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은미가 가진 책임감의 크기가 달랐다. 삶을 이어간다는게 얼마나 숱한 죽음을 넘나들어야 하는 것인지, 그런 순간순간에 누구도 도우러 와주지 않을 때의 공포를 느끼며 살아온 은미와 단 한 번도 그런 공포를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의 차이였다. 책임감은 공포에서 온다. 살아가며 느낀 공포가 책임감을 키운다. - P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