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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운 중국 ㅣ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이욱연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1. 중국
요즘처럼 중국과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중국은 늘 낯선 나라였고 중국이라고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처럼 북한이 따라오곤 했던 것 때문이리라. 어쩐지 우리와는 가까워지지 않을 것 같은 덩치 큰 이웃동네 형같은 느낌이었다. 정치경제를 비롯한 국가적 체제변화를 겪으며 큰 힘으로 자리매김한 중국.
수출 상대국으로, 사회주의 국가로, 우리나라의 문화컨텐츠가 많이 넘어간 나라로, 관광수입에 큰 역할을 하는 나라로. 중국은 한층 가까이에 있게 되었다.
사이좋게 잘 지내면 좋을텐데..사드배치 문제로 러시아와 더불어 참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이만큼 가까운 시리지가 세 나라를 주제로 나올 예정인것 같다.
흥미롭겠다.
사드를 가운데 두고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와 턱없이 기지를 내주고 눈치보고 있는 한국과, 이제 방어군이 아닌 실제 전쟁을 할 수 있는 군을 두기 위해 개헌을 하겠다는 일본. 도무지 판세를 읽을 수 없는 초접점에 모여섰다. 분명한 건, 우리는 그 어떤 실익도 없다는 것.
중국이 궁금해서 책을 찾아보면 중국여행서들이 대부분이다. 명소와 먹거리가 주를 이루는..사진과 사진과 사진이 이어지는 책들, 혹은 너무나 전문적으로 역사와 정치와 경제의 구조와 체계를 정리한 책들, 방대하고 방대해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수많은 나라들이 분열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수없이 겪은 중국의 역사는 다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이런 총체적인 이야기를 한 권으로 할 수 있다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일만큼 어려운 일일것이다. 폭이 좁거나 깊이가 얕거나 하지 않는 이상.
그런 기우를 갖고 책을 펼친다. 건방지게 한마디 하고 말았다. "제법인데?"
#2 이욱연
제법이라고 생각하고 지은이를 살펴본다. 이욱연.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의 번역서를 몇개 읽은 기억이 있다.
최근에 본 위화의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루쉰의 "아Q정전"과 "광인일기" 그리고 그가 쓴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중국어를 잘 모르지만, 루쉰의 정취나 위화의 힘이 읽히는 번역이었다. 번역하는 이들의 문제가 공공연하게 제기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못하는 처지에 뭐라 따따부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몇편의 전작들로 익숙해졌기 때문인것 같다. 잘 읽혔다. 구어체의 글투가 조금 생경하긴 했다. 어쩌면 이런 문체를 더 친숙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
#3.
1.역사. 2. 지리. 문명, 3. 정치,경제, 4. 사회, 5. 문화, 예술, 6.한중관계
6가지로 분류된 이야기들은 거대한 나라. 중국의 표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초상화라기 보다 캐리커쳐같은 느낌이다. 특징을 정확히 짚어낸 중국의 표정.
청조가 마무리되고 봉건제가 붕괴하는 과정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중국의 격변기를 잘 정리했다. 동아시아의 패권국가로서의 중국의 지위를 읽어낼 수 있다.
문화대혁명에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후궁견환전'이라는 중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옹정황제때 후궁들의 암투를 그린 것이다. 청조의 이야기를 읽으며 당시의 모습이 드라마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생동감있게 읽혔다.
이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한중관계로 귀결될 것이다.
제국주의와 냉전체제를 또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현명한 대처가 요구된다. 그 역할을 해야 할 나라의 대표들이 미심쩍은 것이 최대의 함정이지만 말이다.
중국의 깊고 너른 역사와 이야기의 단층을 읽어냄으로 중국의 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하겠다.
전문적으로 중국을 파고드는 독자들에겐 다소 싱거울수도 있겠지만, 일상 구석구석까지 들어와 앉은 '중국'의 힘. 그 시작과 현재가 궁금하다면 읽어봄직하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정성스럽게 쓰여져 있어서 자꾸 웃게 된다. 작가님..대단하시네..소리가 저절로 나올지경.
제법이다.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