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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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버지는 본인이 잘못한 상황일 때 상대에게 과한 선물을 줘서 그 순간 상대를 피해자가 아닌 부채자로 만들었다. 채운만 해도 아버지에게 받은 비싼 축구화며 유니폼이 셀 수 없이 많았다. - P112

미술은 자기 정화 효과가 있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를 설명해주지만 쉽게 고통을 덜어주지는 않는다. - P119

숙소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던 동료가 부지불식간에 비명을 지르는 그런 현실로. 진짜 세계로, - P126

소리는 궁금했다. 무언가를 시작하고 계속하는 데 필요한 재능은 얼마만큼인지. 그 힘은 언제까지 필요하고 어떻게 이어지는지. 손에 이상을 느낀 뒤로 소리는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더 잃어갔다. 그림이 즐거움을 주는 대상이 아닌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수단이 되다보니 그랬다. - P130

어쩌면 누군가 그걸 원해서, 산산조각난 유릿조각 앞에서자신이 통곡하는 모습을 그토록 생생히 그릴 정도로 바라서, 간절히 꿈꿔서, 자기가 이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고. - P140

자기 생애 첫 정장이 상복인 것도, 아름다운 꽃 속에 파묻힌 아버지 사진을 보는 것도 그랬다. - P151

아버지를 찌른 사람은 난데 사람들이 나를 위로합니다.
나는 무릎 꿇고 고개 숙여 그들에게 절합니다.
이곳은 내가 벌받는 자리입니다.
위로가 벌이 됩니다. - P163

그즈음 나는 집에서 늘 긴장했는데 그 사람 앞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어. 어느 땐 옆에 있으면 한없이 잠이 쏟아졌지. 며칠이고함께 긴 잠을 자고 싶을 만큼. - P179

어제 강당에서 상담 교육을 받는데, 여기 봉사활동을 온정신의학과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하더라. ‘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고.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같았어.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었거든.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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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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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교실 안이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동시에 와아아 웃었다. 그래서 소리도 따라 웃었다. 그러다 딱 한 명 웃지 않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바로 그 전입생이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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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그의 빛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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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한 시대와 여러 대륙을 몰고 다닌 사람의 눈빛이었다. 그가 이룬 모든 일을 추동한 희망의 근원 앞에다시 서서 그것을 마침내 얻으려는 황홀한 순간에 나는 잔인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말하지 않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를 죽일 수 있을 만큼 지독한 질문이었다. 그 눈빛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원망과 자기혐오를 꾹꾹 눌러 삼키고 있었다.

_ 성수동 중 - P196

두 눈을 칼로 찌르는 것 같았던 그 빛은 내가 인생에서 본 어느 것에도 비견할 데 없이 유일했다. 그것이 연지의 빛이었다.

_ 빛으로 중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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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그의 빛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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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희망과 관련되었지만 당혹이나 갈등의 색채가 항상섞여 있었다.

_ 압구정동 중 - P9

재산은 다 그쪽이 가지고 오누이의 정만을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그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답을 하지 않았다.

_ 압구정동 중 - P10

광채의 이런 점들, 오래 쌓인 부와 최고의학벌과 한 조각에 몇천 달러짜리 명품 옷 그 무엇을 동원해도도저히 연출되지 않는 어떤 섬세한 감각의 결핍, 그런 것들 때문에 웃으며 숨이 막혔던 오래된 기분이 있었다.

_ 압구정동 중 - P26

난 완전히∙∙∙∙∙ 완전히 불행해졌어. 저이를 봤지? 난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안방에서 물소리가 나. 이십사 시간물소리가 난다고. 난 거실로 나와야 해. 너무 깜깜한 건 싫으니까 주방에 저 불을 밤새 켜놔. 숨이 막혀. 끔찍하지. 나는 한강을 쳐다보기도 싫어. 당장이라도 뛰어들어버릴까봐 무서워서. 이건 더이상 결혼생활이 아니야. 나는 결혼해서 하루도 행복한 날이 없었다니까."


_ 압구정동 중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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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관찰자를 위한 그림책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윌리엄 그릴 그림,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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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하루가 시작될 때와 끝날 때 색을 바꿔 입어요. 태양이 지평선 근처에서빛날 때는 낮게 깔려 있는 밀도 높은 공기를 햇빛이 길게 뚫고 들어와야 하죠. 그 여정에서 파장이 짧은 파란빛은 공기 중의 기체와 먼지 입자에 의해 걸러지고 파장이 긴 붉은빛과 주황빛만 남아 구름을 따듯한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거예요.

한낮에는 하늘이 파랗게 보여요.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각도에서는대기 중의 기체와 입자에 의해 산란된 빛이 우리를 향해 날아와요. 파장이 짧은 파란빛을 더 많이 산란시키기 때문에그 색이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색이 된 거죠.

지구에 구름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구름은 물을 정화하고, 바다의 소금물을 호수와 강의 민물로 바꿔줍니다. 대기에 낀 먼지를 비로 씻어서 대기를 깨끗하게 청소하기도 해요. 구름은 가두는 열보다 반사하는 열이 더 많기 때문에 지구를 식히는 역할도 하죠. 그리고 매일 아침 당신이 커튼을 열 때마다늘 전에 없던 새로운 하늘을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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