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아이엘츠 기출 보카 IELTS Vocabulary - 과목별 특성에 최적화된 학습, 이것이 진짜 아이엘츠 보카 학습서!
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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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특히 영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이 높은 시험이 바로 아이엘츠입니다. 어휘력이 원래부터 탄탄해서 토플이나 아이엘츠 어떤 시험이든 두루 적응이 되는 학생들이라면 따로 아이엘츠 보카를 파야 할 필요성은 적죠. 그런데 이제 아이엘츠에 입문하는 학생, 단기간에 점수를 많이 올려야 하는 학생이라면 아이엘츠 특성을 타는 어휘를 집중적으로 다룬 (지금 이런) 책으로 공부할 동기가 충분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24년간 기 출제된 시험 중에서도, 최근 5년간에 다뤄진 어휘를 집중 분석했다고 합니다. 또, 아이엘츠는 아무래도 영국(과 호주)의 기관, 회사, 대학 등이 주도하는 시험이다 보니 어휘의 뜻도 영국식으로 새겨야 하며, 발음도 영국 원어민의 그것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모두 30일분인데, 매일의 분량이 시작될 때마다 두 개의 QR코드가 나옵니다. 이걸 스캔하면 음원이 재생되죠. 리스닝과 리딩은 단어 중심입니다. 우리가 흔히 VOCA 책이라고 할 때 익히 보던 그런 형식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이 책만의 독특한 형식은 라이팅과 스피킹 파트에 나옵니다. 여기서는 개별 단어가 아니라, 이른바 collocation이라 하여, 두 단어 이상이 자주 이루는 호응 관계 중심으로, 우리 나라 영어 커리큘럼에서 보통 하는 말로는 숙어(idiom), 혹은 구동사(phrasal verb), 아니면 매우 높은 빈도로 어울리는 동사, 형용사, 부사 위주로 다룹니다. 

특히 말하기와 쓰기를 우리 학생들은 어려워하므로, 앞 파트 개별 보카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이 뒤 파트를 좀 집중적으로 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콜로케이션을 능숙하게 하는 학생은 매우 드물며, 이 분야 사전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콜로케이션을 공부할 때는 원어민의 발음을, 교재와 함께 제공된 음원을 통해 아주 주의깊게 듣고, 그 발음 구석구석의 특징들을 정확하게 따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아이엘츠의 단어 수준 자체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한국의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었다고는 하나 문제 난도가 높은 편이라서, 수능을 정상적으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아이엘츠 보카 앞에서 당황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교재는 편집이 예뻐서, 이를테면 p136에서 vertical을 다루면서, 간단한 일러스트를 곁들여 그 반의어인 horizontal까지 같이 배우게 합니다(p88도 참조). 2형식 동사로만 알고 있던 remain이 명사로 쓰여 뒤에 -s가 붙으면, 이는 "유적, 유해(사람의)"라는 뜻이 된다는 것도 잘 알아야 하겠습니다. 이는 토익, 토플, 텝스 등에도 자주 나오는 사항입니다.  

우리가 경치 등을 두고 무척 아름답다고 감탄할 때 beyond description이라는 말을 씁니다. 교재 p158에는 breathtaking scenery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는 숙어나 관용구라기보다, 그저 자주 쓰는 어구 정도인데, 어떻게 보면 순수 collocation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 외에, by plane, by car처럼 교통수단앞에 쓰는 by, 이 뒤에는 관사가 일절 생략된 채 쓴다는 점도 주의해야 하지만, 이 정도는 중1 과정에서도 다 배우는 내용입니다. 단지, 이 사항이 독해가 아니라 말하기, 쓰기 대비로 제시되었으므로, 학생들은 그저 입에서 주문처럼 술술 나오게끔 계속 되풀이해서 외우고 말하고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영국 원어만 발음 음원으로 말입니다.  

이 책은 아이엘츠에 특화한 어휘 교재입니다. 매일매일의 분량 뒤에는 "아이엘츠가 좋아하는" 시리즈가제시되는데, 이게 사람 관련, 감정 관련, 학문-논문 관련, 과학 관련, 동물 관련, 건강-의학 관련 등으로 주제별 분류도 있습니다. 이건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어휘 책에서도 익히 보던 편제죠. 그런데 그것 말고도, "아이엘츠가 좋아하는 명사, 형용사, 다품사 어휘, 다의어" 등을 따로 마련하여, 꼭 아이엘츠가 아니라 해도 이 분야가 원래 좀 약했던 학생들이 골라가면서 자기가 취약한 곳을 집중적으로 메울 수 있습니다. 30일 코스가 다 끝나면 기초어휘 200을 다시 배우게 하여 빈틈이 안 생기게 마무리하고, 알파벳순 인덱스도 따로 마련하여 찾아보기 쉽게 배려합니다. 예쁘고 성의 있는 편집만으로도 공부할 의욕이 바짝 생기는 그런 책입니다. 제가 올해 1월 하순에 쓴 아이엘츠 스터디팩 리뷰도 있으므로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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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듀오링고 Duolingo English Test (DET) - 한 권으로 끝내는 DET 기본서 시원스쿨 듀오링고 Duolingo English Test
시원스쿨 어학연구소.제니 지음 / 시원스쿨LAB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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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링고 잉글리시 테스트, 즉 DET는 "집에서도 칠 수 있는 시험"으로 유명합니다. 한국은 워낙 유학에 관심 있는 학부형들이 많아서 이 듀오링고 테스트도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잘 아는 분들이 있더라고요(저는 처음 들었습니다만). p12에 나오듯이 DET는 첫째, 응시료가 매우 싸고, 둘째, 시험 완료 후 얼마 안 되어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다른 영어능력공인시험은 레벨을 사전에 정하고 응시하는데, DET는 시험을 치면서 AI가 실시간으로 응시자의 답안을 통해 수준을 알아낸 후 그에 알맞은 레벨을 시험 치는 중에 정해 준다고 합니다(p8). 집에서 치는 시험이라면 부정행위 시도가 매우 염려되는데, p10에 나오듯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AI와 감독관이 엄격하게 체킹한다고 합니다. 그 결과 지금은 이 DET를 받아 주는 대학교(미국)가 크게 늘었으며 이제 아이엘츠나 토플의 인지도에 근접하기도 합니다. 점수 환산표(개략적인)가 p12~p13에 나옵니다. 

저자 제니 선생님에 의하면, DET는 영어 구사 능력의 기본기를 고루고루 평가한다고 합니다. 다른 어학시험이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등을 영역으로 나눠 평가하지만 DET는 일종의 융합형 시험입니다. 제니 선생님은 본인 자신이 어린 나이부터 유학했던 경험이 풍부했고, p29에 나오듯 DET가 다른 시험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다른지를 수험생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해 줍니다. 

단어의 뜻보다는 철자에 더 집중하라고도 하는데, 단어와 맞지 않는 접두사, 접미사를 어근(root)에 붙여 혼동을 유발하는 문제도 나온다고 합니다. collatering, scrane, blace 같은 단어들은 보기에 그럴싸하지만 영어에(아마도, 지구상 어느 언어에도) 없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이런 단어들에 대해서는 제한 시간 안에 바로바로 no를 체크해야 합니다. 컴퓨터 화면에 문장 중 블랭크가 뜨면 문맥에 맞는 단어를 채워넣어야 하는데, 제니쌤은 문장 구조 분석을 통해 품사를 파악하고, 무슨 단어가 빠졌을지 잘 유추하여 채워넣는 전략을 자세하게 제시합니다. 

일부 철자만 제시하고 빈칸을 채워넣는 문제는 확실히 기존 시험에서는 잘 볼 수 없던 유형입니다. p64등에도 제니쌤만의 좋은 전략이 나오는데, 먼저 짧은 빈칸부터 공략하라, 유의어도 함께 암기하라 등 내용을 읽어보면 수험생 입장에서 과연 수긍이 갈 만한 내용들입니다. 말하기 능력도 평가하는데, p71을 보면 어떻게해야 전달력을 높여 고득점에 도움이 되게 할지 구체적인 방법들이 나옵니다. 특히 amateur[애머츄. 우리가 아는 아마추어], marketing, restaurant, stadium 등 한국식으로 지금까지 너무 편하게 엉터리로 발음했던 단어들에 주의하라고 충고합니다. 

interactive reading 유형은 화면에 지문이 나오고, 빈 칸에 번호가 나온 후 옆의 드롭다운을 누르면 네 개의 선지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p91를 보면 raising livestock _____ greenhouse gas emissions.이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답은 1번 generates이겠습니다. 지문에 가장 알맞은 제목을 찾는 유형도 있는데, p102에 이런 유형을 정복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유형별 접근법이 제시되고, 애초에 융합형이라서 유형 분석도 아직 완벽하게 정립되지 못한 시험에 대해 이만큼이나 정리를 교재 레벨에서 해 준다는 점도 좋습니다. 난도가 낮아도 아직 낯선 시험은 그만큼 어렵게 느껴지는데, 유형 분석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이점을 안고 들어가는 겁니다.  

관련 문제마다 듣기 음원 QR코드가 딸려 있어, 이걸 찍으면 곧바로 문제를 들을 수 있습니다. DET는 시간 제한이 문항마다 부과되기도 하는데 p139에 그 대표 유형이 나옵니다. 이걸 100% 자기가 문장을 만들어 response해야 하니 누가 DET를 마냥 쉽다고만 하겠습니까. p159에는 글쓰기 고득점 전략법이 니오는데 확실히 DET에 특화한 멋진 전략 같습니다. p173에는 빈출 주제와 표현들이 나오는데, 물론 자기 생각대로 시험에 응하며 자연스럽게 답이 나와야 하겠지만, 이 페이지만 잘 외워 둬도 고득점이 가능할 듯합니다. 

영어를 놀이대상처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참신하고 강력한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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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1 : 풀지 못한 문명 - 미스터리 대표 채널 <김반월의 미스터리>가 소개하는 초고대 문명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미스터리 문명 1
김반월의 미스터리 지음 / 북스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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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전에 어떤 문명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무척 매혹적입니다. 3000년 전쯤에 4대 문명이 발생하고, 주변의 문화권이 이들을 배우거나 교류하면서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다고만 알고 있으며, 혹시 이들과는 전혀 다른 경로로, 훨씬 예전에 발전한 뭔가가 있었는데 알 수 없는 계기로 갑자기 사라졌다는명백한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하지만, 어떤 유적은 뜻밖의 고도 기술이 적용된 흔적을 분명히 유지하며 현대인의 관심을 끕니다. 만약에, 지금은 사라진 어떤 문명이 과거에 이런 놀라운 시스템, 건축물, 조형물을 남길 만큼 발달했다가 모종의 이유로 갑자기 멸망했다고 가정하면, 뭔가 설명이 매끄럽게 되면서도 무척 흥미로운 시나리오 하나가 생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오래된 판타지에 여전히 끌리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보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여년 전 그레이엄 핸콕이 쓴 <신의 지문> 시리즈가 여전히 독자들에 의해 읽히고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지지가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인리히 술리만이 유적을 찾기까지는 트로이도 신화, 문학 속의 왕국으로만 여겼더랬습니다. 

전지는 한자로 電池라고 쓰는데, 전기(전력)를 모아 두는 연못이란 뜻입니다. 스쳐지나가는 에너지를 어떤 용기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쓰면 무척 편리한데, 리모콘의 건전지, 모바일폰에 내장된 배터리, 앞으로 대세가 될 전기차에 쓰일 2차전지 등이 모두 그 예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치를 고대인들이 이미 만들고 이용했다? 전지는 우리가 다 아는 대로 알레산드로 볼타가 19세기 초에 만든 게 최초입니다. 메소포타미아 고대 문명은 오늘날의 이라크 일대에서 꽃피었는데,  p39에 나오듯 1941년 제네럴일렉트릭에서 이 바그다드 전지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괴베클리 테페가 1990년대 본격 발굴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지만 터키(튀르키예)는 본래 이런 인류 문명의 보고에 가까운 땅입니다. p49에도 나오지만, 1995년 터키 악사레이 지역의 아시클리휘크를 탐사하며 발굴한 흑요석 팔찌는, 2009년 들어 더 발전된 기술로 다시 조사해 보니 어떤 기계를 사용하여 정밀 세공을 하지 않았나 싶을 만큼 고도의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유물은 9000년이나 되었지만, 이천 년 정도 된 한반도의 정문경(精紋鏡)도 대단히 세련된 기술의 산물이라고 하죠. 

1억 년 된 손가락 화석 이야기가 p100에 나옵니다. 지구의 나이는 46억년, 원시생명체가 출현한 건 38억년 전, 백악기가 시작한 게 94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400만년 전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1억 년 전 손가락이라니? 공룡들과 함께 산 인간이 있기라도 했다는 뜻인가? 물론 이 화석은 그 진위부터가 의심을 받기도 합니다만,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외계인 가설부터 해서 정말로 흥미로운 여러 설명들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그 모든 설명들은 확실한 과학적, 물적 근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모두 가설에 불과하지만 말입니다. 

p128을 보면 6억년이나 된, 인위적으로 그려진 듯한 문양이 새겨진 암석이 바이칼호에서 1986년에 발견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6억 년 전이면 대략 선캄브리아기 후반부, 진핵생물(단세포, 다세포 모두) 등이 있을 때라서 "아무것도 없"지는 않았겠습니다. 비록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우리들이 이런 계기를 통해 기존의 통념을 모두 의심해 보고, 혁신적인 생각을 해 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떤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책 p131에도 "과학의 한계에 대해서도 한번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라는 저자의 말이 있는데, 과학보다도 위대한 게 바로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입니다. p159에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기존 상식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열린 자세로 이런 발견들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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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황제의 비밀 지령 - 헤이그 특사, 을사조약 무효를 주장하다 근현대사 100년 동화
이규희 지음, 정진희 그림 / 풀빛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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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제위에 오른 고종은 이후 러일전쟁, 을사늑약(p157) 등을 거치며 망국의 비운을 거친 군주입니다. 하지만 마냥 수동적으로 사직을 넘겨 준 건 아니어서,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이준, 이상설, 이위종 등 세 분을 비밀리에 특사로 파견하여 대한제국의 의사를 대변하게 합니다. 그러나 일본 측의 필사적인 방해로 인해 회의에 참석하지는 못하고, 부사 이준은 현지에서 병이 악화하여 끝내 순국합니다(p144).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동화는 헤이그 현지에서 세 분의 특사를 수행하며 결정적일 때 대한제국의 국익을 위해 종횡무진 활약한 이강수(p40, p71)라는 남대문 출신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습니다. 물론 강수는 실존인물은 아니며, 다만 그 시절 역사의 현장에 충분히 있었음직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관들을 따라다니며 잔심부름을 맡아 하는 급사직이란, 당시에 매우 보편적이기도 했고, 어린 강수가 마치 조선인들을 대표하듯 겪는 이런저런 고초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지지와 공감을 얻기에 충분합니다. 지금도 남대문 인근에는 주변과 완전히 다른 맛을 자랑하는 설렁탕 전문 노포가 있는데, 어린 소년 강수는 그런 설렁탕집에서 배달을 하다 일본인 불량배들과 시비가 붙어 응징을 해 주다 치안당국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블라디보스톡(해삼위)에 도착하여 강수 눈에 조선인인 듯하여 질문을 건넸던 노인은 "부, 까레이스끼"라 대답하는데 이때의 감탄사 "부"는 不입니다. 즉 노인은 중국인이었던 거죠. 안타깝게도 강수가 멀리서 찾아온 김창주는 벌써 고인이 된지 오래였습니다. 김철만 선생의 호의로 강수는 해삼위 개척리 그의 저택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잇는데 애가 원체 똑똑하고 눈치가 빨라 주변의 호감을 얻습니다. 물론 일본의 불량청소년들 때문에 이런 고초를 겪게 되었다는 사연이 알려지고부터 김철만을 비롯한 개척리 주민들이 더욱 비분강개한 점도 있습니다. 어느날 김철만의 집을 일성(아호) 이준이라는 분이 방문하고, 그때부터 강수의 운명이 급변의 계기를 맞습니다. 

보재 이상설 선생은 우리가 국사 교과서에서도 북간도 서전서숙(p79) 관련하여 그 존함을 배운 위인입니다(헤이그 특사 중 정사 역할 외에도). 강수는 공교롭게도 2년 전 한양에서 보재가 당시 의정부 참찬 신분으로 을사늑약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던 모습을 뵌 적이 있었습니다. 그 집회는 상동교회에서 열렸는데 당시 보재는 비분강개하여 자결을 시도했었으나 주변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했었고 영특한 강수는 그때의 목격담을 이야기하며 선생과 기분좋게 재회합니다. 김철만 선생은 꼬마가 보재와 구면이었다며 흥을 돋웁니다. 

그런데 강수는 이들 지사들이 개척리에서 회동하는 자체가 뭔가 범상치않은 사연이 있겠다며 주의를 집중하니, 이런 걸 보면 과연 애가 똑똑하다 할 만합니다. 강수는 민족을 위한 중대사에 자신도 한 힘을 보탤 것을 간청하며, 두 지사와 김철만은 심부름꾼을 둔다기보다 청년 인재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소년을 헤이그행에 동참시킵니다. 

이제 강수는 역사의 현장에서 엄청난 체험을 하게 될 운명에 한 발을 디뎠습니다. 가는 길은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하여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향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도 18세기 초 표트르 대제의 대외개방 상징인데, 여기에 이르러 일성과 보재는 앞선 문물을 배움이 민족의 자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수에게 가르칩니다. 통역관 이위종이 합류하고, 이범진 선생이 베를린으로 다시 떠나는 그들을 배웅합니다. 책 p88에도 나오듯 이범진 선생의 친아들이 이위종입니다. 

p101의 리더잘(고유명사)은 네덜란드어로 Ridderzaal이라 쓰는데 네덜란드어 ridder가 독일어 Ritter(기사)와, zaal은 독일어 Saal(궁전)과 각각 동계어입니다. 강수는 헤이그 리더잘 회의장으로 기지를 발휘해 들어가서 태극기를 펼치고 특사들을 입장시키려 들지만 일본의 방해로 좌절합니다. 사실 일본 측의 방해공작이 있겠음을 충분히 예상했기에 우리 측에서도 헐버트 박사를 일종의 연막으로 썼으나, 강수가 상트페테르부르크행 열차에서 본 그 일본인이 결국은 첩자였다는 게 드러납니다. 강수는 윌리엄 스태드라는 기자를 알게되고 신문에 한국의 입장을 게재하게 하는 데 성공합니다. 강수는 이준 열사의 장례를 마치고 호머 헐버트(제4의 특사. <사민필지>의 저자) 박사를 따라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납니다. 이런 청년이 있으니 비록 나라를 뺏겼을망정 겨레의 앞날은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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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대장이 될 거야! - 수업 태도 랄랄라 학교생활 3
이서윤 지음, 김중석 그림 / 풀빛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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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서윤 선생님은 15년차 현직 교사이며, EBS TV에도 출연하시는 공채강사라고 나옵니다. 학부형들도 아이를 실제 양육하면서 느끼는 바이겠지만,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런 어려움은 학부모나 선생님뿐 아니라, 학생 본인도 그리 느낄 것입니다. "나도 수업에 집중하고 과제도 잘 해 오면서 칭찬을 받고 싶은데, 왜 대체 집중이 안 되는 거지?" 그러게 말입니다. 이 책은 정태혁이라는 주인공, 역시 집중하는 데 뭔가 어려움을 느끼는 어린 학생이, 자신의 태도를 먼저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스스로 발견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어린 독자들이 직접 이 책을 읽고, 태혁이처럼 스스로 자기 문제를 교정하고, 집중하는 데서 오는 보람과 기쁨을 스스로 찾아내게끔 돕는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학교에서는 태혁이(뿐 아니라 모든 학생)네 집에, 학생의 태도가 문제 있다고 판단했을 때 빨간 글씨로 된 알림장을 보냅니다. 태혁이는 이 알림장이 너무 싫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보내는 통상적인 소통 방식이지만 태혁이는 자신의 태도를 지적하는 빨간글씨가 무서웠던 나머지, 꿈에서 "레드월드"라는 가상의 조직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담임 선생님까지 보게 됩니다. 선생님의 지적 때문에 부모님도 잔소리를 하고 친구들도 자신을 놀리게 된다고 생각하자(물론 태혁이의 생각일 뿐입니다), 태혁이는 선생님이 미운 나머지 자신도 빨간펜으로 일기장을 쓰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은 태혁이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태권도를 잘하는 또래 선생님(학생들 또래라는 뜻입니다)으로 잠시 수업을 주도하게 합니다. 생전 처음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게 된 태혁이는 친구들에게 열심히 태권도를 가르치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정재잘이라고 소문이 난 태혁이의 말을 누가 들을 리가 없습니다. 이때 태혁이는 처음으로 동료들을 잘 설득하고 공감을 유도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합니다. 역지사지를 통해 교사 노릇의 어려움을 비로소 알기 시작했겠는데... 그러나 여태 학급을 대표하는 장난꾸러기로 공인된 태혁이의 산만한 집중력이 그리 쉽게 고쳐질 리 없습니다("태혁이가 선생님을 이해한 건 그때뿐이었어요[p34]"). 선생님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른 방법들도 시도합니다. 

꿈인지 생시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생님은 이제 태혁이에게 최후통첩을 시도합니다. 태혁이에게 다섯 가지 약속을 하게 하고, 잘 해내어서 14일 동안 칭찬 스티커 10개를 모으면 레드월드로 끌려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레드월드에 끌려가면 어떤 일을 당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여튼 태혁이는 무척 무서워합니다. 태혁이는 처음에 "난 담임선생님이 레드월드 대장인 걸 알고 있다"며 일종의 레버리지(?)를 잡았다고 여겼는데, 선생님은 그런 태혁이의 속까지 훤히 꿰뚫어보고 아예 정체를 먼저 밝혀 버립니다. 이러니 태혁이는 선생님이 더 무서워질 밖에요. 그러나 선생님의 진짜 의도는 태혁이에게 겁을 주고 기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이런 태혁이를 마음으로부터 설득하여 자발적으로 내면의 변화를 끌어내려는 것이겠습니다. 

특히 초등학생 때는, 준비물을 안 챙겨가면 수업이 재미가 없습니다. 사실 이 이치는 중고등학교, 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은 미리 수업 준비(예습을 포함)를 해 가야 앞에서 선생님, 교수님(교수님도 선생님이지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따라갈 수가 있습니다. 또 과학, 미술 시간은 준비물이 없다면 아예 물리적으로 참여가 어렵고, 혹시 준비물 안 챙겨왔다고 선생님이 나무라기라도 할 까봐 조마조마해서 더 견딜 수가 없죠. 제 생각에 수업 태도, 집중력 이슈 중에서도 초등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 준비물인 것 같습니다. 

태혁이는 선생님의 진정성어린 지도 끝에 결국 본인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부모님도 원하던 집중력을 서서히 내면화하게 됩니다. 레드월드란 제 생각에 딴 게 아니라, 학교의 커리큘럼 부적응에 대한 두려움, 부모님과 선생님의 인정을 못 받는 데서 유래하는 좌절감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제 태혁이는 이런 식으로 자신도 남들도 더 인정하는 모범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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