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대장이 될 거야! - 수업 태도 랄랄라 학교생활 3
이서윤 지음, 김중석 그림 / 풀빛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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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서윤 선생님은 15년차 현직 교사이며, EBS TV에도 출연하시는 공채강사라고 나옵니다. 학부형들도 아이를 실제 양육하면서 느끼는 바이겠지만,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런 어려움은 학부모나 선생님뿐 아니라, 학생 본인도 그리 느낄 것입니다. "나도 수업에 집중하고 과제도 잘 해 오면서 칭찬을 받고 싶은데, 왜 대체 집중이 안 되는 거지?" 그러게 말입니다. 이 책은 정태혁이라는 주인공, 역시 집중하는 데 뭔가 어려움을 느끼는 어린 학생이, 자신의 태도를 먼저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스스로 발견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어린 독자들이 직접 이 책을 읽고, 태혁이처럼 스스로 자기 문제를 교정하고, 집중하는 데서 오는 보람과 기쁨을 스스로 찾아내게끔 돕는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학교에서는 태혁이(뿐 아니라 모든 학생)네 집에, 학생의 태도가 문제 있다고 판단했을 때 빨간 글씨로 된 알림장을 보냅니다. 태혁이는 이 알림장이 너무 싫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 보내는 통상적인 소통 방식이지만 태혁이는 자신의 태도를 지적하는 빨간글씨가 무서웠던 나머지, 꿈에서 "레드월드"라는 가상의 조직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담임 선생님까지 보게 됩니다. 선생님의 지적 때문에 부모님도 잔소리를 하고 친구들도 자신을 놀리게 된다고 생각하자(물론 태혁이의 생각일 뿐입니다), 태혁이는 선생님이 미운 나머지 자신도 빨간펜으로 일기장을 쓰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은 태혁이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태권도를 잘하는 또래 선생님(학생들 또래라는 뜻입니다)으로 잠시 수업을 주도하게 합니다. 생전 처음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게 된 태혁이는 친구들에게 열심히 태권도를 가르치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정재잘이라고 소문이 난 태혁이의 말을 누가 들을 리가 없습니다. 이때 태혁이는 처음으로 동료들을 잘 설득하고 공감을 유도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합니다. 역지사지를 통해 교사 노릇의 어려움을 비로소 알기 시작했겠는데... 그러나 여태 학급을 대표하는 장난꾸러기로 공인된 태혁이의 산만한 집중력이 그리 쉽게 고쳐질 리 없습니다("태혁이가 선생님을 이해한 건 그때뿐이었어요[p34]"). 선생님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른 방법들도 시도합니다. 

꿈인지 생시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생님은 이제 태혁이에게 최후통첩을 시도합니다. 태혁이에게 다섯 가지 약속을 하게 하고, 잘 해내어서 14일 동안 칭찬 스티커 10개를 모으면 레드월드로 끌려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레드월드에 끌려가면 어떤 일을 당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여튼 태혁이는 무척 무서워합니다. 태혁이는 처음에 "난 담임선생님이 레드월드 대장인 걸 알고 있다"며 일종의 레버리지(?)를 잡았다고 여겼는데, 선생님은 그런 태혁이의 속까지 훤히 꿰뚫어보고 아예 정체를 먼저 밝혀 버립니다. 이러니 태혁이는 선생님이 더 무서워질 밖에요. 그러나 선생님의 진짜 의도는 태혁이에게 겁을 주고 기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이런 태혁이를 마음으로부터 설득하여 자발적으로 내면의 변화를 끌어내려는 것이겠습니다. 

특히 초등학생 때는, 준비물을 안 챙겨가면 수업이 재미가 없습니다. 사실 이 이치는 중고등학교, 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은 미리 수업 준비(예습을 포함)를 해 가야 앞에서 선생님, 교수님(교수님도 선생님이지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따라갈 수가 있습니다. 또 과학, 미술 시간은 준비물이 없다면 아예 물리적으로 참여가 어렵고, 혹시 준비물 안 챙겨왔다고 선생님이 나무라기라도 할 까봐 조마조마해서 더 견딜 수가 없죠. 제 생각에 수업 태도, 집중력 이슈 중에서도 초등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 준비물인 것 같습니다. 

태혁이는 선생님의 진정성어린 지도 끝에 결국 본인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부모님도 원하던 집중력을 서서히 내면화하게 됩니다. 레드월드란 제 생각에 딴 게 아니라, 학교의 커리큘럼 부적응에 대한 두려움, 부모님과 선생님의 인정을 못 받는 데서 유래하는 좌절감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제 태혁이는 이런 식으로 자신도 남들도 더 인정하는 모범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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