 그저 탓하기만 하기보다,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선용하여 내가 세상을 먼저 바꾸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실천하는 게 바람직할 듯합니다. 다소 일찍 어머님을 떠나 보내신 저자분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지 (비록 그 표현은 절제되었으나) 책을 통해 분위기가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황금기를 보냅니다. 한창 때의 여성이 활짝 짓는 웃음을 보면 아무 관계 없는 사람조차 세상 근심이 다 사라지는 듯 마음이 좋습니다. 어떤 여성이라 해도 늙음의 과정은 또한 피해갈 수 없으며 인생의 쇠락기(p40)에 대한 슬픈 자각은 주위에서 하나 둘 사라져가는 친구들 때문에 더 생생히 다가옵니다. "멀리 능선 사이로 황금기를 담아 짠 시간표가 무지개가 되어 행복의 다리를 놓고 있다(p41)." 얼마나 멋진 표현입니까. 저도 저자님의 연세가 될 즈음 이런 여유 있는 한 문장으로 생의 한 단계를 요약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피천득 선생은 수필을 청자연적에 비유했지만 나에게 수필은 조강지처이다(p57)." 이 말씀의 뜻은, 자신이 이미 갖고 있거나 주위에 두고 있는 게 얼마나 좋은 줄을 미처 모르고 계속 다른 곳만 두리번거리는 마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합니다. p57에 보면 "시(詩) 공부"가 그 외도(?)에 해당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감히 수필을 차분하고 성숙한 장녀에 비유하자면, 발랄하고 상큼한 매력을 지닌 둘째 딸을 시(詩)에 비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 공부를 잘 마무리하시고 독자들에게 다른 장르의 멋진 작품을 선사하신다면 그런 멋진 다산(多産), 두길마보기를 어찌 남정네의 시앗치기처럼 비난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아이를 많ㅇ이 낳아 애국"하신다는 표현은 p126에 (물론 다른 맥락으로) 나옵니다. 


"목련은 그 짧은 행복을 위해 긴 시간을 준비한 게 아쉽지 않을까(p79)." 그러나 정답은 이내 뒤에 나옵니다. 어찌 그 결과만 두고 모든 보람을 논하겠습니까. 진짜 행복은 그 준비 과정에 있으며, 과실은 그저 트로피요 덤일 뿐입니다. 인생의 득실을 그저 결과만 놓고 판단한다면 그야말로 정말 슬프고 허망한 일이 아닐지요. 


"엄마는 일일학습지가 하고싶어서 길에 떨어진 걸 줍기도 했어.(p105)" 이 문장에서 "엄마"는 저자의 따님이며, 지금 이 훈계를 듣는 이는 그 따님, 즉 저자분의 손녀입니다. 처녀 시절 열정적인 교사였던 분(p91)이 이제 할머니가 되어 딸의 훈계 장면을 보고 계시니 인생은 실로 찰나입니다. 우리 한국은 저처럼 이른 시절에도 이미 일일학습지가 교육상품으로 나와 인기를 끌었으니 정말 교육열이 강한 나라라는 점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뭐 촌스러운 일일학습지보다 훨씬 강한 tool들이 나와 아이들의 어깨를 짓누르지만 말입니다. "남편 사업이 무너지면서 살던 집까지 내놓아야했을 때 엄마의 가슴에 큰 못질을 했다(p151)." 이 구절을읽으면서 남성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배우자 직업으로 가장 선망되곤 하는 여교사를 아내로 두고서도 심지어 처가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게 막중한 책임을 진 남편의 일반적인 처지임을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어 한숨이 나왔습니다. 물론 이 구절은 본디 딸로서 어머니께 충분한 효를 다하지 못한 저자의 회한을 표현했지만 말입니다. 


아무래도 저자분의 고향이 고향이다 보니 수증릉으로 유명한 문무대왕암, 즉 죽어서도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낸 일화 등이 책에 나옵니다. 저자님의 지적대로, 생전에 그토록 신실히 불교를 믿었다고 하면서 능 안에 그토록 많은 부장품을 껴묻은 행태는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과 배치되는 바 아닌가 하는 말씀은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코이라는 물고기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성장 정도와 모양이 크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럼 나쁜 환경을 타고난 이들은 결국 제 잠재력을 다 발휘 못하는 게 운명일까요? 환경 역시 결국은 나의 노력에 따라 유리하게 바꾸어 나갈 수 있습니다. 환경 탓만 하는 사람은 어떤 유리한 조건이 주어져도 결국 무슨 핑계를 대며 목표를 달성 못 할 사람입니다. 나아가, 우리 역시 주변의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서 그의 잠재력을 돋워 주면, 그 역시 성공한 후 나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 상생과 화합의 기운이 이 사회에 충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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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혁명 - 게임의 판을 바꾼 5가지 생각의 전환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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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태 이 업종은 이런 방식으로 움직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던 게 사실 알고 보면 벌써 상황이 크게 바뀌어 있는 게 많습니다. 아 책은 안경업 하나를 주제로 삼아, 저자의 오랜 경험과 통찰에 비추어 그 현황과 미래를 설명합니다만 사실 이 분야뿐 아니라 대부분의 업종이 비슷할 것입니다. 그러니 과거에 어떠어떠했더라는 식으로 자신만의 경험을 과하게 일반화하는 태도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며 이 저자분의 결론처럼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으며, 전문화, 고급화, 대형화, 공장형 할인, 체험형 매장" 등의 키워드를 염두에 두고 향후의 발전상을 주의깊게 내다봐야 할 것입니다. 


의사, 치과의사들도 거액의 첨단 설비를 투자하여 자신의 병원에 고객을 유치하려 애쓰지만 사실 과연 저런 거액을 들여 비치할 만한 장비인지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지 판단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독일식 검안 시스템을 처음 보고 밤잠을 못 이뤘다는 저자이지만 막상 거액을 실제 투자하기까지는 많은 망설임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이게 1997년의 일이었다고 하시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투자는 사장에게 쉬운 결단이 아니지요.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읽다 보면 확실히 사장한테는 장비 욕심, 시설 욕심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양안시 검사 같은 게 일상화했지만 당시만 해도 대충 시력검사표를 써 그에 맞춰 빨리 쓰고 나가는 게 오히려 보통이었을 겁니다. 이런 장비를 들이려면 고객들이 과연 이런 첨단 트렌드(안경이니만치 단순히 트랜드라 볼 게 아니라 보건의료의 영역이긴 합니다만)를 얼마나 수요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신중하게 하셨어야 했겠죠. 그러나 앞서나가고 과감한 사장님은 그때까지 고객이 채 모르던 니즈도 일깨워가며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이긴 합니다. 도수가 안 맞는데도 대충 쓰고 살던 사람들이 이제 정확히 시야가 잡히는 체험을 하고 나면 삶의 질이 달라지는 신세계 체험이 아니겠습니까. 


"일이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p75)" 설령 작은 매장의 영업이라고 해도 사장이 다 하는 게 아니며 책에 나오듯이 고가 장비의 매력과 장점을 손님들에게 잘 어필할 직원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곳에서 월급 150을 받던 사람이 여기서 일할 때 최대한 제 능력을 잘 발휘하게 하려면 사장은 그에게 아낌없이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딱 165만 받아라, 그래도 15는 더 받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나오면 직원 역시 발휘할 수 있는 능력도 아끼기 쉽습니다. 유능한 사람한테는 그에 걸맞는 투자를 할 줄도 알아야 하고, 고가 장비에는 투자를 하는 사람이 정작 이런 데서 돈을 아끼면 그 역시 그릇이 작습니다. 직원의 충성을 이끌어내려면 사장의 심리가 직원한테 읽혀서는 안 되죠. 우리 사장님은 내가 미처 짐작 못할 그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심어 줘야 하며 이것이 진짜 "투자"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잘 다뤄야 그게 성공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난시가 있는 사람은 정말 제 눈이 안 보여서 짜증이 나는 건데 거기다 대고 같이 짜증을 부려 봤자 서로 뭐가 나아지는 게 있겠는가, 이처럼 성공하는 사업가는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그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않는 고객이라고 그들을 모두 진상으로 몰아갈 수는 없다(p112)." 지극히 타당한 말씀입니다. 그 직원이나 고객이나 이처럼 그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듯 하는 사장님은 이미 성공한 사업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인생 자체에 달통한 분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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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치 탈무드 - 부를 끌어오는 유대인의 지혜
김정완.이민영.홍익희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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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탈무드는 유대교 랍비가 소중히 여기는 특정 종교의 알쏭달쏭한 경전에 그치기보다 세속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고 번영을 누리기 위한 비결을 담은 지혜의 보고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인지 탈무드라는 제목을 달고 한국에서 여태 출간된 책들은 과연 이것이 원전이 맞을까 싶게, 좀 지나칠 만큼 자계서 성격을 짙게 띠고 독자들에게 선보였습니다.


이 책은 특히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밝히시듯 탈무드 전 63권 중에서 부와 행복에 관한 유대인의 철학을 가장 잘 담아낸 <피르케이 아보트>를 재해석하여 내놓은 책이라고 합니다. 전 63권이 각각 어떤 편제이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일개 독자로서 아는 바가 없으나, 저자께서 특히 언급도 하신 만큼 히브리어 원어에 대해서도 저자가 본문 중에 간간이 표기한 것을 참고하여 약간은 공부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읽게 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성향이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이들은 경전의 가르침 자구 하나하나에까지 집중하여 이를 실천에 옮길 정도로 종교적이고 경건한가 하면, 어떤 이들은 종교 같은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 철저히 감정과 욕구에 충실합니다. 이런 유대인들의 지혜를 집약한 탈무드이지만, 그 내용은 현대의 비 유대인 독자에게 큰 의외로 다가올 만큼 엄숙하고 도덕지향적인 것들이 많습니다(사실 당연하지만). 예를 들어 이 책 p41에서 소개하는 한 미쉬나는 "너무 많은 부를 갖는 건 권장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저자는 해석합니다. 세계 역사를 돌이켜보면 "너무도 많은 부를 지닌" 유대인 부호들이 적지 않았기에 이는 의외입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너무 많이 갖기를 원하지는 않았기에" 역설적으로 그런 단계에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자는 <오늘부터 돈독하게>라는 책을 쓴 김얀이라는 저자를 소개하며, 당초 예술성 가득하고 자기 만족이 될 수 있는 완성도 있는 글과 책을 쓰려 노력했던 그가, 세 개의 파이프라인을 나누어 각각의 분야에서 지나치지 않게 적정 깊이, 몰입도를 유지하는 선에서만 노력하다 결국 독자와의 소통에 성공하고 나중에는 자신이 진짜 원하던 저술에도 전념할 수 있을 만큼 금전적으로 성공한 예를 듭니다. 


주식 투자를 할 때에도 예컨대 바이오 같은 섹터는 연구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고 변동성도 크므로 아예 관심에서 제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주장도 합니다. 이런 건 노력 대비 가성비가 너무 안 나온다는 뜻이겠습니다. 나의 시간과 정력이 곧 돈 아니겠습니까. 


p108 이하에 잘 나오듯 요즘 청년들은 오랜 교육 기간을 거쳐 사회에 배출됩니다. 이 교육기간, 준비 기간이 너무 길어도 부모님께 부담이 되므로 곤란하겠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이런 수련에만 전념할 기간을 주는 게 그 젊은이 개인의 능력 계발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고, 또 사회의 공정한 경쟁에도 기여하는 바 됩니다. 그런데 저자는 말하기를, 이런 학교에서 배운 바를 지나치게 맹신해서는 안 되고, "합리적 의심"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탈무드라는 책도 어떤 완성된 교의나 이론 체계를 강요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주제에 대해 언제나 열린 태도를 유지하고, 이 책을 배우는 이가 본문에 기여를 할 여지를 두는 게 탈무드의 오래된 개방주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 절대 불변의 진리란 애초에 없으니 말입니다. 


수전노, 구두쇠는 어느 수준 이상 결코 돈을 벌 수 없고 오히려 번 돈도 까먹기가 십상입니다. 돈은 적정 수준을 벌었으면 이를 다시 풀 줄도 알아야 그 돈이 다시 새끼를 쳐서 원 주인의 주머니로 돌아옵니다. 멍청하고 자신만 아는 짠돌이는 구두쇠 짓을 할 때 자신의 잠재적 재산이 얼마나 축나는 줄도 모르고 부지런히 인심을 잃다 신세를 망칩니다. 그 뻔뻔스럽고 추접한 속셈을 들여다 본 어느 누구도 다시는 그의 편이 되어 주지 않습니다. 


p181 이하에 잘 나오는 대로 부자는 당장의 돈 몇 푼에 연연하지 않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신뢰할 만한 사람들을 끌어모은 다음 그들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충족시켜 가며 쉽게 무너지지 않을 어떤 기반을 먼저 쌓습니다. 이렇게 해서 주위에 모인 여러 유능한 사람들도 결국은 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알아 주고는 고맥락 고차원에서의 소통과 교류가 이어지고, 금전적으로 환산이 어려울 만큼 유익하고 튼튼한 선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탈무드가 가르치는 지혜는 이처럼 그저 돈 아끼고 수중에 들어온 동전 몇 닢에 벌벌 떠는 인간형을 철저히 지양합니다. 소통이 잘 되는 인간이라야 돈도 그 사람을 즐겨 찾아 들어오는 법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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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가 아니라 ‘내’가 되고 싶어 - 되는 일이 없을 때 읽으면 용기가 되는 이야기
하주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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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누구나 큰 꿈을 품습니다. "아무나"라는 명칭은 다른 사람들한테나 붙는 줄 알며 자신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한 존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세상에 나오며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비로소 "아무나" 중 한 명이 되어가는 나를 자각하며 자괴감에 휩싸입니다. 그저 나를 내려놓고 "아무나"가 된 나를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님 현실과 타협 말고 꿋꿋이 나 자신의 이상과 비전을 밀어붙여야 할까요. 그도저도 아니라면 제3의 길 같은 건 혹시 없을지 누구한테건 좀 물어보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저자의 말씀에 따르자면 이 책은 바로 그런 의문이 들거나 용기가 다 빠져나가거나 할 때 읽는 책이라고 하십니다. 


예전에 어느 미스테리 소설을 읽을 때, 사람을 직접 쳐다보고 하는 일은 자신이 없으나 전화로는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는 어떤 주인공의 사연을 다룬 게 있었습니다. 일이 그렇게 꼬이는 데에는 여러 가지 개인적 사정이 있겠습니다만 세상에는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책 p62에 보면 영화 <록키>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님 말씀대로 주인공 록키 발보아는 그저 몸으로 때우는 사람입니다. 머리도 나쁘고 말재주도 없고(말재주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좀 바보가 아닐까 싶기까지 합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몸으로 하는 여러 일들, 육체노동이나 채권 추심 대행 같은 것뿐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진실된 마음이 있었고 이건 누구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이었습니다. 


저자는 저 록키와는 좀 많이 다른 경우인데 미국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다른 상황에서는 상대의 눈치를 보아 가며 (혹 영어가 좀 서툴더라도) 대응할 수 있었지만, 전화로는 그게 불가능했다고 봅니다. 우리는 흔히 "영어 울렁증" 같은 소리를 하며 외국인이 영어로 말을 걸어올 때의 당혹스러운 느낌을 표현합니다만, 저자께서는 처음에 누가 전화를 걸어오면 도망을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합니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그저 "웅얼웅얼"이었지 무슨 내용인지 도통 파악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런 고비를 맞았을 때 저자의 대응은 "모자란 것보다는 차라리 지나친 게 낫다"였습니다. 우선 자기가 알아 들은 대로 메모를 한 뒤, 상대방의 이런저런 요구사항이 다 발화되고 나면 이제 자신의 메모를 들려 주며 이러이러한 점을 원하신다는 뜻이었냐고 다시 확인하는 방법을 쓴 거죠. 설령 네이티브 중에 특별히 남의 말을 잘 알아듣는 사람이라 해도 실수는 어쩌다 한두 번이 있을 수 있는데, 저자는 말을 정확하게는 이해 못 하면서도 두 번 세 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전혀 실수 없이 일을 처리하게 된 겁니다. 약점을 장점으로 바꿨다고 할 수 있죠. 


모르겠으면 다시 묻는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알아들은 척하여 내 일도 남의 일도 망치는 것처럼 나쁜 습관이 없습니다. 설령 한국어로 모든 것이 클리어하게 소통되었다 해도, 사실 같은 단어를 두고도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해석이 달라 일이 그르쳐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재삼 확인을 거치면, 드물게나마 사기꾼의 모호한 수작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이 말씀이신 거죠? 이처럼 구체적 확인을 거치면 사기꾼이라 해도 당초의 숨은 의도를 관철 못 시킬 수 있죠. 


"힘든 일이 생겨도 남들보다 버틸 근육이 많았다(p91)." 세상에는 이처럼 남들보다 어떤 능력이 탁월하게 앞서서가 아니라, 남들보다 두 눈 질끈 감고 잘 버텨서 결국 성공에까지 이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율곡은 말했습니다. "남들이 한 번에 되게 하면, 나는 열 번이라도 거듭 시도하여 결국 되게 하라. 그럼 같은 것이다." 실제로 가망이 없는 일을 헛되이 시도하며 시간을 낭비하라는 게 아니고, 정말 가치 있는 일, 나뿐 아니라 남을 위해서라도 해 내어야 할 일이면 쉽사리 포기 말고 거듭 버티며 시도를 해 보는 게 맞겠죠. 세상 일을 그저 순탄하게 해 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책 저자님처럼 이국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결국 하고 싶은 일은 다 해 내고 만 분을 보면 지금 마주하는 사소한 시련도 때로 달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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