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통령 선거철이라 정신이 없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쏟아져 내리는 자극에 이런 책들은 정말 마음을 가라앉게 만든다. 처음 이 책을 만났던 때는 20여년이 넘었을 게다. 6권까지 분량이 많기도 하거니와 내 수준이 이책을 읽은 독서력이 없어서 몇번을 포기하다가 결국은 한번 주욱 3달에 걸쳐 미친체하고 읽어나갔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점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어떤 두꺼운 책도 겁나지 않았다. 그 이후 책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 물리적으로 보면 5-600페이지 정도는 읽어야 하는 징크스가 생겼다. 이번주 우연히 집어든 1권 일상생활의 구조의 주제는 수, 쌀, 밀, 옥수수다. 이 책의 미덕은 첫번째로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공허한 공간에 지식을 뿌려대는 뿌리없는 지식이 아니라 통계와 역사적인 자료에 근거한 인간의 밑바닥의 지식들...이게 요즘 돌아가는 세상에 청량제같은 신선함이 느껴진다.
요즘 진보와 보수 편가르기에 바쁜 세상에 어쩌면 내게 성서에 나온 시편보다 더 마음을 가라않게 하는 책이 있다면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이런 책들을 써대는 유럽의 지식인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