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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8월
평점 :
한 남자의 아내로, 많은 자녀의 엄마로 현모양처로 우리의 역사 속에서 그 이름을 남기고 있는 신사임당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치마폭에 그린 그림이 유명하며, 이이의 엄마라는 사실 외에 그녀를 엿보고싶었다.
이는 어느날 우연하게 엄마의 붉은 비단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엄마의 유품 속에 붉은 비단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이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붉은 비단보 속에 있던 것에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었던 그 사연...이제 시간은 사임당의
어린시절로 돌아간다.
동생이 태어나던 날이었다. 가족은 모두 아들이기를 바랐으나 엄마는 또 여자아이를 낳고 말았다. 눈이 내렸던 그날 대나무에
쌓인 눈을 그리고 싶었던 인선은 쌓인 눈을 흘러내리게 한 연이 대나무에 날아와 박힌 것을 보게 된다. 당찬 어느 소년의 것이었다.
초롱은 인선과 동갑으로 한양의 대감댁 기생 첩의 자녀라고 했다. 그의 오빠는 준서라는 이름으로 그날의 소년이었다. 강릉에서
부자로 소문난 정대감댁의 잔치에 초대를 받게 되는 초롱네와 인선은 그곳에서 가연을 만나게 된다. 부잣집 외동딸, 그들은 그렇게 친한 세 명의
친구가 되었다. 열 아홉이 되기전에는 결혼을 절대 하지 말자며 다짐도 하는....
하지만 그 시대, 여인으로 산다는 것은 모두가 그렇게 고통을 수반하게 되는 것일까.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여인의 삶이라는 것은 그
어디에도 행복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 인선은 자신의 고통을 숨긴 채, 아내로 엄마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철저하게 자신의 마음만은 자유 속에 둔다며, 한 남자를 영원히 마음에 품는 그녀.
준서와 인선은 애절한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그들, 양반댁 아가씨와 첩의 아들이라니 거기다 준서의
집은 결국 역적으로 무너져내리기조차 한다. 인선의 결혼을 앞두고 준서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되는 인선 그러나 세월이 흘러 그 진실의 내막을
알게 되는데...
사임당은 한 남자의 아내로 훌륭한 내조를 했고, 성공적인 아들을 만들어냄으로 엄마로의 모습 역시 훌륭하게 해낸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 여인이었음을 기억해야 하며, 그러하기에 그녀에게도 사랑이 있었음을 인정해아하지 않을까. 선택할 수 없었던 사랑이
말이다.
사임당의 삶이 궁금했다. 그녀의 붉은 비단보에 쌓여 있던 물건들, 그것은 바로 사임당의 또 다른 삶, 책에서 말했듯 그림자의
삶이다. 책은 술술 넘어가며, 사임당의 또다른 삶에대한 상상을 해보는 이 시간은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