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면 때때로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오곤 했다. 뒤뜰 베란다에 앉아 수영장을 내다보며 맥주를 마시면서 그들은 실패한연애나 늘어가는 카드빚, 학자금 대출 등에 대해 이야기했고, 동시에 그녀의 집과 수영장과 아이들에 대해, 그리고 너무나 안정되고 어른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감탄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떠나고 나면 그녀는 가슴에 밀려드는 공허함을 느끼곤 했다. 어쩐지 뒤에 남겨진 듯한 느낌, 그다지 원했던 적도 없으나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아쉬워진 어떤 삶을 속임수에 넘어가 빼앗겼다는 느낌. - P386
이혼을 해서 그녀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자신도 그걸 원한다고 말했다. 나중에는 결국 추해지고 말았지만, 소유권과 돈, 재산분할, 자금의 할당 등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지는 고통스러운 논쟁이 벌어졌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둘 사이에 묘한 정중함과거의 달콤하기까지 한 분위기가 흘렀다. "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다했어." 엘슨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결국 실패한 것 같군." - P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