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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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람에 떠밀려 온 얇은 구름층이 산꼭대기의 목주변에 걸려 갈기갈기 찢긴 비단처럼 너울거렸다. - P19

가장 놀라운 사건들은 아무도 눈치챌 수 없이 작은 바늘 하나가 툭 떨어지듯 시작하여 꼬리를 물고 연쇄한다. ...(중략)...이른 6월의 생동감으로 가득한 날이었다. 나무들은 각자의 녹색 음향을 노래했으니, 그 신선함이 눈으로도 들을 수 있는 음악처럼 펼쳐졌다. - P78

별들이 잠자리에 들 무렵, 소년은 서서히 땅을 덥히는 태양의 냄새를 맡으며 잠에서 깼다. 그는 눈을 비비고 도랑에서 기어 나와 흐르는 듯한 감귤 빛깔에 흠뻑 물든 도시의 모습을 처음으로 상세히 둘러보았다. 경성의 여름 새벽은 짜릿함을 안겨주었지만 거의 감지하지 못할 만큼 찰나에 지나갔다. 타오르는 태양이 지평선 위로 냅다 뛰어오르자 축축하던 밤이슬은 몇 초 만에 말라버리고, 도시는 태양의 명령에 복종하듯이 잠에서 깨어났다. - P104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이 고유한 의미를 지닌 존재라고 믿는다. 그러지 않으면 각자의 인생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다. - P119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집에 가는 동안 눈 덮인 거리는 그늘진 곳은 청회색으로, 그리고 오후 햇살을 받은 뒤에는 밝은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단이는 그 모든 풍경이 평소보다 더 아름답고 생생하다고 느꼈다. 정말 오랜만에 자신이 실제 나이보다 젊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몇 년의 세월이 한꺼번에 거꾸로 돌아간 것처럼. - P173

고요한 침묵이 폭발 후의 화산재처럼 내려앉았다. - P203

시간은 겨울 안개처럼 흘러갔다. 흐릿하고, 형태도 없으며, 명보의 존재에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승객 없이 항해하는 배처럼 홀로 지나갔다. 아니면 명보만 빼고 다른 모두를 태우고 가는 배였는지도 모른다. 시간의 세계 밖에 남겨진다는 것은 ‘넌 아무 의미도 없어‘라는말을 몸에 새겨놓는 듯한 특별한 종류의 고문이었다. - P219

사랑이란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정의된다. 상대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가 결국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말하는 셈이다. 이는 인생의 마지막 기차에 오를 때 과연 누구와 손을 잡고 있고 싶은지를 고르는 문제이기도 했다. 이제 명보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깨달았다.
"사랑하는 내 아들 현우에게." 그는 이렇게 쓰기 시작했다. - P220

그렇게 나는 난생처음으로 초조한 행복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 평소의 나는 초조해하지도 행복해하지도 않는데, 그건 그 무엇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간절히 원하는 게 생기고 보니, 갑자기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이 굉장히 중요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 P249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나니,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 P250

거의 예외 없이, 다들 너무 당연하다는 듯 제 스스로를 정직한 인물로 여긴다는 점은 오랫동안 명보를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을 때면 깜짝 놀랄 만큼 영리하고 교활해졌으며, 너무도 약삭빠르게 머리를 굴리느라 심지어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다. - P288

쌀쌀한 11월, 가을의 선명한 푸른색과 노란색이 이제 막 눈앞에 다가온 겨울의 회색과 은색, 분홍색에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 P305

연화와 옥희가 스무살이 되던 해 봄, 그들의 집 안 공기는 늘 예민하고 섬세한 떨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부엌일을 돕는 하인은 두 아씨에게 수시로 날아드는 은밀한 연서를 전달하느라 바빴고, 아씨들은 종종 꿈꾸는 듯한 얼굴로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아무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미소를 짓곤 했다. - P308

고독은 그를 감싸는 아름다운 외투 같았다. - P375

이 세상의 모든 세람은 두 종류로 나뉘며, 대다수는 그중 첫 번째 범주에 속한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자신이 현재의 상태에서 성공을 향해 더 나아갈 수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 그러고 나면 자신의 삶에 주어진 운명을 합리화하고 그 자리에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이것을 깨닫는 시점은 놀랍도록 일러서, 대체로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도달한다. 교육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 또한 서른에서 마흔 살 사이에는 같은 결론에 이른다. 일부 사람들은 출생 환경이나 그 자신의 야망, 그리고 재능에 힘입어 대략 쉰 전후에 비슷한 깨달음을 얻는데, 그 정도 나이에 이르면 이러한 소강도 그렇게 끔찍해 보이지 않는 법이다.
- P387

그들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오랫동안 그렇게 서로를 안고 있었다. 지난 세월 동안 서로가 얼마나 사뿐하고 연약해졌는지, 햇볕 아래 오래 놓아둔 책등의 색이 바래듯 중년의 나이를 넘어선 여자의 몸이 얼마나 흐릿하고 채도가 낮아지는지를 두 사람은 실감했다. - P397

모두가 꿈을 꾸지만, 그중 몽상가는 일부에 불과하다. 몽상가가 아닌 다수의 사람들은 그냥 보이는 대로 세상을 본다. 소수의 몽상가들은 그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달, 강, 기차역, 빗소리, 따스한 죽 한 그릇처럼 평범하고 소박한 것들도, 몽상가들은 여러 겹의 의미를 지닌 신비로운 무엇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에게 세상은 사진이라기보단 유화여서,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가장 바깥쪽에 있는 색깔만을 바라볼 때 이들은 영원히 그 아래 감춰진 색깔을 바라본다. 몽상가가 아닌 사람이 유리를 통해 보는 풍경을, 몽상가들은 프리즘을 통해 바라보는 셈이다. - P415

체포라는 충격적인 경험과 실연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단이는 패배하는 것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그에게 실패란 마치 올이 나간 스타킹과 같았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걸 남들에게 눈치채이는 건 당사자의 잘못이라는 식이었다. 실패를 감추고 처음부터 없었던 일인 양 폐기하려는 노력은 단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인 동시에 예의의 문제였다. 이는 일종의 멋지고 귀족적인 감성이었으나, 단이의 역할을 다정하고 친밀한 친구보다는 존경하고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한정 짓는 것이기도 했다. - 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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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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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빈 자루는 제대로 설 수가 없는 법이지." - P14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 P22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 P29

가끔 까만 머리카락에 눈빛이 똘망똘망한 딸들이 작은 마녀처럼 보일 때가 있었다. 여자들이 힘과 욕구와 사회적 권력을 가진 남자들을 겁내는 건 그럴 만하지만, 사실 눈치와 직관이 발달한 여자들이 휠씬 깊이 있고 두려운 존재였다. 여자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측하고, 밤에 꿈으로 꾸고, 속마음을 읽었다. - P32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
"이 길?" 노인은 낫으로 땅을 짚고 손잡이에 기댄 채 펄롱을 빤히 보았다. "이 길로 어디든 자네가 원하는 데로 갈 수 있다네." - P54

사람이 살아가려면 모른척해야 하는 일도 있는 거야. 그래야 계속 살지 - P56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 석탄 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 그 아이가 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 - 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잦이 새서 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 P99

사람한테서 최선을 끌어내려면 그 사람한테 잘 해야 한다고, 미시즈 윌슨이 말하곤 했다. - P100

주고받는 것을 적절하게 맞추어 균형 잡을 줄 알아야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사람들하고 잘 지낼 수 있단 생각을 했다. - P102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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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눌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1
헤르만 헤세 지음, 이노은 옮김 / 민음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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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영혼을 다른 사람의 것과 섞을 수는 없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가까이 함께 서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각자 자기 자리에 뿌리 내리고 있는 꽃과도 같아서 다른 영혼에게로 갈 수가 없어. 만일 가고자 한다면 자신의 뿌리를 떠나야 하는데 그것 역시 불가능하지. 꽃들은 다른 꽃들에게 가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향기와 씨앗을 보내지. 하지만 씨앗이 적당한 자리에 떨어지도록 꽃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것은 바람이 하는 일이야. 바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이곳 저곳으로 불어댈 뿐이지.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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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50권,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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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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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기억의 빛
마이클 온다치 지음, 아밀 옮김 / 민음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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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영혼의 집 2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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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영혼의 집 1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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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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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대학의 마이클 포스너 교수가 실시한 한 연구는 무언가 집중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경우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24

집중력 문제는 사회 전체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하나의 생물종으로서 우리는 기후 위기 같은 전례 없는 걸림돌과 장애물에 직면해 있으며, 이전 세대와 달리 이 같은 심각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집중력이 떨어지면 문제 해결 능력도 저하된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자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쉽게 이끌리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P25

현재에 존재하는 나, 바로 지금의 나는 더 심오한 목표를 좇고 싶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자신이 실수를 할 수 있고 유혹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미래의 나를 구속한다. 선택지를 좁힌다. 돛대에 자신을 묶어 놓는 것이다. - P37

정보량의 증가가 전 세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솓고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이 있습니다...우리가 속도에 빠지는 건 그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온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어느 주제에 관해 무엇이든 알아내고 배울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점점 진이 빠지게 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는 겁니다...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고요." - P52

잠든 사람은 돈을 쓰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아요. 아무 상품도 소비하지 않고요....지금의 경제체제는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집중력 부족은 로드킬일 뿐이에요. 그저 사업의 대가일 뿐이죠. - P118

우리는 책에서 화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책에서 나오는 더 깊은 형태의 읽기 능력을 잃기 시작했고, 결국 책을 더욱더 안 읽게 되었다. 몸무게가 늘면 운동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과 비슷하다. - P127

가장 깊은 층위의 사고가 점점 더 적은 사람에게만 가능해져서 마침내 오페라나 배구처럼 극소수의 취미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 P128

신기술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새로운 규칙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매클루언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방식이 정보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텔레비전은 우리에게 세상은 빠르고, 중요한 것은 표면과 겉모습이며, 세상만사는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가르친다. - P129

말할 가치가 있는 내용 중 280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드물다. 어떤 생각에 대한 나의 반응이 즉각적일 때, 내가 그 주제에 대해 수년간 전문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 반응은 얄팍하고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즉시 나에게 동의하느냐 아니냐는 내가 하는 말이 옳은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세상은 복잡하며,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이해 가능하다. 세상은 천천히 사고하고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진실은 처음에는 인기를 얻지 못한다. - P131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 P135

이 웹사이트들은 개인의 집중력을 망친다. 그다음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괴한 거짓 정보를 가득 채워 넣어서 자기 존재에 대한 진짜 위협과 존재하지도 않은 위협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떤 국가든 이러한 거짓 정보에 오래 노출되면 분노와 비현실 속에서 길을 잃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이는 곧 거리와 하늘이 실제로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며, 이로써 우리는 과도한 각성 상태가 되고, 이 상태는 우리의 집중력을 더욱더 망가뜨린다. - P217

우리에겐 가고 싶은 목적지가 있어요. 그런데 소셜미디어는 대부분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가지 않아요. 우리가 길에서 벗어나게 만들죠. 소셜미디어가 정보 공간이 아닌 물리적 공간에서 우리를 안내했다면, 우리는 이걸 계속 사용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 자체로 결함이 있으니까요." - P218

그가 깨닫게 해준 것은 우리의 집중력을 되찾으려면 물론 개인적 해결책을 취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대다수가 이 곤경에서 빠져나올 수 없음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고 있는 세력에 함께 맞서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 P241

우리는 어디에서나 정치적 체념이 느껴지는 문화에 살고 있다. ...... 정치적 비관주의는 사람들이 순전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해결책에 매달리게 만든다. - P259

과각성(hypervigilance)은 본질적으로 가는 곳마다 곰을 찾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초점은 잠재적 위험의 단서에 맞춰져 있어요. 현재 일어나는 일을 느끼거나, 배워야 할 수업을 듣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요. ‘그러한 상태에 빠진 사람이‘ 집중을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위험의 단서나 증거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는 거죠. 초점이 거기에 가 있는 거예요. - P274

네이딘은 자신이 집중력에 관한 핵심 사실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그 사실은, 평상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으려면 반드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 P276

네이딘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의 규모만큼 그들에게 제공하는 수단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 P279

사람들은 해가 갈수록 더욱 오래 일한다. 내가 뉴욕 북부 로체스터 대학에서 인터뷰한 심리학 교수 에드 데시는 오늘날 근무시간이 1969년에 사람들이 정규직 일자리로 여긴 근무시간보다 1년에 한 달이 늘어났음을 입증했다. 캐나다의 보건 당국은 자국민이 근무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연구하기로 했다. 100곳이 넘는 일터에서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사람들의 근무 방식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자세한 자료를 만들어냈다. 이 자료는 근무시간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이 더욱 산만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이러한 업무량은 지속 불가능하다." - P286

많은 사람이 소진될 때까지 일하는 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성공이라 칭한다. 갈수록 빨라지는 속도의 토대 위에 있는 문화에서 속도를 줄이기란 힘든 일이며, 우리 대다수가 그렇게 할 때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모두 함께 사회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 P301

듣기 좋은 자기계발 강의로 연결 끊기의 장점을 알려주는 것은, 그럴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 P305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집중력 문제를 겪고 ADHD를 진단받을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대체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들이 받는 큰 스트레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앨런이 말했다. "문제가 퍼져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P353

ADHD를 일으키는 요소를 장기적으로 연구한 앨런 스루프도 똑같은 말을 했다. "유전자는 진공 상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유전자 연구에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 유전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현된거나 발현되지 않는다." - P366

집중력의 세 가지 형태는, 첫째 즉각적인 행동에 집중하는 스포트라이트, 둘째 시간이 드는 장기적인 목표에 적용할 수 있는 스타라이트. 이 집중력의 이름이 스타라이트인 이유는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별을 올려다보면 자신이 향하던 방향을 다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층은 애초에 자신의 장기적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하게 해주는 집중 형태인 햇빛, 데이라이트이다. 제임스가 이러한 집중력에 데이라이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눈 앞의 광경이 햇빛으로 가득할 때에만 주변 상황을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410

데이라이트의 상실이 ‘가장 심각한 형태의 산만함‘이며 심지어 우리가 ‘분열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데, 잔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정신적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 우리가 별빛과 햇빛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성찰과 공상, 사색을 지속할 때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빛을 잃고 있다. - P410

우리의 집중력이 잘 자라서 잠재력을 온전히 피워내려면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성인에게는 몰입이 필요하고, 책을 읽고, 자신이 집중하고 싶은 유의미한 활동을 찾고, 자기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이 배회할 공간을 마련하고, 신체 활동을 하고, 잘 자고, 뇌가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 P420

우리의 집중력을 방해하고 성장을 막기 때문에 차단해야 할 것들도 있다. 지나친 속도와 전환, 지나친 자극, 우리를 공격하고 중독시키는 침략적 기술, 스트레스, 탈진, 우리를 각성시키는 식용색소로 범벅인 가공식품, 대기오염이 그러한 것들이다. - P420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 안다.
첫째, 감시 자본주의를 금지해야 한다. 둘째,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어린 시절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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