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 - 주락이월드, 스코틀랜드 증류소 탐험
조승원 지음 / 싱긋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가불린과 라프로익을 비교하는 이들이 많다. 이름부터 라a로시작하는데다 거리도 가깝고 무엇보다 피트 풍미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 위스키를 비교할 때마다 전문가들이 쓰는 표현이 있다. 라프로익 피트 풍미가 타르tar 에 가깝다면 라가불린은 모닥불bonfire 같다는 것이다. 또 라가불린은 라프로익에 비해 ‘병원냄새가 덜 나면서 단맛sweet과 과일fruity 풍미가 잘 느껴진다고 얘기한다. 대표적으로 스카치 전문가 찰스 맥클린은 라프로익 풍미를한마디로 "very smoky (매우 스모키)"라고 표현하면서 반면에 라가불린은 "fragrant smoky (향기로운 스모키)"라고 설명했다.

_ 라가불린 중 - P5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끼와 함께 - 작지만 우아한 식물, 이끼가 전하는 지혜
로빈 월 키머러 지음, 하인해 옮김 / 눌와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생물이 인간의 맹장처럼 기능을 상실한 흔적 기관을 지닌다. 나는 부화 가지 역시 쓸모없는 기관일 거라고 추측했었다.

_ 틈새로 내리는 빛 중 - P148

폭풍에 쓰러진 나무는 이끼로 덮이고 그 통나무 위에 짜인 이끼 태피스트리는 나무숲이 형성된 역학을 투영한다. 나무를 넘어뜨리는 강한 바람에 날아간 사시나무 씨는 새로운 숲을 만든다. 네삭치이끼 포자는 통나무 옆면의 무너진 공간을 녹색으로 메운다. 황자작나무는 다른나무가 쓰러져 생긴 틈을 재빨리 차지하고, 잎눈꼬리이끼는 통나무 윗면에 난 틈을 메운다. 모든 것에는 각자의 자리가 있고, 전체를 이루는 퍼즐 조각은 모두 제자리를 찾아간다.

_ 틈새로 내리는 빛 중 - P154

도시에 이끼가 번성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강우량이다. 내가알기로 시애틀 Seattle과 포틀랜드는 이끼가 가장 많은 도시다. 단지 나무와 건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긴 겨울 내내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어디라도 이끼가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_ 도시 사람, 도시 이끼 중 - P161

,
재능에는 서로 배려해야 할 책임이 뒤따른다.

_ 재능에 짓든 책임 - 이끼와 문화 중 - P170

식물이 서식지에 따라 용도를 보여준다면 이끼가 전하는 메시지는무엇일까? 이끼는 늪지와 냇가 그리고 연어가 뛰어오르는 폭포 주변에 물방울이 튀는 곳에 산다. 이 사실만으로는 이끼의 메시지를 알 수 없다면, 비가 내릴 때마다 이끼가 선보이는 재능을 생각해 보자. 이끼는 본능적으로 물을 좋아한다. 말라 바스락거리던 이끼는 폭풍우가 지나고 나면 물을 머금어 부풀어 오른다. 이끼는 도서관에서 찾은 그 어떤 사실보다 더 직접적이고 우아한 언어로 자신의 역할을 가르쳐주었다.

_ 재능에 깃든 책임 - 이끼와 문화 중 - P180

죽은 세포로 채워진 물이끼는 자신의 몸무게보다 스무 배까지 많은 물을 흡수할 수 있다. 이처럼 물을 엄청난 양으로 저장하는 능력 덕분에 물이끼는 원하는 대로 생태계를 바꿀 수 있다. 물이끼가 있으면 토양 입자 사이에 공기 대신 물이 차기 때문에 토양은 축축해진다. 죽은 물이끼가 물에 잠겨 생긴 이탄peat은 혐기성이어서 뿌리 역시 숨을 쉬어야 하는 대부분의 식물은 자라지 못한다. 그 결과 높은 나무가 성장할 수 없어 사방이 트이고 해가 잘 든다.

_ 누군가 다진 기반을 밟으며 중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사의 위기
한병철 지음, 최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보와 달리 지식은 그 순간을 넘어서 앞으로 다가올 것과도 연결되는 시간적 폭이 있다. 그래서 지식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지식 안에는 서사적 진폭이 내재해 있다.

_ 이야기에서 정보로 중 - P15

정보는 새로운 것을 찾아 세상을 샅샅이 뒤지는리포터의 매체다.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 반대의 일을 한다.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_ 이야기에서 정보로 중 - P15

이야기하기와 귀 기울여 듣기는 상호 의존적이다. 이야기 공동체는 귀 기울여 듣는 사람들의 공동체다. 귀 기울여 듣는 행위에는 특별한 주의 집중이 필요하다.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은 자기를 잊고 들리는 내용에 몰두한다.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몰아의 상태로 접어들수록 들리는 내용은 그 사람의 마음에 더 깊이 남는다." 귀 기울여 듣기의 능력은 갈수록 사라진다. 몰아의 상태로 경청하는 대신 자기 자신을 생산하며,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_ 이야기에서 정보로 중 - P22

현대인은 정보와 소통에 도취되어 몽롱하다. 이상태에서 우리는 더 이상 소통의 주인이 아니다. 의식된 통제로부터 벗어난 정보의 교류에 몸을 내맡긴상태다. 소통은 점점 더 외부에 의해 유도된다.

_ 이야기에서 정보로 중 - P24

조언은 지혜로서 ‘삶의 구조에 녹아들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혜는 이야기로서의 삶에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삶이 더 이상 이야기될 수 없게 되면 그 안의 지혜도 소멸된다. 그리고 지혜가 사라진 자리는 문제해결의 기술이 대체한다.

_ 경험의 빈곤 중 - P29

예전에는 가로수가 이끼가 덮여 녹색이었지만 지금은 맨살을 드러낸다. 지금 사는 곳에있는 나무들을 확인해 보라. 이끼의 존재 유무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지닌다. 이끼는 광산 안 카나리아다.

_ 도시 사람, 도시 이끼 중 - P1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사의 위기
한병철 지음, 최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우리는 스마트한 지배에 예속되어 있다. 억압도, 저항도 없이 삶을 게시하고 공유하고 좋아하도록 지배당한다. 새롭고 자극적인 뉴스거리가 넘쳐나는 시대, 이슈에서 이슈로 빠르게 이동하는 사람들, 스스로 자기 존재를 정보로 전락시키는 사회에서 개인은 각자의 이야기, 즉 서사를 잃고 우연성에 휩싸인 채 폭풍우 한가운데서 부유한다.

_ 역자 서문 중 - P6

"삶은 이야기다. (・・・) 이야기에는 새 시작의 힘이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행위는 이야기를전제한다. 이와 반대로 스토리텔링은 오로지 한 가지 삶의 형식, 즉 소비주의적 삶의 형식만을 전제한다. (…) 다른 이야기, 다른 삶의 형식, 다른 지각과현실에는 눈멀게 한다. 바로 여기에 스토리 중독 시대 서사의 위기가 있다."(『서사의 위기』136~137쪽) 부디 이 책을 통해 현시대를 정확하게 직시하고 삶의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길 바란다.

_ 욕자 서문 중 -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끼와 함께 - 작지만 우아한 식물, 이끼가 전하는 지혜
로빈 월 키머러 지음, 하인해 옮김 / 눌와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삭치이끼는 단기적 이익을 위해서는 무성아를 생성하고 장기적 우위를위해서는 포자를 생성하는 두 가지 전략으로 도박을 한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서식지에서 자연선택은 하나의 번식 선택에 집중하는 개체보다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개체를 선호한다. 역설적이게도, 고유한 생활방식에 적응한 종들은 어느새 사라지지만 네삭치이끼는 주어진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선택의 자유를 유지함으로써 살아남는다.

_ 선택하는 삶 중 - P1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