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한 정자도 있다. ‘사‘자가 붙은 정자다. 보통 ‘~정‘으로 끝나게 마련인 집 이름에 ‘사‘가 붙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전의 남간정사, 봉화의 석천정사, 안동의 옥연정사 같은 곳이다. 부엌과 온돌방을 갖춘 건물에 정자 기능을 더한 별서다. 잠자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정사의 규모는 당연히 정자보다 크다. 정사를 운용하려면 여러 사람이 동원되어야 한다. 하인이나 노비 혹은 고용인들의 숫자를 떠올려보라. 유럽이나 한국이나 정원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야 한다는 점은 똑같다. -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