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북에서 대면대면하지만 신뢰를 갖는 페친 한분이 어느날 내 담벼락에 올린 책 사진을 보고...

-여기 간서치 한 분 계시네.

라고 했다.

간서치씩이나..그냥 책을 쌓아두는 것일 뿐 선택되어 읽히는 건, 구중 궁궐 수 많은 여인 중 승은을 입는 여인의 확률이랄까?

하긴, 그렇게 간택된(?) 책들은  내 잠자리에 함께 들게 되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온 마음으로 책을 읽고 꿈 속에서도 간혹 되짚어 볼 만큼 탐하게 되니, 통정했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책을 받을 때마다 다이어리에 메모를 하곤 했었다. 4월부터는 빽빽한게 싫었는지 귀퉁이에 마치 상관 없는 책인양 써두는 꾀를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앞에 써둔 날짜들..

결국..칸이 작이 못 적은 것에 다름아니다. 그래도 칸칸이 빼곡하지 않으니 뭔가 여유롭게 읽고 있는 기분이랄까?

일정이란게 두개 밖에 없다.

중간고사 시작..수업.

이건 쓰나 안쓰나 별거 없는 거고..

 

 

 

 

5월엔 더 간교해지고 있는 듯 하다. 몇 권 없다.

 

 

책을 읽는건 매우 고독한 일이라고 했다. 책과 나만이 존재하는, 시공간의 개념이 무력화되는 찰나를 경험하게 되는것은 기꺼이 고독을 감수할만한 중독성을 갖는다. 독서에 중독된..어떤 사람..책에 파묻혀 세상을 잊는 사람..

 

그러나, 세상을 놓고 싶지 않은..기억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세상을 꼼꼼히 짚어보고 싶은 욕심까지도 놓지 못하는 이 사람에게 간서치라는 말이 어울릴까?

 

 

읽을 것들은 쌓여간다.

오늘도 몇 권의 책을 주문했고 받았다. 위안처럼, 안 해가기로 맘먹은 숙제처럼..그렇게 책들은 쌓여간다.

욕정에 불타는 구중 궁궐의 군주처럼 앞태며 뒤태며 뱃속을 살피며 군침을 흘린다.

 

오늘 밤..내 침소에 들 책은..

 

 갈레아노를 읽어야 한다. 이건 그에 대한 예의이며 작별의 인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어쩌면 그에게 빚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뭐지? 오늘 받은 책이 모두 출동했네..나는 아마 새얼굴의 나인을 선호하나보다.

간서치는 무슨..나는 불러들인 책들을 때때로 모른체 하거나 잊어버리는 파렴치일지도 모를일이다.

 

너의 시 나의 책은 한 면엔 시, 한 면엔 노트가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뭔가 쓰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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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13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해도 책에 관심이 가는 마음이 남아있다면, 충분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