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발전해야 한다. 그 발전은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토지와 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의미한다. 어찌 됐든 발전은 변화의 특수한 형태다.
어떤 변화는 도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어떤 변화는 시민들의 집합적 의지로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대개 그 집합적 의지는 변화의 동력을 제공할 뿐이다.
변화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정책이다. 그래서 정책 입안과 집행이 중요하다. 지방자치를 통해 시민들의 권력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들이정책 입안과 집행 주체가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 도시에 대한 식견과 경험이 충분하다는 근거는 없다.
그래서 그 정책은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다. 권력을 위임받지 않으면 특히 더 위험하다. - P136
선거의 승자는 다수의 뜻이라며 소수 의견을 묵살하곤 했다. 그래서 공평해졌다고. 다수결 원칙으로만 운영되는 사회의 도시에는 숫자만 남는다. 도시 사안은 참으로 복잡하여 규정 방법이 다양하고 무쌍하되 그 방법에 따라 누구든지 소수에 속할 수 있다. 누구든 환호와 절규의 주체가 된다. 거듭 말하지만 대안은 사업 단위를 좀 더 작게 만드는것이다. 사업이 클수록 소수의 절규가 커진다. - P139
정치뿐 아니라 도시도 생물과 같다. 혈도를 짚어 최소한의 침을 놓아 그 생명력이 도시에 퍼져나가게 하는 것이 최선의 도시 개발 방법이다. 그 침이 건물이라면 거점시설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 침을 놓을자리가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걸어서 갈 수 있는 놀이터와 도서관이 가장 필요하다. 그 벤치에서 이국의 관광객이 안전하고 불편 없이 쉴 수있으면 그게 관광도시다. - P145
사회와 도시는 위대한 엘리트에 의해 완결되지 않으며 완성되는순간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 섬에 다음 세대들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그들의 흔적을 퇴적할 방안은 무엇일까. - P142
우리의 관광 자산은 대관람차가 아니고 한밤중 배회가 가능한 거리와 노트북을 놓고 다녀도 좋은 카페다. 그리고 이방인에 대한 시민들의 진심 어린 환대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현명한 지자체장들이다. 그건플라톤 시대부터 지금까지 유효한 가치다. - P154
도시를 채우는 것은 건물이다. 건물을 만드는 데에는 엄청난 자원이 투입된다. 공공재원을 통해 건물을 만들 경우그 재원은 세금이라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
시민의 힘은 결국 헌법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는 것에서 나온다. 거기서 가장 큰 힘은 납세다. 자기 노동력을 통해 얻게 된 재화를 헌납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에서 벌어졌던 혁명의 동력을 잘 들여다보면근저에는 납세 정의에 대한 불만이 깔린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구상 모든 국가가 공화정 민주국가는 아니며 민주국가라고 써 붙였어도 작동 방식은 민주주의가 아닌 예도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걸 건축이 설명하곤 한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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