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다. 늙는다는 건 두려운 일이었고, 죽는다는 건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산다는 건 애가 타는 일이었다. 민은 그 길을 살아남아 여기에 이르렀다. - P106
어떤 일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생겨나고 어떤일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사라진다는 사실이 되레 조금 위안이 되기도 했다. 잃어서는 안 된다고 믿었던 것들을 잃고도 살아진다는 건 생의 비정이 아니라 생의 비밀인지도 몰라. 창밖으로 노르망디의 푸른 초원이 지나갔다. 풀을 뜯는 한 무리의 양들이 초원에 내려앉은 구름처럼 몽글몽글해 보였다. -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