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논어 고전 친숙하게 읽기 시리즈 1
공자 지음, 홍승직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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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이 정치에 대해서 물었다.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먹을 것이 풍족하고 적을 방비할 무기가 풍족하고, 백성들이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이다" 자공이 말했다. "부득이하게 꼭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이 세 가지 중 무엇을 먼저 포기합니까?" "무기 갖추는 것을 포기한다." 자공이 말했다. "부득이하게 꼭 한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면, 이 두 가지 중 무엇을 먼저 포기합니까?" "먹을 것을 포기한다. 옛부터 사람에게는 누구나 죽음이 있으되, 백성들이 믿음이 없으면, 왕의 자리에 설 수 없다." (p227)


밑줄을 두줄 그었다. 가장 먼저 포기해도 좋을 것을 목숨걸고 지키고자 가장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할 민심을 내쳐버리는 현실때문인지도 모른다. 안연편의 이야기다.

시국은 혼란하여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사방에서 영웅들이 뜨고 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밥그릇을 두고 서로 다투는 형국이니 그 형색은 비통하기만 하다.

이런 시국에 논어를 읽는다는 건 어쩌면 한가한 신선놀음으로 비추어질지도 모를일이다.

예를 중시하고, 인을 중심에 놓은 공자의 가르침들. 고리타분하고 봉건시대에 걸맞는 도덕이며 윤리일것 같지만 덮을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예의 근본에 '사람'이 있고 '백성'이 있었기에 그렇다.

유교적 사고방식이라 일컬어지는 가치관을 품은 분들 밑에서 자라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논어의 경구들은 낯설지만은 않다.

시험문제에 자주 나오던 "배우고 때로 익히면" 이라든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같은 말들은 한글로 풀어 썼지만 머릿속에 한자로 정리되고 있을 지경이다.

학이시습지면..유붕이 자원방래면..

또한 논어는 보슬비처럼 삶에 젖어든 가치와도 닮았다. 교양선택으로 논어를 듣는다든지 한때 열풍이던 도올 선생의 논어강연이랄지 뭔가 성의있는 글을 쓰고자 할 때 인용구로 다양하게 접하게 된다.

그래서 만만하게 덤벼들다 이내 낙심하고 포기하게 되었다.

매번 1단원만 풀다가 덮어버리는 수학문제집처럼 늘 앞부분만 필사되고 밑줄이 그어지다 그만두어지는 논어.

고전은 가치의 변화와 사회의 변동 속에 점점 잊혀지고 어려워지고 있다. 어려워지는 이유는 지금과 맞지 않아서라기 보다 점점 '사람'이 존중받지 못하게 된 까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의 학문, 사람에게 복무하는 학문, 언행과 관계의 예를 일러주는 학문, 이 모든 것이 발전과 소득우선에 밀려나게 된 까닭은 아니겠는가.


제 1편 학이편에서부터 20편 요왈편까지 깔끔하게 정리된 책.

쉽게 읽는 논어. 풀이가 잘 된 논어. 쉽게 쓰여진 논어. 온갖 논어들이 내 손에 들어온 순간 어렵게 읽히는 논어. 풀이가 의심되는 논어. 어쩌면 이렇게 어려운 논어가 되어진건 순전히 내 탓이겠다. "처음 읽는 논어" 이제껏 읽어왔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훌훌 읽어낸다.

쉽다.

깊게 파고 들자면 한없이 파고 들 늪 같은 논어에 겁먹지 않아도 좋을만큼 쉽다. 달리 이야기하면 연구용이나 학습용이라기 보다 논어와 낯익히기 정도가 되겠다

일단 낯을 익히고 다시 읽으면 그 속내를 보여주겠지. 우물가에서 처음 만난 선남선녀처럼 한번쯤 웃어주고, 눈짓을 나누고 속내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그 첫걸음으로 맞춤한 책인듯 싶다.

한자를 풀이해 적어둔 것은 간혹 갸우뚱하게 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오래 들여다보고 소리내어 읽어보다보면 '아하~이 말이구나'하게 된다.


처음 읽는 논어다.

뭔가 대단한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면 아마 싱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가치,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과 어떻게 되찾을까에 대한 오래 전부터 전해져오는 외할머니의 처방같은 조언을 만나고 싶다면..권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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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운 중국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이욱연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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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요즘처럼 중국과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중국은 늘 낯선 나라였고 중국이라고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처럼 북한이 따라오곤 했던 것 때문이리라. 어쩐지 우리와는 가까워지지 않을 것 같은 덩치 큰 이웃동네 형같은 느낌이었다. 정치경제를 비롯한 국가적 체제변화를 겪으며 큰 힘으로 자리매김한 중국.

수출 상대국으로, 사회주의 국가로, 우리나라의 문화컨텐츠가 많이 넘어간 나라로, 관광수입에 큰 역할을 하는 나라로. 중국은 한층 가까이에 있게 되었다.

사이좋게 잘 지내면 좋을텐데..사드배치 문제로 러시아와 더불어 참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이만큼 가까운 시리지가 세 나라를 주제로 나올 예정인것 같다.

흥미롭겠다.

사드를 가운데 두고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와 턱없이 기지를 내주고 눈치보고 있는 한국과, 이제 방어군이 아닌 실제 전쟁을 할 수 있는 군을 두기 위해 개헌을 하겠다는 일본. 도무지 판세를 읽을 수 없는 초접점에 모여섰다. 분명한 건, 우리는 그 어떤 실익도 없다는 것.


중국이 궁금해서 책을 찾아보면 중국여행서들이 대부분이다. 명소와 먹거리가 주를 이루는..사진과 사진과 사진이 이어지는 책들, 혹은 너무나 전문적으로 역사와 정치와 경제의 구조와 체계를 정리한 책들, 방대하고 방대해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수많은 나라들이 분열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수없이 겪은 중국의 역사는 다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이런 총체적인 이야기를 한 권으로 할 수 있다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일만큼 어려운 일일것이다. 폭이 좁거나 깊이가 얕거나 하지 않는 이상.

그런 기우를 갖고 책을 펼친다. 건방지게 한마디 하고 말았다. "제법인데?"


#2 이욱연


제법이라고 생각하고 지은이를 살펴본다. 이욱연.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의 번역서를 몇개 읽은 기억이 있다.

최근에 본 위화의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루쉰의 "아Q정전"과 "광인일기" 그리고 그가 쓴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중국어를 잘 모르지만, 루쉰의 정취나 위화의 힘이 읽히는 번역이었다. 번역하는 이들의 문제가 공공연하게 제기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못하는 처지에 뭐라 따따부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몇편의 전작들로 익숙해졌기 때문인것 같다. 잘 읽혔다. 구어체의 글투가 조금 생경하긴 했다. 어쩌면 이런 문체를 더 친숙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


#3.


1.역사. 2. 지리. 문명, 3. 정치,경제, 4. 사회, 5. 문화, 예술, 6.한중관계

6가지로 분류된 이야기들은 거대한 나라. 중국의 표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초상화라기 보다 캐리커쳐같은 느낌이다. 특징을 정확히 짚어낸 중국의 표정.

청조가 마무리되고 봉건제가 붕괴하는 과정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중국의 격변기를 잘 정리했다. 동아시아의 패권국가로서의 중국의 지위를 읽어낼 수 있다.

문화대혁명에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후궁견환전'이라는 중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옹정황제때 후궁들의 암투를 그린 것이다. 청조의 이야기를 읽으며 당시의 모습이 드라마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생동감있게 읽혔다.

이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한중관계로 귀결될 것이다.

제국주의와 냉전체제를 또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현명한 대처가 요구된다. 그 역할을 해야 할 나라의 대표들이 미심쩍은 것이 최대의 함정이지만 말이다.


중국의 깊고 너른 역사와 이야기의 단층을 읽어냄으로 중국의 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하겠다.

전문적으로 중국을 파고드는 독자들에겐 다소 싱거울수도 있겠지만, 일상 구석구석까지 들어와 앉은 '중국'의 힘. 그 시작과 현재가 궁금하다면 읽어봄직하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정성스럽게 쓰여져 있어서 자꾸 웃게 된다. 작가님..대단하시네..소리가 저절로 나올지경.


제법이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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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0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순이밥 2016-07-23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국 이해의 필독서! ˝이만큼 가까운 중국(이까중)˝

부드러운 어투로 조근조근 이방의 나라를 안내 받았다. 역사와 문화라는 것이 깊이를 정하지 않으면 그 끝을 알수 없다. 그런면에서 `이까중`은 저자의 지식을 지나치게 장황하게 펼치기 보다 적당한 깊이를 택했다. `이까중`은 역사와 지리로 시작한다. 하, 은, 주 와 춘추 전국, 진나라의 통일과 시황제의 업적을 소개 한다. 특히 역사를 소개 함에 있어 사건발생 연도를 강조하기 보다 당시 정치상황과 패자의 행보에 무게를 두었다. 그런 이유로 소단락으로 나눈 각각의 시대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중국의 역사를 대략 이해하고 나면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과 문혁, 개혁개방을 이야기 한다. 공산당 일당독제의 정치 구조와 시장경제라는 독특한 중국의 상황을 ˝붉은 자본주의˝라고 소개한다. 무엇보다

`이까중`은 중국인을 만나고 그 사회에 발을 들여 놓을 사람에게 좋은 지침서다. 중국 원탁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다. 중국을 여행한 사람들에게 원탁은 지위가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평등함을 나타내 수행 기사도 함께 밥을 먹더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식탁자리며 음식 주문순서며 재료에 따른 메뉴고르기 등 중국식탁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 꽤 많은 편이다.

타국 문화를 경험하고 소개하는 책을 좋아한다. 그런데 가끔은 마음이 불편해 지는 책도 있다. 타문화에 대한 지나친 친절로 과대포장 하는 경우이다. 읽는이는 경험전에 환상을 가지게 된다. 지나친 환상은 실망을 주기도 하지만 자신의 환상에 현실을 맞춰버려 현지 상황을 균형있게 바라보지 못하기도 한다. 3백페이지가 넘는 `이까중`을 읽으면서 과하다거나 감정으로 중국문화를 바라본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화려한 감정이입보다 인문학 적으로 검증된 사실을 전하려한 작가의 마음이 보여졌다. 중국이 뜬다. 아니 떳다. 그렇기에 화려한 문체와 감정을 앞세운 혹은 중국진출의 비방서를 찾기보다 오늘의 중국을 낮은 호흡으로 지켜보는 시각이 필요할 것이다.
작가의 다음 출판이 기대된다.

나타샤 2016-07-23 17:58   좋아요 0 | URL
좋은 리뷰네요..감사해요
 

책을 읽는데 어떤 출판사의 책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있고 그것을 구매해서 읽으면 그 뿐. 그 책이 나오게 된 경로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작가의 이름도 늘 헷갈리기 일쑤고 작품과 작가를 따로 생각하기도 하고 작가 이름도 제멋대로 기억해버리는 사람인지라 1. 작품, 2. 작가, 3. 출판사 정도의 비중이었을거다.

아직도 임경섭은 내게 임경업이라는 이름 뒤에 떠오르곤 한다. 죄송하게도..

 

어느 날 부턴가 들리는 출판노동자들의 이야기. 사실 오래 된, 이미 구태가 되고 관례가 되었을 행태들이 송곳처럼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 실망에 앞서 소름이 돋았다. 저들의 횡포에 몇푼 안되는 소액일지라도 보태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은 한동안 책읽기를 멈추게 했다. 그제서야 출판사가 눈에 들어왔고, 그제서야 서점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제서야 책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사회구조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굴러가기 마련이다. 때때로 나는 어떤 시각에서 보면 반동이고 어떤 시각에서 보면 호인이고 어떤 시각에서 보면 공범일게 분명하다. 비판받을 자리에 서 있었다면 비판 받아 마땅하다.

특히나 내가 선호하던 출판사들이 줄줄이 걸려들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자괴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도대체 내가 무슨짓을 하고 있던거지?

 

작은 출판사들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눈물겹게 책을 내고 있는 단단한 곳들..

계간지구독을 신청하고, 후원계좌를 하나 만들고 펀딩에 보태고.

이렇게 저렇게 적잖은 곳과 연을 맺게 된다. 기분이 좋아졌다.

매달 통장정리할 때 찍혀있는 후원회비가 빠져나간 흔적에 뿌듯했다. 보란듯이 기념품 같은 걸 건내주진 못하는 곳이지만,(그런걸 애초에 만들지도 만들 생각도 안하는 ) 나오는 책 하나 하나가 기대되고 기꺼이 구입해 읽게 된다.

 

며칠 전 sns에 후원하는 출판사 책임자가 반품된 시집들을 어쩌면 좋을지 고민하는 글을 올렸다.

뭔가 개운치 않은 상황에서 반품이 된 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아마 밀려난 것일게다. 짱짱한 홍보따윈 하지 못하니까..광고판을 모두 접수해버린 대형출판사들에 밀렸으리라.

사람들이 이런 저런 조언을 했다. 어찌 처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안타깝다.

 

시집들이 정말 좋았다. 알록달록한 시집을 모으던(?)걸 그만두고 그 옆에 희고 단정한 시집을 세우는 재미가 좋다.

 

 

 

 

 

 

 

 

 

 

 

 

 

 

 

 

 

 

 

 

 

 

 

 

 

 

 

 

     시가 뭐고?는 칠곡 할매들의 시집이다. 아마 이 출판사에서 나름 히트작일거다. 소개도 많이 되었고..얼마전 칠곡에 포탄이 날아왔다던가? 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다. 할매들은 괜찮으신가? 하고..

포탄 따위는 쨉도 안되는 사드가 근처 성주에 배치된다고 하니..큰일이다. 사드는 어디라도 배치되면 안되는데..

 

사랑의 파문을 주문했다.

책 소개에서 <~문학의 도구는 언어이다. 아니 언어는 도구를 넘어서는 도구이다.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지금 -여기의 언어는 자의성이 강한 잉여, 혹은 결여의 언어로 떠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를 넘어서는 언어라는 것이다. 그 언어의 정수에 아마도 시가 있을 터이다. 시적 언어란 다시 말해 인문을 인문답게 하는 최종 심 급의 언어인 셈이다. 날것의 언어, 생명의 언어, 여백의 언어, 잉여의 언어, 나아가 결여의 언어를 어떻게 재구축할 수 있을까> 라는 부분을 읽는 순간 찌릿했다.

모든 것에 사랑이 있다. '사랑'이 말랑한 단어가 가지는 정치적 생명력을 보아낸 것이 흥미롭다.

정치란 것이 도무지 일상의 것과 맞물리지 않아 생경하게 느껴지지만 살아가는건 어쩌면 가장 치열한 정치행위일지도 모른다.

 

작은 출판사들이 의외로 열심히 책을 내고 있다. 책을 사고, 후원을 하고, 펀딩을 하며 "책만 좋으면 되지 뭐"하는 이기심에서 뛰쳐나오려 한다. 안간힘을 쓴다. 어떤 출판사가 그나마 건강한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다만 덩치가 커지면 이익이 우선되기 시작하면 책은 더이상 책이 아니라 상품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책을 읽고 싶은 것이고 상품을 쟁이고 싶지 않으니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가늠해본다. 나만 유난 떠는게 아닌게 분명할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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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7-20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슷한 심정으로 진보언론매체들, 프레시안 민중의소리 고발뉴스등 5군데를 후원해요. 첨엔 할까말까하다가 이렇게라도 안하면 정말 이들이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아 합니다. 아마 사람들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 빽없고 힘없는 곳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어요.

나타샤 2016-07-20 17:06   좋아요 0 | URL
그렇죠..어쩌면 그들이 마지막 숨통일지도요..^^

chika 2016-07-20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연히 낭기열라, 라는 일인출판사와 연을 맺었는데 몇년째 책을 못내고있어 안타깝다는.
근데 정말 잘 모르겠어요. 책이 뭔 잘못이냐며 시공사의 책도 많이 읽었는데....

나타샤 2016-07-20 21:48   좋아요 0 | URL
11월의 고양이 낸 곳요? 아..진짜 거기도 있구나..그런거 같아요. 우리 엄마는 성질사나운 주인이 하는 쌀집에선 쌀 안사셨어요..멀어도 순한 주인이 파는 쌀을 사셨죠. 그런 느낌? ^^
 

지난주에 주문한 책의 배송상황을 확인하려다 아직 준비중임을 보고 책들을 확인한다. 그 속에서 보이는 책 한 권이 거슬렸다.

몇년 전까지는 많이 사서 보던 출판사이며 계열사였으나 근 2년 사이 보여주는 행태가 가관이라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다 결국 애정을 거뒀다. 꼭 그 출판사 책이 아니어도 좋다. 비슷한 내용이면 다른 출판사의 책을 보고, 그도 여의치 않으면 안보기로 한다.

책 안읽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눈물나게 간절한 책이 그 출판사에서 나온다면 실망할것도 같다. 어째서 저들과 손을 잡았지? 하는..

책 주문을 취소하고 다시 책을 선택한다. 꼼꼼하게 하나씩 살펴보면서..수고롭고 피로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엄청나게 많은 임프린트사를 가진 공룡들. 그렇게까지 해야했을까?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것 같다.

어떻게든 하나는 걸리겠지. 뭐 그런?

 

첫 화면에 보면 추천마법사라는게 있다. 내 취향에 맞는 책을 알라딘측에서 보여주는 것이리라.

내가 좋아할만한 책. 가만 들여다보다 그런 생각을 했다. 알림신청 하듯이 거절하고픈 출판사를 신청하는 시스템은 없을까?

마음도 안가는 출판사와 그 계열사를 일일이 기억하기도 곤욕스러울뿐더러 이런 수고가 길어지면 책 사는 게 꽤 귀찮아질 것도 같다.

감추기 기능같은?

 

어쩌다 이지경까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장바구니에서 다 골라내었다고 생각했는데 꾸역꾸역 나타난다.

 

어쨌든..오늘 다시 주문한 책들이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 알라딘의 바뀐 택배씨의 불친절함과 어이없음에 우체국택배로 주문을 하다보니 늘 늦다. 그래도 책이 오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이다.

 

신생 출판사들에 마음을 주는 것도 조심스럽다. 공룡의 먹이가 되어버릴 것 같은 느낌..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라는 노랫말처럼..

 

익숙해지거나 대안이 찾아지거나 뭔가 해결책이 나오겠지. 책 오기 전에 밀린 책이나 읽어야겠다.

 

에혀..괜히 나비잠 오는 시간만 길어졌다. 바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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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18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북플에 활동을 많이 하는 회원을 소개하는 피드가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친구 추가를 부추기는 시스템을 좋아하지 않아요. 매일 북플에 접속할 때마다 피드가 뜨면 삭제합니다.

나타샤 2016-07-18 17:06   좋아요 0 | URL
친구, 이웃, 이런 시스템이 굳이 필요하긴 한건지 싶을때도 있어요.
 

김경주의 시극 '나비잠'이 출간되었다.

시극. 극으로 표현되는 시, 시로 연기되는 극. 이 매력적인 조합이 가능하기 위해선 얼마나 놀라운 재능이 필요할까.

김경주에게서 느끼는 에너지는 단순한 힘이 아닌 재능을 촉발시키는 상상력이라고 추측된다.

브로드웨이 공연이 계획되었다는 나비잠은 한글과 영어로 동시 출간되었다고 했다. 대단하다.

 

 

 

 

 

 

 

 

 

 

 

 

 

 

계속되는 작품활동과 번역. 끝없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신뢰가 생긴다.

내가 그를 처음 읽은 건 제법 유명했던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였다. 그 후 '기담' '밀어'를 읽으며 매료되었다.

그의 언어가 주는 운동성은 극작업과 무관하지 않겠구나 싶었다. 언어가 걷고 뛰고 뒹군다. 배우의 동선처럼, 손짓처럼.

'자고 있어 곁이니까', '펄프극장'.

심지어 펄프극장은 필사를 가장하여 그리고 돌리고 써대며 황홀경에 빠져들기도 했다. 아무 의미도 없이 재미있고 신나서..그렇게 책에, 노트에 분탕질을 하는 동안 힘겨웠고 즐거웠다. 그 이후 스스로 '김경주빠'라고 칭하기 시작했고, 주변의 지인들도 그리 인식하기 시작했다.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를 손에 들고 흥분하던 시간.

김경주의 글을 읽는 건 야구를 하는 것과 닮기도 했다.

김경주가 잘 감아쥐었다 던지는 변화구를 잔뜩 긴장하고 집중한 채 마주보다 휘두르게 되는 것.

그것이 잘 맞아 멀리 날아가도, 또는 그대로 포수의 글러브에 박혀버리든 어떤 결과든 만족스러운 .

치고 뛰어나가 전력질주를 하게 되는 것도 즐겁고 아쉬운 척 헛스윙을 몇번 해보는 것도 즐겁다.

어찌해도 지는 경우는 없는, 그렇다고 이기는 경우도 없는, 하지만 공수 모두 온힘으로 달리고 뛰고 던지고 신명나는 게임.

그런 놀이를 하는 느낌이다.

 

 

 

 

 

 

 

 

 

 

 

 

 

 

 

 

 

 

 

 

 

 

 

 

 

 

 

 

 

그런 그의 '나비잠'이 드.디.어. 나온 것이다.

책을 주문하며 벌써 심장이 쿵쿵 뛴다. 그동안 김경주가 작품활동을 안한것도 아닌데..심지어 사람이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만큼 자주 그의 흔적을 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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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15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군대에 있을 때 《기담》을 읽고, 너무 난해해서 충격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ㅎㅎㅎ

나타샤 2016-07-15 17:54   좋아요 0 | URL
난해함의 공포..ㅋㅋ 그거 알아요.^^

stella.K 2016-07-15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김경주빠시군요.ㅋ
저는 작년에 <내가 가장 아름다울 때 내겐 사랑하는 이가 없었다> 읽고 시극이란 게
있었구나 했습니다. 이나타샤님 목록엔 없네요.
솔직히 내용은 그다지 재미는 없던데...ㅋ
김경주 보면 신은 확실히 인간을 차별하는구니 그런 생각들어요.
잘 생기기도 했잖아요.ㅋ
그의 시극을 본적은 없는데 기회되면 보고 싶어요.
그는 꼭 극장에서 공연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잖아요.
그런 정신도 맘에 들고.

나타샤 2016-07-15 19:20   좋아요 0 | URL
^^ 저도 아직 그 작품은 읽지 않았습니다..어떤 여지를 두는?^^
불공평해서 공평한건지도 모르고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