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그의 빛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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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희망과 관련되었지만 당혹이나 갈등의 색채가 항상섞여 있었다.

_ 압구정동 중 - P9

재산은 다 그쪽이 가지고 오누이의 정만을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그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답을 하지 않았다.

_ 압구정동 중 - P10

광채의 이런 점들, 오래 쌓인 부와 최고의학벌과 한 조각에 몇천 달러짜리 명품 옷 그 무엇을 동원해도도저히 연출되지 않는 어떤 섬세한 감각의 결핍, 그런 것들 때문에 웃으며 숨이 막혔던 오래된 기분이 있었다.

_ 압구정동 중 - P26

난 완전히∙∙∙∙∙ 완전히 불행해졌어. 저이를 봤지? 난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안방에서 물소리가 나. 이십사 시간물소리가 난다고. 난 거실로 나와야 해. 너무 깜깜한 건 싫으니까 주방에 저 불을 밤새 켜놔. 숨이 막혀. 끔찍하지. 나는 한강을 쳐다보기도 싫어. 당장이라도 뛰어들어버릴까봐 무서워서. 이건 더이상 결혼생활이 아니야. 나는 결혼해서 하루도 행복한 날이 없었다니까."


_ 압구정동 중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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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관찰자를 위한 그림책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윌리엄 그릴 그림,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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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하루가 시작될 때와 끝날 때 색을 바꿔 입어요. 태양이 지평선 근처에서빛날 때는 낮게 깔려 있는 밀도 높은 공기를 햇빛이 길게 뚫고 들어와야 하죠. 그 여정에서 파장이 짧은 파란빛은 공기 중의 기체와 먼지 입자에 의해 걸러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과 주황빛만 남아 구름을 따듯한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거예요.

한낮에는 하늘이 파랗게 보여요.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각도에서는대기 중의 기체와 입자에 의해 산란된 빛이 우리를 향해 날아와요. 파장이 짧은 파란빛을 더 많이 산란시키기 때문에그 색이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색이 된 거죠.

지구에 구름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구름은 물을 정화하고, 바다의 소금물을 호수와 강의 민물로 바꿔줍니다. 대기에 낀 먼지를 비로 씻어서 대기를 깨끗하게 청소하기도 해요. 구름은 가두는 열보다 반사하는 열이 더 많기 때문에 지구를 식히는 역할도 하죠. 그리고 매일 아침 당신이 커튼을 열 때마다늘 전에 없던 새로운 하늘을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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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경제사 -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
브래드퍼드 들롱 지음, 홍기빈 옮김, 김두얼 감수 / 생각의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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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볼 때 금본위제에서 빨리 벗어난 나라일수록, 그래서 금본위제 관습에 따른 교조적인 태도의 제약을 덜 받았던 나라들일수록 상황이 더 나았다. 금본위제로부터 가장 먼저 빠져나간 북유럽 나라들이 가장 훌륭하게 공황에 대처했고, 그다음은 일본이었다. 영국도 1931년에 금본위제를 폐기하지만, 좀 더 철저하게 확장적 정책을 밀고 나갔던 것은 일본이었다. 미국과 독일도1933년에 금본위제를 폐기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은 해볼만한 것은 모두 시도해 본다는 태도였던 데에 반하여, 히틀러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지가 성패의 기준임을 훨씬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_ 대공황 중 - P290

1914년 이후의 세계 상황에서, 긴축과 정통적경제 교리 그리고 자유방임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리고 그토록 정부지출을 줄였는데도 대공황이 오래 지속되었다는 사실은 케인스가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P292

대공황이 시작되면서 이제 옛 질서는 파산했다는 결론을 피할수 없게 되었다. 옛 질서가 붕괴되자 대의제 민주주의도 함께 몰락했다. 1939년경 대의제 민주주의는 영국과 영국 자치령, 미국, 프랑스, 스위스,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작은 북서유럽 국가들에서만 존재했다.

_ 대공황 중 - P298

"자신의 전통적 목표를 상실하고, 대신 "진정한... 영구적인 문제, 즉 절박한 경제적 걱정에서 벗어나 얻은 자유를... 어떻게 활용하여 지혜롭고 유쾌하고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의 문제와 맞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P306

그렇다면 어떤 대안들이 있었을까? 한편으로는 (그 창안자들의 머리에서 이제 막 만들어진 파시즘, 다른 한편으로는 (멀리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리고 그 동료들의 사상으로부터 내려온) 사회주의가 있었다. 파시즘은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이 어떤 결실을 낳는지를 보고서 판단하면 되었다. 하지만 사회주의는 꿈의 해석이었다. 이 땅에 구현된 현실이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그리고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에 엄청나게 못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동의하는 바였으니까.

_ 현실사회주의 중 - P309

여기서 사용한 ‘불가피한‘ 혹은 ‘필연적‘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극적인 효과를 내려고 쓴 말이 아니다.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을 물려받은 이들에게 필연성 inevitability 이라는 개념은 치명적인 결함에 대한 해결책이었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주장을 최대한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고 물샐틈없게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하지만 실패했다. 그의 실패는 그가 틀렸기 때문이었다. 시장경제에서 부가 증가하면 반드시 불평등과 궁핍 또한 갈수록 커진다는 주장은 전혀사실이 아니다. 그렇게 될 때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느냐 마느냐는 스스로의 목적에 맞추어 소득과부의 분배 폭을 넓힐 수도 또 줄일 수도 있는 충분히 강력한 도구들을 갖추고 있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문제이다.

_ 현실사회주의 중 - P312

마음의 눈으로 유토피아적 미래를 보고, 그런 미래가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있으니 그 유토피아를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로 만들수 있다면, 설령 가혹하고 잔혹한 행동이라고 해도 얼마든지 벌일수 있다는 생각. 그것이 바로 이데올로기의 저주다.

_ 파시즘과 나치즘 중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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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관찰자를 위한 그림책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윌리엄 그릴 그림,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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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구름은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이 있죠. 해가 뜨거나 질 때이 구름 캔버스는 황금색, 붉은색, 보라색으로 잠시나마 찬란하게 물들어요. 그러고는 다시 따분한 구름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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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있는 도시 - 리피디의 책방 드로잉 에세이
리피디(이승익) 지음 / 블랙잉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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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작업실‘은 나와 같은 카공족이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든 책방이다. 그래서 커피와 간단한간식을 팔고는 있지만 카페처럼 대화를 위한 공간이 아닌 조용히 집중하는 공간이다. 실내에는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만 흐를 뿐 사람들의 말소리는 들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편해지고 집중도 잘된다.

_ 너의 작업실 중 - P125

찾아 헤매던 책을 마침내 찾을 때의 기쁨은 새 책을 파는 서점보다 오래된 헌책을 파는 책방에서 더 크게 다가온다. 특히 찾는 책이 절판됐을 때는 더욱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의미가 되는 책 한 권. 그런 책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부산‘보수동책방골목‘이다.

_ 보수동책방서점 중 - P165

비록 처음으로 용기 내서 혼자 찾아온 곳이지만, 나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 그렇게 오는구나 싶은 마음에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려 본다.
"혼자라도 좋아. 인생은 그런 거니까."

_ 소심한 책방 중 - P189

"책방을 처음 열 때부터 오시는 손님들에게뭔가 재밌는 걸 해 드리고 싶었어요.이왕이면 좋은 말을 써 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죠."

_애월책방이다 중 - P200

햇살이 처마 끝으로 기울어 가는 늦겨울의 풍경 속에서대문을 바라보며 서 있는 책방지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날도 추운데 계속 밖에 서 계시냐?" 했더니
"지나가는 손님이 들어오면 언제라도 인사하기 위해서요"라고 답한다.

_ 북촌책방 중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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