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초가 겨울에 꽃을 피우는 것은 서식지인 숲의 나무들이 잎을 틔우기 전에 미리 할 일을 하려는 거예요. 복수초 같은 작은 식물들은 커다란 나무가 무성해지면 나뭇잎에 가려 광합성을 잘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다 영양분을 만들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늦겨울이나 초봄에 먼저 꽃을 피우는 거죠. 근데 겨울은 너무 춥잖아요. 그래서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이기고 개화할 수 있도록 그들만의 생존 전략을 꾸밉니다. 복수초의 꽃잎을 보면 가운데 쪽으로 오목합니다. 그 덕분에 꽃잎 안쪽으로 열을 모아 주변의 눈을 녹이며 꽃을 피우는 거예요. 그리고 그 열은 매개자인 곤충의 체온도 높여 수분을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암술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씨앗도 잘 맺게 하고요. (p. 278) _ 복수초 중에서
우리나라가 워낙에 추워서 다른 나라에서 자라는 동백나무의 꽃보다 빛깔이 유난히 붉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진화론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럴듯한 것이, 동백꽃이 번식을 하려면 수분을 해야하는데 겨울엔 수분 매개자인 나비나 벌 같은 곤충이 없잖아요? 그래서 보통은 겨울에도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동박새라는 새의 도움을 받아 수분을 합니다. 새로 하여금 꽃에 다가오게 하기 위해서 빛깔이 더욱 붉어졌다는 거죠. (p. 266) _ 동백나무 중에서
이렇게 재배한 포도 대부분을 생과로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포도 생산량의 3/4이 와인 제조용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와인의 역사가 곧 포도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예요. (p. 213) _ 포도 중에서
과수원은 단순히 과수를 재배하는 곳이 아니라, 삼림,초원, 목초지의 역할을 하며 식물이나 곤충, 동물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곤충이 과일의 수분 매개자가 되기도 하고, 그 열매는 동물의 먹이가 되어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매일 먹는 사과의 존재를 기록하고, 품종을 식별하여 소비하는 것. 이것은 식물들을 숲에서 도시로 가져와 이용하는 우리의 책임과 의무이기도 합니다. (p. 208-9) _ 사과나무 중에서
그런데 조선시대에나 산에서 나물을 캐 먹었지, 요즘은 모두 재배한 식물을 식용하는 것이므로 ‘야채’보다는 ‘채소’가 적확한 용어라는 거예요. (p. 199) _ 마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