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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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건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사귀게 되면 만족감도 더 커진다. 갑자기 당신이 있는 곳에 완전히 신선하고 익숙하지 않은 삶이 나타난다. 발견되지 않은 과거와 아직 탐험해야 할 미래가 눈앞에 있다. 따라서 지금 이야기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것이 ‘새로운 새‘ 친구의 즐거움이다. 반면 ‘새로운 오랜‘ 친구를 실제로 사귈 수 있다면, 자족감과 사내들만의 편견에 젖어들기 십상일 게 분명하다. 감상에 푹 젖어 코르덴 바지를 입고 파이프를 씹으며 맺는 유대감 비슷한 것.

_ 이야기의 끝 중 - P144

"감정을 보여주는 것과 감정을 표현하는 건 달라." - P150

"노력은 한다. 그래, 내가 그냥 넘어가 주느라 노력하고 있지." - P152

"사랑에는 늘 키스하는 쪽과 뺨을 내미는 쪽이 있다" - P174

그리고 더 유명한 말. "사랑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면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게 역사적으로 꽤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와 소셜미디어로 꽉 찬 오늘날의 세상에서 사랑에 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사실 그래서 지금은 모두가 사랑이 자기가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_ 이야기의 끝 중 - P175

더 심각한 것은, 마치 어떤 고대 희곡 속의 불운한 운명의 피조물들처럼, 자신들이그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거나 이해하지도 못한 채 자기 삶을 반복해야 하는 저주에 걸려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마지막 문장은, 인정하거니와, 어느 정신의학 저널에서 가져온 게 아니라 내가 쓴 거다. - P173

그의 비극은 사랑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비극은 사랑을 할 수는 없는데 그녀가 주고자 하는것이 사랑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 P182

사람들 말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잊고 있던 어린 시절 기억이 자주 돌아온다. 동시에 중간에 낀 세월을 쥐는 힘이 약해진다. 아직 나한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노쇠가 자리를 잡으면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상상할 수는있다. 우리의 정신적 공간은 생생한 초기 장면들, 그다음에는 긴 공백, 그다음에는 반복되는 나날, 그리고 반복되는 혼란이 구름처럼 흐릿하게 지나가고 있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무가치한 현재가 점령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삶은, 다시 말해서, 중간에 커다란 구멍이 있는 이야기로 축소될 것이다.

_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중 - P219

나는 병과 노쇠를 생각할 때 가끔 이 사건을 떠올린다. 그냥 우주가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뿐이야, 당신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그러니까 씨발 어서 안으로 꺼져, 알았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나? - P240

대신 나는 어딘지 모르는 어느 나라의 어딘지 모르는 어느 소도시의 한 카페 실외석에 앉아 있는 작가와 독자의 이미지를 좋아한다. 따뜻한 날씨고 우리 앞에는 시원한 음료가 있다. - P262

그러므로 내용에 대해서도 나는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이 기나긴 작별의 글이 2022년부터 2025년에 걸쳐 아주 느리게 쓰였으며, 마지막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는 사실만 밝혀두고 싶다. "그럼에도 오랜 세월 당신이 우리의 관계를 기쁘게 여겼기를 바란다. 나는 분명히 그랬다." 오랜 세월. 우리의 관계, 기쁨, 돌이켜 보니 오랜 세월, 우리의 관계... 그건 기쁨이 맞았다. 그 기쁨에 감사한다.

_ 김연가(소설가) 중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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