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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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빈 자루는 제대로 설 수가 없는 법이지." - P14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 P22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 P29

가끔 까만 머리카락에 눈빛이 똘망똘망한 딸들이 작은 마녀처럼 보일 때가 있었다. 여자들이 힘과 욕구와 사회적 권력을 가진 남자들을 겁내는 건 그럴 만하지만, 사실 눈치와 직관이 발달한 여자들이 휠씬 깊이 있고 두려운 존재였다. 여자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측하고, 밤에 꿈으로 꾸고, 속마음을 읽었다. - P32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이 길?" 노인은 낫으로 땅을 짚고 손잡이에 기댄 채 펄롱을 빤히 보았다. "이 길로 어디든 자네가 원하는 데로 갈 수 있다네." - P54

사람이 살아가려면 모른척해야 하는 일도 있는 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 - P56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 석탄 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 그 아이가 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 - 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잦이 새서 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 P99

사람한테서 최선을 끌어내려면 그 사람한테 잘 해야 한다고, 미시즈 윌슨이 말하곤 했다. - P100

주고받는 것을 적절하게 맞추어 균형 잡을 줄 알아야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람들하고 잘 지낼 수 있단 생각을 했다. - P102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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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눌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1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민음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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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영혼을 다른 사람의 것과 섞을 수는 없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가까이 함께 서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각자 자기 자리에 뿌리 내리고 있는 꽃과도 같아서 다른 영혼에게로 갈 수가 없어. 만일 가고자 한다면 자신의 뿌리를 떠나야 하는데 그것 역시 불가능하지. 꽃들은 다른 꽃들에게 가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향기와 씨앗을 보내지. 하지만 씨앗이 적당한 자리에 떨어지도록 꽃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것은 바람이 하는 일이야. 바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이곳 저곳으로 불어댈 뿐이지.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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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50권,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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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궤, 8일간의 축제
KBS 의궤, 8일간의 축제 제작팀 지음 / 민음사 / 2022년 8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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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0일)
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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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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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벌거벗은 한국사 : 권력편- 본격 우리 역사 스토리텔링쇼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최태성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3월
19,800원 → 17,820원(10%할인) / 마일리지 9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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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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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대학의 마이클 포스너 교수가 실시한 한 연구는 무언가 집중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경우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24

집중력 문제는 사회 전체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하나의 생물종으로서 우리는 기후 위기 같은 전례 없는 걸림돌과 장애물에 직면해 있으며, 이전 세대와 달리 이 같은 심각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집중력이 떨어지면 문제 해결 능력도 저하된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자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쉽게 이끌리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P25

현재에 존재하는 나, 바로 지금의 나는 더 심오한 목표를 좇고 싶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자신이 실수를 할 수 있고 유혹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미래의 나를 구속한다. 선택지를 좁힌다. 돛대에 자신을 묶어 놓는 것이다. - P37

정보량의 증가가 전 세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솓고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이 있습니다...우리가 속도에 빠지는 건 그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온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어느 주제에 관해 무엇이든 알아내고 배울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점점 진이 빠지게 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는 겁니다...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고요." - P52

잠든 사람은 돈을 쓰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아요. 아무 상품도 소비하지 않고요....지금의 경제체제는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집중력 부족은 로드킬일 뿐이에요. 그저 사업의 대가일 뿐이죠. - P118

우리는 책에서 화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책에서 나오는 더 깊은 형태의 읽기 능력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책을 더욱더 안 읽게 되었다. 몸무게가 늘면 운동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 P127

가장 깊은 층위의 사고가 점점 더 적은 사람에게만 가능해져서 마침내 오페라나 배구처럼 극소수의 취미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 P128

신기술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새로운 규칙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매클루언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방식이 정보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세상은 빠르고, 중요한 것은 표면과 겉모습이며, 세상만사는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가르친다. - P129

말할 가치가 있는 내용 중 280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드물다. 어떤 생각에 대한 나의 반응이 즉각적일 때, 내가 그 주제에 대해 수년간 전문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 반응은 얄팍하고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즉시 나에게 동의하느냐 아니냐는 내가 하는 말이 옳은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세상은 복잡하며,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이해 가능하다. 세상은 천천히 사고하고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진실은 처음에는 인기를 얻지 못한다. - P131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 P135

이 웹사이트들은 개인의 집중력을 망친다. 그다음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괴한 거짓 정보를 가득 채워 넣어서 자기 존재에 대한 진짜 위협과 존재하지도 않은 위협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떤 국가든 이러한 거짓 정보에 오래 노출되면 분노와 비현실 속에서 길을 잃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거리와 하늘이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며, 이로써 우리는 과도한 각성 상태가 되고, 이 상태는 우리의 집중력을 더욱더 망가뜨린다. - P217

우리에겐 가고 싶은 목적지가 있어요. 그런데 소셜미디어는 대부분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가지 않아요. 우리가 길에서 벗어나게 만들죠. 소셜미디어가 정보 공간이 아닌 물리적 공간에서 우리를 안내했다면, 우리는 이걸 계속 사용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 자체로 결함이 있으니까요." - P218

그가 깨닫게 해준 것은 우리의 집중력을 되찾으려면 물론 개인적 해결책을 취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대다수가 이 곤경에서 빠져나올 수 없음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고 있는 세력에 함께 맞서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 P241

우리는 어디에서나 정치적 체념이 느껴지는 문화에 살고 있다. ...... 정치적 비관주의는 사람들이 순전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해결책에 매달리게 만든다. - P259

과각성(hypervigilance)은 본질적으로 가는 곳마다 곰을 찾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초점은 잠재적 위험의 단서에 맞춰져 있어요. 현재 일어나는 일을 느끼거나, 배워야 할 수업을 듣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요. ‘그러한 상태에 빠진 사람이‘ 집중을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위험의 단서나 증거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는 거죠. 초점이 거기에 가 있는 거예요. - P274

네이딘은 자신이 집중력에 관한 핵심 사실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그 사실은, 평상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으려면 반드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 P276

네이딘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의 규모만큼 그들에게 제공하는 수단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 P279

사람들은 해가 갈수록 더욱 오래 일한다. 내가 뉴욕 북부 로체스터 대학에서 인터뷰한 심리학 교수 에드 데시는 오늘날 근무시간이 1969년에 사람들이 정규직 일자리로 여긴 근무시간보다 1년에 한 달이 늘어났음을 입증했다. 캐나다의 보건 당국은 자국민이 근무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연구하기로 했다. 100곳이 넘는 일터에서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사람들의 근무 방식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자세한 자료를 만들어냈다. 이 자료는 근무시간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이 더욱 산만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이러한 업무량은 지속 불가능하다." - P286

많은 사람이 소진될 때까지 일하는 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성공이라 칭한다. 갈수록 빨라지는 속도의 토대 위에 있는 문화에서 속도를 줄이기란 힘든 일이며, 우리 대다수가 그렇게 할 때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모두 함께 사회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 P301

듣기 좋은 자기계발 강의로 연결 끊기의 장점을 알려주는 것은, 그럴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 P305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집중력 문제를 겪고 ADHD를 진단받을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대체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들이 받는 큰 스트레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앨런이 말했다. "문제가 퍼져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P353

ADHD를 일으키는 요소를 장기적으로 연구한 앨런 스루프도 똑같은 말을 했다. "유전자는 진공 상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유전자 연구에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 유전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현된거나 발현되지 않는다." - P366

집중력의 세 가지 형태는, 첫째 즉각적인 행동에 집중하는 스포트라이트, 둘째 시간이 드는 장기적인 목표에 적용할 수 있는 스타라이트. 이 집중력의 이름이 스타라이트인 이유는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별을 올려다보면 자신이 향하던 방향을 다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층은 애초에 자신의 장기적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하게 해주는 집중 형태인 햇빛, 데이라이트이다. 제임스가 이러한 집중력에 데이라이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눈 앞의 광경이 햇빛으로 가득할 때에만 주변 상황을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410

데이라이트의 상실이 ‘가장 심각한 형태의 산만함‘이며 심지어 우리가 ‘분열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데, 잔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정신적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 우리가 별빛과 햇빛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성찰과 공상, 사색을 지속할 때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빛을 잃고 있다. - P410

우리의 집중력이 잘 자라서 잠재력을 온전히 피워내려면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성인에게는 몰입이 필요하고, 책을 읽고, 자신이 집중하고 싶은 유의미한 활동을 찾고, 자기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이 배회할 공간을 마련하고, 신체 활동을 하고, 잘 자고, 뇌가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 P420

우리의 집중력을 방해하고 성장을 막기 때문에 차단해야 할 것들도 있다. 지나친 속도와 전환, 지나친 자극, 우리를 공격하고 중독시키는 침략적 기술, 스트레스, 탈진, 우리를 각성시키는 식용색소로 범벅인 가공식품, 대기오염이 그러한 것들이다. - P420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 안다.
첫째, 감시 자본주의를 금지해야 한다. 둘째,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어린 시절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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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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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문제를 인식하고 숙고할 시간이 충분히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자원을 동원해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까‘를 가르쳐야 하는데, 우리는 주어진 문제를 한정된 시간 안에 어떻게 푸는지를 가르치죠. - P64

제가 대가들과 조금 깊이 이야기를 나눠본 경험이 있는데, 대가인데 이런 것도 모르나 싶을 만큼 그분들에게도 구멍이 있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있다고 봅니다. 대가는 능력이 출중해서 하나씩 쌓아가면 지금의 자리로 올라갔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분들도 꼭 완벽하지는 않다는 제 나름의 확신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공부의 구성 요소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젊은 친구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 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깊숙이 파고든 저쪽이 버팀목이 되어 제법 힘이 생깁니다. - P83

공부란 결국 호기심이 권하는 곳으로 뱃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P86

뭐든 한참 하면 엉성한 곳들이 슬금슬금 메워지더라고요. - P86

제 답은 하나죠. 마감 1주일 전에 미리 끝냅니다. 마음에 엄청난 평안을 줘요. 결과물의 질을 높일 수도 있고요. - P104

우리나라 고등 교육이 가르치고 있고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방향이 별나게 창의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학 문턱을 넘은 학생들에게 성실과 지식을 채울 수 있도록 양적으로라도, 공부를 많이 시키는 틀을 갖춰야죠. 적어도 많이 하는 분위기는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 P130

삶이란 게 그래요. 함께하는 일을 열심히 해도 자기 일을 못 챙기면, 나중에 상대가 나보다 더 잘나갈 때 상대에게 "너는 노력을 더 해야겠다"라는 말을 듣는 험한 꼴을 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 것은 열심히 챙기면서 같이 일할 때 얌체처럼 굴면 동반추락하고요. 이 둘을 어떻게 잘 조율하느냐가 인생이죠. - P133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면 눈만 나빠집니다. 한동안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독서를 하자는 말까지 버젓이 권해졌어요. 그러다 보니 아주 말랑말랑한 책만 팔렸죠......책은 우리 인간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발명품인데, 그 책을 취미로 읽는다? 이건 아니죠.
독서는 일입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책을 그늘에 가서 편안하게 보는 건 시간 낭비이고 눈만 나빠져요. 책은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도 최악의 발명품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기획서를 작성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치밀하게 기획해서 공략해야죠... 어느 순간 그 주제가 내 지식의 영토 안으로 들어와요. - P144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우리가 모든 현상이 시간 속에 변화하며 존재하는 본질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여지는 현상을 대상화하고, 권력의 주체를 의인화하면서 오히려 내 권리를 놓치고 있다는 걸 모르며 살아간다고 할까요. - P165

경험이 인생에 길 하나를 내는 셈이네요. - P179

엄마 침팬지는 새끼 침팬지를 가르치지 않아요. 가르침은 없습니다. 배움만 있어요. 새끼 침팬지는 옆에서 그냥 보고 배워요. - P231

우리는 아이를 너무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아닐까? 침팬지가 배우듯이 몸으로 익히면 긴 인생에 휠씬 더 강력한 학습이 될 텐데, 급하게 욱여넣으려고 애쓰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나에게 말로 하면 잊을 것이고, 가르쳐주면 기억할 것이며, 참여하게 하면 배울 것이다"라고 말했다지요.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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