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부희령 지음 / 사유악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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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람이었다가 구름이었고 비였으며 흘러서 바다로 가는 강물이었다. 공기이면서 불이고 물이면서 땅이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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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부희령 지음 / 사유악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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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실패했다. 요즘 사람들은 열차 안이 콩나물시루가 되는 출퇴근 시간에는 처지가똑같아 일찍 일하러 가는 옆 사람을 밀치며 욕한다. 열차로 이동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얻고자 승강장에서 시위하는 이들 탓에 일하러 늦게 간다고 화를 낸다. 주 120시간을 일하면 돈을 많이 벌어서 좋다고 말한다. 사람으로 대접 못 받고 일만 해야 하는 진짜 억울함을 모른다. 세상이 변했다. 귀신은 빈둥대고 사람은일만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귀신으로 남기로 했다. - P56

우리는 한 그루 나무인 적이 없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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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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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는 잘 만들어진 실패담이다. 성장통과 실패담은 다르다. 두 번 다시 저지르지 말아야 할 일이 있고, 늘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이 있다. 어떤 아름답고 거룩한 일에 제 힘을 다 바쳐 실패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그 일에 뛰어드는 것을 만류하지 않는다. 그 실패담이 제 능력을 극한까지 발휘하였다는 승리의 서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봄날은 허망하게 가지 않는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것들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찾아오라고 말하면서 간다 (2011) - P88

맥락을 따진다는 것은 사람과 그 삶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맥락뒤에는 또다른 맥락이 있다. 이렇듯 삶의 깊이가 거기 있기에 맥락을 따지는 일은 쉽지 않다. 그 일에 시간과 정성을 바치기보다는 행정 규정을 폭력적으로 들이미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한국을 이상 사회로 생각한다는 노르웨이의 한 청년이 이런 문제 저런 문제를 깊이 살피기보다 제가 생각한 세계와 맞지않는 것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려 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2011) - P97

지금 어떤 사람들이 학생들의 교과서에서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써서 민주주의에 선을 그으려 한다. 자유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 말이 이 땅에서 자유를 억압한 적은 없지만, 민주주의 앞에 붙었던 말은 민주주의도 자유도 억압했다. 이를테면 ‘한국적 민주주의‘가 그렇다. (2011)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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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부희령 지음 / 사유악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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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은 뒤 잠깐 눈을 붙인터였다. 차 안에서 얕은 잠에 들 때면 언제나 졸면서운전하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덜 깬 눈으로 그는 창밖에 흩날리는 흰 눈송이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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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갑니다 - 돌봄을 살아낸 우리에게 쉼이 되는 그림들
오희승 지음 / 그래도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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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삶의 장면은 크고 화려한순간이 아니다. 문득 시작된 걸음마처럼 작은 손이 내 손을 놓고 다른 곳으로 향하는 조용한 순간들이다. 그 시간은 결코 당연하게 오지 않았다. 밀레를 존경하며 모작 속에서 위안을 찾았던 고흐처럼, 나도 그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힘을 얻는다. 고통과 분투 속에서도 다시 ‘첫걸음‘을 내딛으려던 그의 갈망을 보며,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여름임을 깨닫는다. - P95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소리 없는 음악이란, 완벽하지 않아도 진실한 각자의 리듬이었다. 나의 느린 걸음, 원주민의 노래, 아이의 조용한 속도, 그것은 모두 하나의 곡이었다. 세상이 그 노래를 들을 줄 몰랐을 뿐, 우리는 이미 연주하고 있었다. 언젠가 다시 그 노래가 들려올까. 사막의 노을처럼 잔잔하고도 깊은, 그 침묵의 떨림이 가슴을 흔든다. - P118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하나가 계절을 바꾼다. 자연과 운명의 힘 앞에서, 우리는그저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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