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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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과 일몰의 두 장면은 보면 볼수록 닮은 구석이 많았다. 일부러 지어 보이지 않아도 더없이 말갛던 그해 너의 얼굴과 굳이 숨기지 않고 마음껏 발개지던 그해 나의 얼굴이서로 닮아 있었던 것처럼. 혹은 첫인사의 안녕과 끝인사의 안녕이 그러한 것처럼.

_ 두 얼굴 중 - P17

어디가 되었든 평당 천만 원이 훌쩍 넘는, 그래서 사람이사람을 내쫓는 일이 허다하게 일어나는 도시와는 다른 모습으로 지금 태백은 있다. 사람을 보듬는 땅의 방식으로,
떠난 이를 기억하는 일은, 아직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과 꼭 닮아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_ 기다리는 일, 기억하는 일 중 - P23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떠한 양식의 삶이 옳은 것인지 나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다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편지를 많이 받고 싶다. 편지는 분노나 미움보다는 애정과 배려에 더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랑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늦은 답서를 할 것이다. 우리의 편지가 길게 이어질 것이다.

_ 편지 중 - P26

그는 비가 내리는 것이라 했고
나는 비가 날고 있는 것이라 했고
너는 다만 슬프다고 했다.

_ 비 중 - P32

다만 이런 내가 임시방편으로 택하는 방법은 휴대전화를 끄는 것이다. 그러고는 혼자 낯선 도시에 가서 숙소를 잡고 며칠이고 머문다. 여행보다는 도피라 불러야 좋을 것이다.

_ 고독과 외로움 중 - P50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고독과 외로움 중 - P51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자책과 후회로 스스로의 마음을 더 괴롭게 할 때, 속은 내가 속인 나를 용서할 때, 가난이나 모자람 같은 것을 꾸미지 않고 드러내되 부끄러워하지않을 때, 그제야 나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할 채비를 하고 있는것이라 믿는다.

_ 내가 좋아지는 시간 중 - P57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_ 낮술 중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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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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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평소 학원에 가는 학생의 모습에 익숙하고, 수능날에 모든 언론에서 시험장을 취재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여겨도 현장실습과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의 모습에는 낯선 느낌을 갖는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인식이 그대로 정책으로, 태도로, 일상적으로 던지는 시선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바탕에는 가난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가 그대로 담겨 있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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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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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이 생각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의미는 아이들에게 돌봄 이상의 것이었다. 단순히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넘어서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자신의 모습을 갖춰가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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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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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처럼 가난한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은 본인이 취업을 했더라도 그 환경에서 온전히 벗어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자식의 부모 돌봄이라는효를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고,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를 개인에게 지우는 가족 중심 문화가 강력하다. 성년이 된 청년은 독립적인 개인이기보다는 한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을 더 크게 부여받는다. 성인이 된 후에 하는 연애, 공부, 취업에 가족이 깊이 개입한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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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10만부 기념 개정판) - 챗GPT부터 유튜브 추천, 파파고 번역과 내비게이션까지 일상을 움직이는 인공지능 이해하기
박상길 지음, 정진호 그림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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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가 전자파를 발사해 반사파를 측정한다면 라이다는 레이저빛을 발사해 반사되어 돌아오는 것을 측정합니다.

_ 자율주행 중 - P119

그렇다면 상황을 인지한 후에는 어떻게 대응할까요? 이때 하는 일이모방 학습 Imitation Learning입니다. 상황을 인지한 후 해당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운전하느냐는 전적으로 사람의 운전 습관을 그대로 모방한다는 얘기죠. 예를 들어 복잡한 교차로에 진입할 때 사람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진입합니다. 자율주행차도 이를 모방해 교차로에서 속도를 줄인 채 천천히 진입을 시도합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는 먼저 데이터를 구축하고 학습을 통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한 후에는 인간의 주행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여 실제 주행을 해나갑니다.

_ 3. 자율 주행 중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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