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그 편지를 태워버리기 전에침착하게 읽어보기 위해 침실 문을 걸어 잠근 뒤 숨도 쉬지 않고 세 번이나 읽었다. 그것은 인생과 사랑, 늙음과 죽음에 관한 명상이었다. (p.243)

"훌륭한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안정이오." 라는 한마디의 말로 그의 참을 수 없는 지혜의 무게를 그녀에게 느끼게 했다. (p.246)

그녀는 "시간이 흐르도록 놔둬요. 그럼 그 시간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보게 될 거예요." 라는 구절로 그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주고자 했지만, 무모하게 서두르던 그는 그 말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실 그는 그녀처럼 훌륭한 학생이 아니었던 것이다.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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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로 혈연관계도 없고 거의 알지도 못하며, 성격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데다 심지어는 성기도 다른 두사람이 갑자기 함께 살고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며 어쩌면서로 다른 방향으로 결정지어졌을지도 모르는 두 개의 운명을 공유하기로 약속하는 것은 모든 과학적 법칙에 위배 된다는 입장이었다. (p.85)

"공적인 생활의 과제는 두려움을 지배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부부 생활의 과제는 지겨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p.89)

어쨌거나 오래전부터 이 도시는 아무런 비밀도 간직할 수 없는 곳이었다. 가정에 처음으로 전화가 설치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안정된 것처럼 보이던여러 부부가 익명의 고자질 전화 때문에 파경을 맞았다. 그래서 겁에 질린 수많은 가정에서 전화 설치를 연기하게나 수년 동안 전화를 놓지 않았다. (p.155)

그러자 그는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세상의 짐을 모두 벗어버린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그것을 알고 있으며, 단지 자세한 것을 확인해 주는 일만 남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론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p.159)

"이 세상을 살면서 내가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좌절감은, 내가 그토록 많은 장례식에서 노래를 불렀지만 정작내 장례식에서는 부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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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8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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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인생이란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이란 사실이었다. (p.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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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로베르트 발저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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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교양인이란 항상 교양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순전히 교양을 쌓겠다는 그 목적만으로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다. (p.115~6)

오, 내 생활의 모든 영역에 빈틈없이 퍼져 있는 느림 속의 재빠름이여, 그에 반하여 내 광범위한 근면함을 온통 장악한 나태함이여. (p.181)

그는 산책을 한다. 왜, 그는 미소 띤 얼굴로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할 일이 없고 충돌할 사람도 없고 집어 던질 것도 없는 이가 왜 하필이면 그 자신이란 말인가?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습기와 힘이 조용히 통곡하는 소리를 듣는다. 그의 영혼은 육체를 혹사하고 싶은 갈망으로 떨린다. (p.190)

여기서 특히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그가 이런 이상한 실험, 연습, 장난스러운 테스트와 연구를 할 만한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일상의 자질구레한 걱정거리와 경제적인 문제 등을 안심하고 떠맡길 아내를 가질 정도로 행운아였다.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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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로베르트 발저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게서 두드러지는 점이라고는 아주 심하게, 거의 과도할 정도로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 나는무수한 인간들 중 하나이며, 바로 그 점을 나 스스로 기이하게 여긴다. 나는 무수한 인간들 자체를 기이하게 여겨서 항상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p.26-7)

나는 별을 사랑하고, 달은 내 은밀한 친구입니다. 내 위에 있는 것은 하늘이지요. 살아 있는 한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대지에 두발을 딛고 서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 입장입니다. 시간은나에게 농담을 걸고, 나는 시간과 장난을 칩니다. 나는 근사한 대화거리를 생각해낼 능력이 없습니다. 낮과 밤은 내 동반자입니다. 아침과 저녁은 나와 절친합니다. 이 정도로 마치고 당신에게 작별의 인사를 드립니다.
가난한 시인으로부터. (p.76)

사람들은 그를 모방했지만 그만이 가진 독특함은 따라할 수가 없었다. 여담이지만 모방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모사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위대한 가치는 오직 본연의 특색에서만 유래할 따름이다.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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