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는 마음 - 매혹됨의 역사
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노만수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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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가 지질의 변화 과정을 표현하는 데 적절한 도구인 까닭은유화 안료의 내부에 지질의 풍경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유화의 안료가 광물들로 제조되어서다. 유화는 15세기 벨기에 플랑드르의 화가들, 그중 특히 반에이크 형제가 처음으로각종 천연 안료와 아마인유를 혼합하려고 시도하면서 고안되었다.

_ 거대한 돌 벽 중 - P99

각각의 돌은 손안에 쥐고 있는 작은 우주였다. 문인석은 풍경의 은유가 아니라 그 자체로 풍경이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01

지질학이 밝혀낸 황량한 시간의 팽창은 그 어떤 논거보다 설득력 있게 ‘인류의 하찮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산의 침식과 붕괴를 이해한다는 건 인류활동의 불안정함과 유한함을 필연적으로 깨닫는다는 의미였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02

산은 이동한다! 존 러스킨도 이렇게 믿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마음의 산‘을 형성하는 데 그가 가장 중요하게 공헌한 점일 것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04

히말라야산맥은 지구상의 유서 깊은 산맥들과 비교하자면 청춘기이기 때문에 그 날카롭고 거친 능선은 더 오래된 산맥의 민둥민둥하고 닳아빠진 정수리와는 사뭇 다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113

알프스의 마법이란, 더욱더 산에 오르는 꾐에 빠지도록,
위로 향하도록, 끊임없이 위쪽의 매혹을 향해 올라가도록,
머지않아 애도하고 그리워할 사망자의 명단이 날이 갈수록 더길어지도록 하는.....….

- 프랜시스 리들리 하버갈, 1884년 - P119

산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 그것은 사멸에 가까워질수록 더 치열해진다. 우리가 죽음에 거의 다다른 순간만큼 진정 살아 있다고 느끼는 때는 더 없지 않은가.

_ 골포를 좇아서 중 - P128

"벼랑, 큰 폭포, 설산과 같은 풍경 속에 있으면 처음에는 두려움과 공포심이 다른 모든 생각을 증폭시키고 격화시키다가 점차 고통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다는 암시가 밀려오면 두려움과 공포가 즐거움으로 탈바꿈한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33

그의 유명한 소책자는 거친 자연을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렌즈를 선사해주었다. 그는 이전에는 어렴풋하고 구별이 아리송했던 경외심에 거주지(바다, 사막, 산, 빙모)와 이름(숭고)을 부여해주었다.

_공포를 좇아서 중 - P135

"한순간 그들은 천사처럼 순결한 하늘에서 하느님과 함께 높이 서 있었다. 다음 순간 그들은 추락해 다시 고토로 돌아와 영원한 잠에 빠졌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47

강렬한 아름다운, 고도와 고독은 산이 가진 새로운 매력의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 때문에 발생하는 위험 요소를 무시할 순 없다. 산은 많은 위험과 곤경을 통해 자기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즐거운 모험으로 가득 찬 환경을 제공했다.

_ 공포를 좇아서 즁 - P148

이따금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지금 살아있는 자들을 크게 고무시켰다. 왜냐하면 이것은 적어도 사망 가능성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도록 하고, 또한 죽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등산의 본질이었기 때문이다.

_ 공포를 좇아서 중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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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는 마음 - 매혹됨의 역사
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노만수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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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이런 배경도 이야기가 발생한 지점도 나를 몹시 흥분시켰다. 그들의 발자취가 닿은 곳들의 황량한 살풍경이 나를 귀신처럼 홀렸다. 고산과 극지는 자신의 황량함을 흑백의 이원 대립적 색채 가혹하리만큼 극도로 간결하게 표현했다. 인류의 가치관마저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는 양극으로 갈라졌다. 용기와 비겁함, 휴식과 전력 질주, 위험과 안전, 착오와 올바름 등 매정한 자연환경의 본질은 모든 것을 이토록 간결하게 나누어버렸다. 내 삶에도 이토록 명확한 선들이 있어 인생의 우선순위가 단순해지기를 원했다.

_ 흘림 중 - P18

지형의 위험과 풍경의 아름다움, 무한한 공간, 이 모든 것의 철저한 쓸모없음 따위가 말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산의 높은 해발고도가 극지 탐험의 고위도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결점‘은 있었다.
그들은 그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죄악 곧 인종 차별, 성차별, 뿌리 깊은 우월 의식, 더러는 사그라들 줄 모르는 속물주의에 포박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용기엔 날카로운 자아 중심주의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이러한 습성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가 봤던 모든 건 미지의 찬란한 빛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불가능할 정도로 용감한 사람들이었다.

_ 흘림 중 - P20

이것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산이 아니라. 내가 꿈꾸어왔던 ‘완벽한 산‘이다.

_ 흘림 중 - P23

17세기와 18세기 초반의 전통적인 상상력에 따르면, 자연경관이 인류에게 얼마만큼 진가를 인정받느냐는 주로 농업 생산력에 달려 있었다. 목초지, 과수원, 방목장, 방대한 면적의 농경지-이곳들이야말로 풍경의 이상적인 구성 요소였다. 다시 말해 ‘길들인(개간된 경관, 쟁기질이 되어 있다거나 울타리가 쳐져 있다거나 도랑이 만들어진, 인간이 질서를 부여한 풍경들만이 매력적이었다.

_ 흘림 중 - P35

만약 많은 상인이나 군인, 순례자, 선교사가 그래야 했던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한다면 산허리나 산과 산 사이를 다녔지, 결코 정상을 타고 넘지는 않았다.

_ 흘림 중 - P37

존 러스킨이 공간의 끝없는 명쾌함이자 지치지 않는 빛의 성실성"이라고 부른 공기의 복잡한 미감은 의심할 여지 없이 19세기 후반의 사상을 다채롭게 했다.

_ 흘림 중 - P37

초기 산악인들을 움직이게 한 감정과 태도는 오늘날까지 서양인들의 상상 속에서 번창하고 있으며 오히려 흔들림 없이 고착되어 성행중이다. 산악 숭배는 수많은 사람에게 본능이 되었다. 솟구침, 사나움, 차가움, 이 모든 것을 이제 무의식적으로 숭배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이미지들은 더 거친 야생에 대한 간접 경험에 굶주린 도시화가 진행된 서구 문화에 스며들었다.

_ 흘림 중 - P40

다시 말해 풍경을 바라볼 때 우리는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본다.

_ 흘림 중 - P41

산은 늘 그곳에 남아 있고, 그들의 물리적 구조는 지질과 날씨의 영향에 의해 차차 재구성되겠지만, 산에 대한 인류의 인식을초월해 산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_ 흘림 중 - P42

우리가 산을 자연의 엄청난 힘이 천년이라는 무수한 세월 동안느릿느릿 공들여 완성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바라볼 때, 우리의 상상력은 숙연한 경외감으로 가득 찰 것이다.

-레슬리 스티븐 1871년 - P49

적설은 햇살 아래서는 금빛으로 반짝였지만 그림자 아래서는 마치 연골처럼 보드랍고 매끄러운 회백색으로 보였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51

한 화산 분화구의 꼭대기에서 천체의 운행을 관측하던에드먼드 핼리는 그 ‘불타듯 붉은 전령사‘를 추적한 뒤 자신의 이름 따 ‘핼리혜성‘이라 명명했으며, 1759년에 그것이 정확하게 되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군주들의 사망, 들판을 뒤덮는 폭풍우, 가뭄, 난파선, 역병, 지진 등 문명화된 땅을 폐허로 만들 재앙이 임박했다고 예언한 수천 장의 팸플릿이 유럽 전역에서 인쇄되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53

버넷은 최초의 지질학적 시간여행자이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탐험가, 모든 국가 중에서 가장 낯선 국가인 ‘머나먼 과거‘에 다다른 한 명의 정복자였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61

그 깊고 끝없는 시간의 심연을 탐구하다보니 마음이 점점 황홀해지는 듯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65

산의 현재 외관은 지구의 지형을 결정하는 침식과 융기의 끊임없는 순환 주기 속의 한 단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67

산에 오르는 경험은 위로 향하는 공간 이동일 뿐만 아니라 세월을거꾸로 넘나드는 시간 이동이기도 하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70

비록 우리는 ‘돌‘이시간을 지연시키는 항노화, 항부패화석총, 비석, 기념비, 조각상)의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우리 자신의 가변성과 비교할 때에만 맞는 말이다. 더 큰 지질학적 연대의 맥락에서보면 암석은 다른 어떤 물질만큼이나 연약하고 변하기 쉽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80

산의 단단한 바위가 시간의 마모에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는 일은 반드시 인류의 몸이 섬뜩할 정도로 덧없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도록 하기 때문이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81

우선, 지구의 과거 연대에 대한 19세기의 매혹을 강화했다. 찰스 라이엘이 지질학 원리에서 영리하게 관찰한 화석들은 ‘생생한 언어로 쓰인 ・・・) 자연의 오래된 기념물들이며, 지질학과 같은 고생물학은 사람들에게 ‘풍경‘을 ‘역사서‘로 읽는 방법을가르쳐주었다. 확실히 19세기 전반에 지질학은 인기 있는 과학이었다. 심지어 1861년 빅토리아 여왕조차 광물학자를 고용했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87

협곡과 산봉우리는 대문자로 쓰인 글씨 같았고, 계곡물과 개울은 얽히고설킨 조각 같았으며 산등성이의 꼭대기와 계곡의 밑바닥은 근사한 세리프 같았다.

_ 거대한 돌 책 중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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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는 마음 - 매혹됨의 역사
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노만수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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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산에 오르는 마음이여,
나의 마음속에 산이 첩첩이 솟아오르네… - P7

나는 사람들을 매우 험난한 등반으로 내모는 저항할 수 없는
‘열정‘을 생각했다. 어떤 실패의 선례도 그들을 만류할 수 없다.
산봉우리는 심연처럼 억누를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 테오필 고티에, 1868년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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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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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네의 어린 시절 어떤 점이 그가 성공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 동시에 성공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만든 것인지를 알아내는 데 거의 집착하고 있었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90

이 세상의 이파리들은 단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도록 만들어진 같은 종류의 단순한 기계를 수없이 많은 경우의 수로 응용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임무에 인류의 운명도 달려 있다. 이파리들은 당을 만든다. 살아 있지 않은 무기물에서 당을 만들수 있는 것은 우주에서 식물이 유일하다. 우리가 태어나서 먹은당은 모두 식물의 잎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뇌에 포도당을 계속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우리는 죽는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상황이 나빠지면 간은 지방이나 단백질에서 포도당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지방과 단백질도 애초에 다른 동물이 먹은 식물의 당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피할 길은 없다.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는 이파리에서 만들어진 당을 연료로 태우며 뇌의 시냅스 안에서 이파리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97

이 가루가 오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이 우주에 단 한 사람, 나뿐이었다.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이 넓고 넓은 세상에서 나, 작고 부족한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이다. 나는 나만의 독특하고 별난유전자들이 모여서 생긴 존재일 뿐 아니라 창조에 관해 내가 알게 된 그 작은 진실 덕분에, 그리고 내가 보고 이해한 그 진실 덕분에 실존적으로 독특한 존재가 되었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105

민들레에서 수선화, 양치류에서 무화과, 감자에서 소나무에 이르기까지 땅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은 두 가지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쓴다. 하나는 위에서 오는 빛,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래에 흐르는 물이다. 두 식물 사이의 경쟁은 한 가지 동작으로 결정된다.

_ 뿌리와 이파리 중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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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 2014-2018 황현산의 트위터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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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uor1 2015년 6월 9일 오전 9:32

한국 남자들은 어느 모임에서나 상대의 나이를 묻는다. 갑을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다. ‘동등한 관계는 양쪽이 모두 불편하게여긴다. 이럴 때 강력한 독재 권력처럼 편리한 것도 없다. 동등함에 익숙해지는 감수성이 민주주의를 만든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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