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식량은 필요한 사람들의 수요가 아니라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수요를 따른다. - P17
지금의 풍요는 빚이다. 그 빚은 오늘의 우리만이 아니라 내일의 세대가 함께 갚아야 한다. - P18
엥겔지수가 높아지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물가 상승, 기후위기, 에너지 비용 증가, 농업 경쟁력 저하, 그리고 무엇보다 심화되는 소득 격차가 그 배경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농업 정책을 단지 농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식량 접근권‘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 - P20
소농은 여전히 지역 사회 유지와 생태계 보전에 기여할 수있다. 그러나 지금은 기후위기, 노동력 부족, 기술 격차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시대다. 낭만에 기대기보다, 소농의 한계를 인정하고 적정한 규모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세대의 식량안보도 지킬수 있다. - P27
환경 저널리스트 주디스 슈워츠는 자신의 책 《순록 연대기The Reindeer Chronicles》에서 "씨앗은 유전정보가 아니라, 기억을품는다. 그 기억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생존력이다"라고 말한다. 나도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 바로 씨앗에 담긴 기억이야말로 우리가 기후변화라는 위협 속에서 다시 회복해야 할 중요한 생존력의 핵심이다. - P28
냉장 기술과 산업화된 농업은 이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인류는 처음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과일과 채소, 고기와 생선을먹을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귀족만 누릴 수 있었던 음식이 슈퍼마켓의 진열대를 채웠고, 고기와 쌀은 더 이상 사치스러운 음식이 아니었다. 합성섬유와 산업화된 생산 방식은 의복의 대중화를 불러왔고, 자동차와 가전제품은 생활의 표준이 되었다. 냉장고, 텔레비전, 에어컨, 세탁기가 보급되었고, 이제는 누구나 ‘작은 왕‘처럼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1950년대에서 1970년대 초까지, 이 짧은 시기는 인류 역사상 생활수준이 가장 비약적으로 향상된 절정기였다. - P43
페체이는 이렇게 강조했다. "지구는 하나의 유기체이며, 우리는 그 일부다." - P47
그 두 기후를 한 곳에서 겪은 적은 단 한 번, 한국전쟁뿐이었다." 이런 가혹한 기후 속에서 살아온 우리는 적응의 달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 적응력이 언제나 장점인 것은 아니다. 지나친 익숙함은 둔감성으로 변한다. - P58
기후위기를 넘어설 해법은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부족하다. 에너지 체계, 농업, 도시 계획, 소비 구조까지 사회 시스템 전체의 대전환과 재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단기처방에 급급하고 장기 전략에는 인색하다. 예측은 소홀하고설계에는 자원을 아낀다. 기후는 정책의 중심이 아니라 늘 몇걸음 뒤에 서 있다. - P60
국제 지정학 전략가 피터 자이한은 더 나아가 이렇게 경고한다. "세계화는 달콤한 설탕 같았다. 그 끝에는 굶주림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의 풍요가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은 허상일 뿐이다. - P64
기후변화는 물의 희소성과 불균형을 가속화하며, ‘물‘을 둘러싼 국제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이 흐름을 외면한 채 방치하면, 결국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준비되지 않은 국가들이다. - P73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한국 역시 북한과 임진강 수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상류에위치한 북한의 댐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기후위기가 가져올 물 재난 앞에서 우리는 충분한 예측 시스템과 유연한 대응력을 갖추고 있는가? - P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