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의 호의에 기대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때마다 중얼거린다. 여행하는 삶을 살아오길 잘했어. 포기하지않고 여기까지 오기를 정말 잘했다. 그러니 아직은 일단떠나는 수밖에.
_ 프롤로그 중 - P15
그들이 끌어안은 양과 말, 내가 놓지 못하는 떠도는 삶에 대한 욕망. 결국 우리는 각자에게 절실한 것을 붙잡고 생을 건너가는 중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꿈도 없는 잠에 빠져들고는 했다.
_ 어제와 다름없는 삶을 이어가는 것 중 - P26
가난이 서러운 건 아이를 너무 일찍 철들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 P32
열서넛쯤 되었을까. 어린 소녀는 노인의 얼굴을 한 채 빵이 쌓인 수레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파미르 고원 어디에선가 양을 치고 꼴을 베던 아이는 아니었을까. 내가기억하고픈 이 나라의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 P36
가을의 대지에게, 어떤 절대적 존재에게 무릎 꿇고 싶었다. 헛된욕심도 없이 그저 몸을 써서 일하며 살아온 이들을 위해, 이 아름다운 계절을 누리지 못하고 서둘러 떠난 모든 생명을 위해 두 손을 모으고 싶었다.
_ 아름다운 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중 - P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