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사무라이 5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홍역에 걸린 다이자부로를 문병 갔다가 쿠니후사가 그곳에 있음을 알게 된 소이치로. 그는 쿠니후사가 그곳에서 잘 있기를 바라며 나온다. 

한편 키쿠치는 유리구슬과 햇빛을 이용해 감옥에 불을 내고 탈옥한다. 


흡사 영화 <쇼생크 탈출>의 한 장면 같다.


소이치로는 키쿠치의 탈출을 모른 채 칸키치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며 산에서 살던 옛 추억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젠 산이 아무 말도 안 해줄 겁니다."

"왜?"

"내가 마을 사람이 됐으니까요. 

그렇게나 역겹게 느껴지던 마을 냄새에도 이젠 완전히 익숙해졌지요. 

산은 이런 사람을 싫어해요. 

굳게 마음을 닫고 아무 말도 안 해줄 겁니다. 

날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안 그럴 거야! 산이 그렇게 속 좁을 리 없어. 

소이치로 아저씨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분명히. 분명 그럴 거야!"


도망친 키쿠치는 타키 가의 번 무사를 잇달아 살해하고, 화가 난 모리는 오무라사키에게 키쿠치를 꼭 죽이겠다는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드디어 소이치로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악귀의 존재를 눈치채기 시작한다. 



악역이자 주인공의 라이벌 치고는 싱겁게 끝났다 싶은 키쿠치의 이야기는 이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탈옥 후의 키쿠치는 한층 더 무서운 존재가 되었다. 그의 존재가 주는 압박감과 살기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거침없는 그림체를 통해서 독자에게까지 전달된다. 

기승전결이 확실하지 않은 이 작품이 끊임없이 흡인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이런 생동감 넘치는 그림에 있지 않나 싶다. 그만큼 마츠모토 타이요는 흰 배경에 자유자재로 이야기와 감정을 싣는 능력이 탁월하다. 

벌써부터 키쿠치와 소이치로의 진검승부 장면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럼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권에 계속...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도 사무라이 4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무라사키 주조는 심복인 모리에게 세노 가의 과거에 대해 긴 이야기를 한다. 소이치로의 아버지가 어떻게 주공과 아는 사이인지, 그리고 세노의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 소이치로의 아버지와 결혼을 했는지, 또한 소이치로의 출생에 얽힌 비밀과 그가 에도로 오게 된 사연까지를 말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모리는 오무라사키의 명령도 없이 혼자 소이치로를 찾아나서고 결국 그와 마주하게 된다. 


"나와 겨루어 주게."

"그리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허락하는 것인가?"

"거절하겠습니다. 아직 죽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옥에 갇혔던 키쿠치는 자신에게 시비를 걸던 사내 하나를 죽이고 다시 사건의 중심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한다. 



4권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오무라사키 주조가 소이치로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한 부분이었다. 

3권까지 어렴풋하게밖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소이치로의 정체가 한꺼번에 확 밝혀지는 부분이기도 하고, 지금까지의 내용 중 가장 무시무시한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매우 의미심장한 장면 한 가지. 

다이자부로가 소이치로가 팔았던 쿠니후사를 사 버렸다. 과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5권이 자못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도 사무라이 3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키쿠치가 죽인 한 사내의 시체를 발견한 츠네는 키쿠치의 뒤를 쫓으며 증거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키쿠치는 천하태평. 기어이 츠네는 키쿠치와 독대를 한다. 그러나 그를 너무 얕본 것일까... 

츠네는 키쿠치에게 무참히 살해당하고 만다. 

츠네의 죽음에 분노한 포리들은 복수를 결심하고, 소이치로도 사태를 관망할 수만은 없어졌다. 

그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정한다. 


'검을 사랑하는 자는 많으나 검에게 사랑받는 자는 적다. 너는 언젠가 검에게 선택받는 자가 될 것이다.'


마침내 키쿠치와 만난 소이치로. 그러나 그의 손에 들린 것은 이름없는 죽도 하나뿐. 그는 키쿠치와의 대결에서 큰 상처를 입고 만다. 너무 쉽게 쓰러진 소이치로 때문에 흥분한 키쿠치가 날뛰기 시작하고 그때 관아에서 파견된 요리치가 병사들과 함께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한다. 

나가야에는 다시 평화로운 일상이 돌아왔지만 소이치로의 마음 속에서는 무언가 변화가 일기 시작하는 듯하다. 



무사들에게는 언제나 라이벌이 있어야 매력적이다. 여기서 키쿠치는 강하고 단순하고 악랄한, 악역의 조건을 두루 갖춘 캐릭터이다. 그는 주인공 소이치로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의외로 둘의 대결은 매우 싱겁게 끝나버린다. 그들 사이의 기싸움이야 어찌되었든 발도술 한 방에 소이치로는 쓰러지고 말았고, 키쿠치를 제압한 것은 결과적으로는 많은 수의 엑스트라들이었으니까. 

하지만 키쿠치의 등장은 주인공 소이치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이치로는 키쿠치 때문에 전처럼 자유롭게 평화를 즐기는 건 어렵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럼 이제 작가가 예고한 소이치로의 과거 이야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도 사무라이 2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이치로는 자신의 칼 쿠니후사를 팔아버리고 나가야에 살면서 새로운 꿈을 찾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늙을 때까지 평화롭게 사는 것. 


하지만 떠돌이인 그를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한 츠네는 그의 행적을 캐고 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진범은 따로 있었고, 오히려 세노의 도움으로 츠네는 진범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평화를 찾은 나가야에 키쿠치 신노스케라는 사내가 나타난다. 그의 목적은 소이치로를 베는 것. 

소이치로에게 위협이 다가오는 가운데 칸키치와 요시보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나 고양이와 말을 할 줄 아는 소이치로가 고양이의 도움으로 둘을 찾는다. 


"아저씨도 우릴 두고 어디론가 가버릴 거야?"

"아니오, 저는 있을 겁니다. 언제까지고, 칸 도령과 요시보 곁에 있을 겁니다." 



'무사'는 일본만화의 단골소재이다. 그것도 '외로운 무사'. 그들은 대부분 혼자 다니고, 무척 강하지만 주변인들에게 그것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서 위협이 끊이지 않는다. 

소이치로도 이런 전형성을 간직한 캐릭터이다. 거기에 특이한 성격은 덤이다. 두려운 것은 자신의 안에 숨어있는 '그것'이 밖으로 나오는 것. 

그를 개성있는 캐릭터로 만들어 주는 것은 '그것'의 존재와 그의 과거가 아직까지도 완전히 미궁 속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언뜻언뜻 비치는 살기는 아직 '그것'을 완전히 설명해주기에 부족하다. 그를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쿠니후사의 정령 또한 그에 대해 독자에게는 아직 많은 이야기를 해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독자에게는 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여전히 생생히 살아있다.  

칼도 잊고, 싸움도 잊고 평화롭게 살고 싶어하는 (듯한) 그의 소망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덧.

마츠모토 타이요의 유머는 가끔 무척 애교스럽다. 전설 속에서 활에 눈을 찔린 용 이야기가 본편에 나오자 챕터 말미에 이런 그림을 그려넣는 센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도 사무라이 1
마츠모토 타이요 글.그림,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소년 칸키치는 어느날 밤 여우처럼 생긴 한 사내를 만난다. 

세노 소이치로라는 이름의 그 남자는 다케미츠(대나무로 만든 칼)을 들고 다니는 무사였다. 

어린아이같이 순수하기도 하고, 악귀처럼 잔인하기도 하며, 온통 이해 못할 행동만 하고 다니는 그 무사에게 칸키치는 묘한 호기심과 호감이 생긴다. 


죽도 하나 차고 한량처럼 돌아다니지만 타고난 '기'만큼은 감춰지지 않는 법. 그것도 같은 무사들에게라면 더더욱. 

칸키치의 실수를 덮어주려던 소이치로는 우연히 미코시 다이자부로라는 사내와 만나게 된다. 다이자부로는 소이치로와의 1합으로 그에게 무척 위험한 것이 숨어있음을 알아본다.


"허리에 찬 물건을 대나무로 바꾸었다 한들, 자네 안에 도사린 악귀는 사라지지 않아." 


어느 날 죽었으나 죽지 못한 한 모자를 자신의 다케미츠로 승천시킨 소이치로는 의도치 않게 무서운 사건에 발을 들이게 된다. 


'천재'라는 표현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만화가 마츠모토 타이요. 스포츠, 판타지, SF 등등 그려내지 못하는 장르가 없는 전천후 작가인 그가 또다시 독특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붓글씨로 멋드러지게 쓰여진 제목 <죽도 사무라이>. 

약 200년 전의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죽도를 들고 다니는 여우같이 생긴 무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컷한컷 병풍 그림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듯한 고전적인 풍경과 전통문양들이 마츠모토 타이요의 손에서 한층 자유롭게 재탄생되어 보는 내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의 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그림이라든가. 


밥 로스 아저씨가 나탄  '참~ 쉽죠잉~'이라고 말할 것만 같은 나무 그림. 

단순함이 지니는 리얼라티의 극치.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뻔뻔스러울 정도로 태연하게 무너뜨린 마츠모토 스타일 시대극 <죽도 사무라이>. 2권에서 계속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