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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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오르는 뜻은 마음 넓히기를 힘씀이지. 안계 넓히기를 위함이 아니다. - P105

‘돌을 쌓아서 산을 만들고 앞마당 끝에 물을 끌어들여서 연못을 만든다‘는 고려시대 정원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 P142

헛것의 투명함과 헛것의 가벼움으로 흔들린다. 그것들은 빛나지 않는다. 그것들은 바람이 부는 쪽으로 숙일 수 있는 끝까지 머리를 숙이지만 그것들의 뿌리로 바람에 불려가지 않는다. 그것들은 바람에 시달리면서 바래고 사귀면서 그 시달림 속으로 풍화되면서 생사의 먼지로 퍼지고 버린다. - P155

그 산들을 돌아 관산읍을 돌아올때 "조선의 가을 하늘을 네모 다섯모로 접어 편지에 넣어 보내고 싶다"던 펄벅 여사의 말 한마디가 떠올랐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푸른 바다와 절묘하게 어울렸던 천관산의 흰 억새가 그리움처럼 흔들리고 있다. - P159

그곳에서 몇 걸음 옮기면 석불군이 펼쳐져 있다. 이곳의 주존 돌부처는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었으나 코가 깨어진 채로 앉아 있으며, 그 옆에 작은 부처는 더욱 처연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운주사의 석탑들이나 석불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굶주리고 빼앗길 대로 빼앗긴 민중들의 모습들을 하고 있으며 한결같이 못생겨서 부처의 위엄을 지닌 것이 한 분도 없다. - P173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에서 여강 언저리에 내려앉는 기러기, 청심루에서바라본 달,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배, 학동의 저녁 연기, 신륵사의 종소리, 마암 아래에 떠있는 고깃배의 등불, 두 영릉의 신록, 팔대수의 우거진 숲을 여주의 여덟 경치로 노래했다. 그러나 물이 불어 기러기는 만날 수 없고 신륵사에 종소리로 들려오지 않았다. - P215

이때부터 신천영이 패한 고개라 하여 패치라고 부르던 것이 오늘날의 배티란 이름으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곳에 오다보면 천주교 배티성지라는 팻말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천주교 탄압 당시 난을 피하여 이 서운산 자락에 은거하며 옹기장사로 연명해가던 천주교도 30여 명이 관군에 붙잡혀 학살당한 곳이다. - P282

안목이 좁고 보면 그 품이 넉넉하지 않고, 마음이 좁고 보니 걸음걸이도 크지 않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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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논객 - 우리 사회를 읽는 건축가의 시선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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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발전해야 한다.
그 발전은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토지와 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의미한다.
어찌 됐든 발전은 변화의 특수한 형태다.

어떤 변화는 도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어떤 변화는 시민들의 집합적 의지로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대개 그 집합적 의지는 변화의 동력을 제공할 뿐이다.

변화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정책이다.
그래서 정책 입안과 집행이 중요하다.
지방자치를 통해 시민들의 권력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들이정책 입안과 집행 주체가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 도시에 대한 식견과 경험이 충분하다는 근거는 없다.

그래서 그 정책은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다.
권력을 위임받지 않으면 특히 더 위험하다. - P136

선거의 승자는 다수의 뜻이라며 소수 의견을 묵살하곤 했다. 그래서 공평해졌다고. 다수결 원칙으로만 운영되는 사회의 도시에는 숫자만 남는다. 도시 사안은 참으로 복잡하여 규정 방법이 다양하고 무쌍하되 그 방법에 따라 누구든지 소수에 속할 수 있다. 누구든 환호와 절규의 주체가 된다. 거듭 말하지만 대안은 사업 단위를 좀 더 작게 만드는것이다. 사업이 클수록 소수의 절규가 커진다. - P139

정치뿐 아니라 도시도 생물과 같다. 혈도를 짚어 최소한의 침을 놓아 그 생명력이 도시에 퍼져나가게 하는 것이 최선의 도시 개발 방법이다. 그 침이 건물이라면 거점시설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 침을 놓을자리가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걸어서 갈 수 있는 놀이터와 도서관이 가장 필요하다. 그 벤치에서 이국의 관광객이 안전하고 불편 없이 쉴 수있으면 그게 관광도시다. - P145

사회와 도시는 위대한 엘리트에 의해 완결되지 않으며 완성되는순간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 섬에 다음 세대들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그들의 흔적을 퇴적할 방안은 무엇일까. - P142

우리의 관광 자산은 대관람차가 아니고 한밤중 배회가 가능한 거리와 노트북을 놓고 다녀도 좋은 카페다. 그리고 이방인에 대한 시민들의 진심 어린 환대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현명한 지자체장들이다. 그건플라톤 시대부터 지금까지 유효한 가치다. - P154

도시를 채우는 것은 건물이다.
건물을 만드는 데에는 엄청난 자원이 투입된다.
공공재원을 통해 건물을 만들 경우그 재원은 세금이라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

시민의 힘은 결국 헌법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는 것에서 나온다.
거기서 가장 큰 힘은 납세다.
자기 노동력을 통해 얻게 된 재화를 헌납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에서 벌어졌던 혁명의 동력을 잘 들여다보면근저에는 납세 정의에 대한 불만이 깔린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구상 모든 국가가 공화정 민주국가는 아니며 민주국가라고 써 붙였어도 작동 방식은 민주주의가 아닌 예도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걸 건축이 설명하곤 한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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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김선현 지음 / 한길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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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불평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 P123

"영혼을 알아야
눈동자를 그릴 수 있습니다" - P129

"어떤 위기 속에서도
사랑은 그 힘을
잃지 않습니다" - P134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봅시다. 나를 괴롭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가요" - P140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줬다가 한순간에
앗아가는 야속한 존재입니다" - P144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사람이
있나요. 이 두 감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P152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희망의 흔적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 P158

"죽음 앞에서는
그 누구도
무력할 뿐입니다" - P162

"내 존재 자체에 집중하고
나 자신을 이해하면
나라는 존재를 더 사랑하게 됩니다" - P167

"소통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먼저 상대방에게 다가가 보세요" - P173

"상처가 많은 사람일수록
그림이 단순합니다" - P178

"다른 사람에게 나의
모습을 모두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 P184

"유머는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친화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줍니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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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김선현 지음 / 한길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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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감정은
건강한 삶을 가져다줍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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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논객 - 우리 사회를 읽는 건축가의 시선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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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 가치는 위치에 있다. 광화문 광장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대한민국이 무엇인지 시각적으로 대답하는 위치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은 아마 룸이나 광장과 다른 우리의 방일 것이다. 미래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우리의 힘이다. 교육계 경험이 증언하노니 우리의 다음 세대는 앞세대들보다 참으로 낫더라. 미래의 광화문 광장은 은밀하던 앞세대 밀실보다 분명 훨씬 더 아름다운 방이 될 것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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