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읽는 친구라서..아마 저중 몇권은 있을것이다. 비슷한 표지들이 재밌어서 골라본다.

 

그림책 몇권을 넣어볼까? 생각을 했다. 사실 내 장바구니에 담은 것들이다. 내가 보려고..

 

 

 

 

 

 

 

 

 

 

 

 

 

 

 

 

 

그리고 손편지와 두권쯤 더 넣을 생각이다.

 

 

 

 

 

 

 

 

 

 

 

 

 

 

 

잠깐 주문을 하려다 멈칫했다.

이런 저런 증정품들이 있다. 같이 보내자면..편지는 따로 보내야겠다. 카드서비스 같은게 있긴 하지만..우리가 또 그런 사이는 아니니까.

보통은 증정품따위 그냥 패쓰하곤 하는데..어쩌면 이런 자잘한 것들도 재미있을까?

 

1) 증정품따위 스킵하고 우리 집으로 배송. 포장 다시 하고 손편지와 함께 재 배송.

2) 배송비 아끼고 오랜만에 증정품 넣어서 친구집으로 배송, 손편지 따로 보냄.

3) 아..귀찮아..기프티콘 발사..두두두두두두두~~!!

 

어떤것이 나을까? 이제 며칠 안남았는데..

언제부턴가 생일 무렵이면 책폭탄을 투하하는 것으로 복수에 복수를 거듭하는 원수같은 친구의 생일이 코앞이다.

 

내 폭탄을 받아라~~!!!

특별히 위력이 강한 폭탄을 알고 있는 이웃님들 계시면..제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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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틈에 2015-05-14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정신 강추 합니다.^^ 유익한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나타샤 2015-05-14 21:17   좋아요 0 | URL
제안 감사합니다^^

chika 2015-05-14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생일은 구월입니다. 쿄쿄 ^^

배송비,가 들겠지만 저는 받아서 재배송하는걸 택. 읽고싶은 책들만 고르셨어요! ^^

나타샤 2015-05-14 20:12   좋아요 0 | URL
추석전날요? ^^

chika 2015-05-14 20:28   좋아요 1 | URL
케케케 올해는 아니예욤. 근데 그걸 기억하시다닛. 대다나다욤 ^^

나타샤 2015-05-14 21:17   좋아요 0 | URL
매서운 눈썰미랄까~~^^ ;;

해피북 2015-05-15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옷~ 참 부러운 친구사이 세요 ㅎㅎ

나타샤 2015-05-15 09:06   좋아요 0 | URL
책읽다 만난 친구라 책교류가 많아요~^^
 

페이스 북에서 대면대면하지만 신뢰를 갖는 페친 한분이 어느날 내 담벼락에 올린 책 사진을 보고...

-여기 간서치 한 분 계시네.

라고 했다.

간서치씩이나..그냥 책을 쌓아두는 것일 뿐 선택되어 읽히는 건, 구중 궁궐 수 많은 여인 중 승은을 입는 여인의 확률이랄까?

하긴, 그렇게 간택된(?) 책들은  내 잠자리에 함께 들게 되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온 마음으로 책을 읽고 꿈 속에서도 간혹 되짚어 볼 만큼 탐하게 되니, 통정했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책을 받을 때마다 다이어리에 메모를 하곤 했었다. 4월부터는 빽빽한게 싫었는지 귀퉁이에 마치 상관 없는 책인양 써두는 꾀를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앞에 써둔 날짜들..

결국..칸이 작이 못 적은 것에 다름아니다. 그래도 칸칸이 빼곡하지 않으니 뭔가 여유롭게 읽고 있는 기분이랄까?

일정이란게 두개 밖에 없다.

중간고사 시작..수업.

이건 쓰나 안쓰나 별거 없는 거고..

 

 

 

 

5월엔 더 간교해지고 있는 듯 하다. 몇 권 없다.

 

 

책을 읽는건 매우 고독한 일이라고 했다. 책과 나만이 존재하는, 시공간의 개념이 무력화되는 찰나를 경험하게 되는것은 기꺼이 고독을 감수할만한 중독성을 갖는다. 독서에 중독된..어떤 사람..책에 파묻혀 세상을 잊는 사람..

 

그러나, 세상을 놓고 싶지 않은..기억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세상을 꼼꼼히 짚어보고 싶은 욕심까지도 놓지 못하는 이 사람에게 간서치라는 말이 어울릴까?

 

 

읽을 것들은 쌓여간다.

오늘도 몇 권의 책을 주문했고 받았다. 위안처럼, 안 해가기로 맘먹은 숙제처럼..그렇게 책들은 쌓여간다.

욕정에 불타는 구중 궁궐의 군주처럼 앞태며 뒤태며 뱃속을 살피며 군침을 흘린다.

 

오늘 밤..내 침소에 들 책은..

 

 갈레아노를 읽어야 한다. 이건 그에 대한 예의이며 작별의 인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어쩌면 그에게 빚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뭐지? 오늘 받은 책이 모두 출동했네..나는 아마 새얼굴의 나인을 선호하나보다.

간서치는 무슨..나는 불러들인 책들을 때때로 모른체 하거나 잊어버리는 파렴치일지도 모를일이다.

 

너의 시 나의 책은 한 면엔 시, 한 면엔 노트가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뭔가 쓰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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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13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해도 책에 관심이 가는 마음이 남아있다면, 충분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습니다. ^^
 
옛날 옛적에 자객의 칼날은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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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쩌면 좋은가.

 

리뷰를 쓰고 싶었다. 간절히 쓰고 싶었다. 이 책을 읽고 아무 것도 써두지 않는다면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았다.

하다못해 문지방에 손톱자욱이라도 내야만 했다.

그림자처럼 스르륵 목표를 향해 움직이던 사내가, 자신의 팔과 등을 칼집으로 내어주며 목표점에 다달아 제 얼굴을 난도질 해 삼켜야만 했던 순간을 기록해야만 했다.

자객의 이야기.

그는 왜..마지막 생명이 끝나는 순간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는 대신 제 얼굴을 씹어 삼켰을까..

이야기는 그렇게 피묻는 입술을 연다.

빨간 나비가 날았다.

 

매일처럼 귀신들이 자신의 다리를 씹어먹는, 갉아먹는 악몽을 꾸는 재상. 차고 예리한 귀신들의 이가 발목에 무릎에 박히는 생생한 느낌으로 온 밤을 지샌다.

억울하게 죽어간 원귀들은 구석구석에서 자꾸만 기어나오고..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 잠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재상. 그 재상이 유일하게 평온을 얻던 이야기를 들려주던 아홉번째 첩.

세헤라자데가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거미가 실을 잣듯 이야기를 풀어냈던 것과 아홉번째 첩의 이야기는 재상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귀신들이 나타나 다리를 갉아먹는 악몽을 멈추게 한다.

하지만, 궁이란 곳의 생리는 암투와 모략이 아니던가. 혀가 잘리는 첩.

노란 나비가 날았다.

 

자객과 재상으로 시작해 재상의 아들, 자객의 아내, 자객의 아이들, 첩, 책사, 점술가..'이야기들'로 묶인 얽히고 섥히는 관계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하나의 직선으로 방향을 잡은 독자를 비웃듯이 꺽은선 그래프처럼, 혹은 기괴한 모양의 선재(線材)작품처럼 뒤섞여 있다.

미궁에서 자칫 길을 잘못들어 만났던 이를 다시 만나서 다음 이야기를 듣고, 처음 보는 이를 만나고 그들이 그곳에 있어야 하는 존재의 이유같은 것을 듣고 묻는다.

그 곳을 나갈 수 있을까?

살아서 미궁의 담장을 넘을 수 있을까?

파란 나비가 날았다.

 

 

#2. 여러가지 이야기

 

자객의 여러가지 술법들을 떠올려 봤다. 기껏해야 영화에서 본 것이거나 만화영화를 본 것이 전부겠지만, 그 믿지 못할 술법들을 굳이 빌려온다면..

이 이야기는 분신술을 사용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줄기에서 뻗어나온 관계와 이야기와 이야기와 이야기 속 사람들이 실체가 아닌 살아있는 이야기들의 현신일 뿐일지도 모를일이다. 혹은 분신술을 쓴 재상이거나 재상의 아들,또는 자객이거나 이야기를 듣는 나,너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당신은 무엇이 두려운가.

재상의 두려움의 근원은 무엇인가? 귀신? 귀신은 어째서 나타나는 거지? 그 이야기들은 어디에 있지? 냉장보관중이야.

그 시린 것은 해동 되기 직전의 차가움일지도 모른다. 이제 슬슬 녹아나오는 이야기들,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이야기일수록 몰입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자객의 비밀, 복수, 이 흥미진진한 사건의 가운데 지휘봉을 든 자는 누구인가?

"나"

책을 읽는 나다.

베틀에서 베를 짜듯,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한달음에 쭉 밀려갔다가 되돌아오는 이야기들이 숨고를 틈도 주지 않는다.

자고로 핏내 나는 이야기는 이렇게 숨이 막혀야 제맛이긴 하다.

 

#3. 접힌 귀퉁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만드는 게 권력이라는 것을 나는 아버지를 통해 배웠다(p30)

 

자객의 아내는 고통을 참으려 비명 지를 뿐, 살려달라는 애원은 하지 않았다. (...) 역시나 마음이 한 가지인 자들은 독했다. 머리가 어지럽지 않아서 독했다.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줍는 거래를 몰라 독했다.(....) 자객의 아내는 살이 점점이 떨어져나가는데도 곽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배운게 없어, 없는 이름을 지어댈 줄도 몰랐다. 남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요령도 없었다. 가진 게 없어 곧이곧대로인 여자였다.(p67)

 

세월을 알수록 너그러워진다고 하지요. 거짓입니다. 세월을 알수록 너그러워지는 게 아니라 두려워하는 겁니다. 죽음에 가까이 갈수록 죽음을 가벼이 여겨야 하는데, 가까이 가면 갈수록 무겁게 여기고 있어요. 죽음이 두려원서 눈을 감고 있어요. 모두가 틀렸습니다. 저는 세월을 따라가지 않겠어요. 증오가 저를 한 곳에 머물게 합니다.(p93)

 

우연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연이라고 내가 우연을 이해하게 되는 때, 모든 우연은 필연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어.(p96)

 

나는 용서하지 않기 위해 복수하지 않는겁니다.(p165)

 

사실 접힌 귀퉁이는 너무 많다. 거의 전부 접어댄것 같다. 책은 만들다 만 아코디언같기도 하고 아직 덜 끓여진 조개같기도 하다.

표현들..

그 사실적이고 끈적한 표현들이 생동감을 불러온다. 마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인양..내 짐작이 이만치 달려가 선 곳에서, '이게 아니지'라고 단호하게 잘라버리는 기대와 상상.

그렇게 잘려져 나간 짐작과 기대가 통쾌했다.

머쓱하고 민망하지만 개운했다.

허를 찔리는 것도 중독성이  있다. 자연스레 옆구리를 내어주게 된다. 무방비 상태가 되어 여기를 찔러보라고 유혹하는 지경이 된다.

그러나..빈 곳을 공략하는 바보는 없다.

 

 

#4. 옛날 옛적 자객의 칼날은..

 

미궁의 한가운데 욕망과 두려움이 살고 있었고, 권력을 쥔 욕망은 폭주하기 시작한다. 이야기에 들린 여인은 이야기를 쓰고, 복수에 들린 이들은 복수를 꿈꾼다.

그 속에서 미궁보다 더 복잡하고 치밀하게 짜여져가는 관계는 차가운 이야기의 먹이가 된다.

잔혹한 장면들이, 위험한 묘사들이 비지찌개가 끓는 뚝배기의 가장자리처럼 위태위태하고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오현종 작가의 '달고 차가운' '사과의 맛'..붉은 그것은 닮았으나 그 깊이가 깊어졌다.

꿰뚫어보는 힘..그것을 고스란히 서사로 풀어내는 붓..그녀는 어쩌면 이야기에 들린 아홉번째 첩이었을지도 모른다.

피냄새가 진동하는 그 미궁의 소리들을 예의 주시하며 피처럼 붉은 팥죽을 떠넣곤 하는 그녀가 오현종이었을지도..

아니라고?

아니라면 증거가 필요하다.

서둘러야 한다.

옛날 옛적 자객의 칼날은 재상의 목을 향해 겨눠졌지만..

나비떼를 앞세운, 오늘 밤의 자객은 피보다 붉은 달고 차가운 팥죽을 들고 가기로 한다. 이야기에 들린 그녀를 만나러 말이다.

자객인데..암살상대는?

글쎄..당신?또는 아홉번째 첩 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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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5-12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그림 참 멋져요 나타샤님^~^

나타샤 2015-05-12 11:21   좋아요 0 | URL
그리다 지쳐서요..물감도 없고..ㅎㅎ
빨간 색이 없어서 주홍색이랑 검정이랑 이것저것 막 섞어서 웃기게 됐어요. 노트에 그려서 노트가 우글쭈글~^^
 
김수영 전집 1 - 시 김수영 전집 1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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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가 노래가 되는 것은 마법이 아니라 필력이며 신념이다. 그 표본틀 속에 김수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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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혹한 동시..어제 내내 SNS를 비롯한 여러 지라시급 뉴스들의 먹잇감이 된 시집이다.

 전량 회수라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졌고, 잔혹동시보다 잔혹하게 달린 댓글을 본 아이가 많이 울었다는 후문도 들렸다.

 어머니가 시인이라고..

 

 어쨌든..시의 예술성을 진단하기 위해 사람들을 벌떼처럼 달려들어 물어 뜯고 분해하기 시작했다.

  시를 쓴 아이와 삽화가, 출판사, 부모 아이가 다닌다는 학원까지..뜯을 수 있는 건 모두 뜯어댔다.

 간혹 옹호하는 글들도 보였지만. 이 역시 자신의 시각이 범상치 않음을, 혹은 너그러움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인정심리가 눈에 뜨여 끝까지 읽어내지 못할만큼 역겨웠다.

 

 하나의 현상에 와글와글 떠들어대는 사람들..어제 우리나라에 동시를 염려하고 관심있어하는 이가 얼마나 많은지 볼 수 있었다. 평소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사실, 이보다 잔혹한 글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필자가 어리지 않았다..라는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비난을 하는 사람들에게 "여자가 말야..어디서 그런.." 으로 시작하는 말을 꺼내면 난리가 날 것이다.

그렇다면..지금의 양태는 무엇인가? "아이가 말야..순수하고 맑아야지 .."하는 식의 틀에 우겨넣으려는 건 아닌가?

 

이런걸 아이들이 보게 되면 악영향을 끼칠거라고..걱정하는 목소리.

이보다 더 험악하고 리얼하고 잔혹한 만화들을 아이들이 안볼꺼라고 생각하나?

티비에서 방송되는 만화들 중에도 피가 튀고 머리가 잘려나가고 장기를 꺼내버리거나 폭발하는 장면은 우습게 볼 수 있다.

늦은 시간 19금이라는 경고표시가 있는 것들은 아이들이 안볼까?

 

어릴 때

나는 뭔가 타는 냄새를 좋아했다. 종이를 태우고, 풀을 태우고, 벌레들과 머리카락, 엄마가 아끼는 스카프, 구두..

그 중 제일 흥미로운 건 곤충을 태울 때였다.

비슷한 듯 다른 냄새.

작은 곤충의 몸에서 나오는 서로 다른 부위들의 서로 다른 냄새들.

 

초를 켜고 어슬프게 쥔 핀셋으로 부분부분을 떼어내 태워보곤 했다.

그거 아나?

산 것과 죽은 것의 냄새가 다른거.

열두살의 딸아이가 기이하다면 기이하고 잔혹하다면 잔혹한 행동에 우리 엄마는 뭐라했냐면..

"너는 벌써 세상이 보이니?"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세상에 내보일 이유도 없고 그만하라고 할 이유도 없었다. 그건 내 식의 세상 탐구법이었고 엄마는 다치지 않게 지켜봐주었다.

자라서 날이면 날마다 벽제 언저리를 배회하다 사람 태우는 냄새를 묻혀올 때도..

 

저마다 갖고 있는 잔혹하거나 기이한 구석이 어느날 문득 나타나는 건 아니다. 사람과 같이 자라는 것이다. 아직 덜 여문 탐색을 미리 드러낼 이유도 없고 이러쿵저러쿵 단죄할 필요도 없다.

그 역시 인간성 어딘가에 자리 잡은 요소인 것이다.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겸사겸사..날이 날이니만큼..

-엄마, 어릴 때 나는 시 같은 거 안썼어? 어떤 애가 엄청 잔혹한 동시를 썼대.

-아이구 그랬대?  너는 그런 재주 없었어. 벌레만 쪼각쪼각 잘라서 태웠지

-아쉽네

-아쉽지..

 

그런 아이가 있었다.

그런 아이도 있다.

 

요 지점까지가 적정선이 아닐까? 더 얹는 말들은 사실 과하다.

"나는 생각보다 선한 사람이에요"를 인정받기 위해 던지는 혀의 폭력일지도 모른다.

 

말도로르의 노래에 환호했던 기억..그 환호를 가능케 했던 것은 어느 한 순간 생겨난 것은 절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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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08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잔혹성을 직설적으로 잘 표현한 시인으로 저는 보들레르와 로트레아몽을 꼽고 싶습니다.

나타샤 2015-05-08 20:22   좋아요 0 | URL
아..보들레르...악의 꽃도 많이 아름다웠죠. *^^
잔혹한 아름다움이란것도 있구나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