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 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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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라는 이름의 재난 앞에 소중한 이들의 다정함을 지켜내고자 하는 것, 그러한 방식으로 인간이라는 연약한 종족에 대한 낙관을 잃지 않는 것. - P9

형사재판은 증거에 대한 판단으로 이루어진다. 눈앞에 보이는 뻔한 거짓말조차 증거능력을 갖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어쩔 수가 없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비록 뻔해 보이는거짓말에 대해서라도 재판을 계속해야 하고 그사이 법정의 연기자는 한번 시작한 연기를 중단할 수 없었던 것이다. - P40

범죄는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법률상 횡령죄는 횡령의 일시와 장소, 금액과 방법을 특정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구성 요소들은 범죄일람표라는 일목요연한 표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범죄란 언제나 누군가의 삶에서 빚어지고, 삶이라는 뜨거운 것에는 법률가가 미처 표에 담지 못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다. - P80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죄가 곧 공판검사의 패배는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싸우는 대상은 다만 피고인이 아니다. 이 싸움에 대해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는없다. 인간의 법정이 내어줄 수 있는 답은 유죄 아니면 무죄지만, 그것으로는 다 담지 못하는 거대한 생이 있다는 사실앞에 우리는 자주 좌절한다. 그런 방식으로 기껏 다가간 진실의 근처가 참 별것 아니라는 사실에 무력해진다. 최선을 다해 달려간 성취의 끝에서조차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은 누군가의슬픈 얼굴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애가쓰인다. 이를테면 우리의 싸움은 그런 것들과 관련이 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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