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적인 평범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부희령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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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살아온 덕분에 더 많은 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이 더 많으니까. 이해한다는 것은 나에게매우 중요한 일이었기에, 좋았다.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바라볼 수 있어서도, 좋았다. 살다보면 평범은 비범과 대치되는 자리에 있는 게 아님을 알게 된다. - P10

변명삼아 남긴다. 베네치아에서 마주친 덴마크 여인이 고향의 언어로 말테에게 속삭인 말이다. "노래하라고 해서도 아니고,
그냥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지금 여기서 노래하지 않을 수없기 때문이에요." - P24

시인이 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단 한 줄의 시도 쓰지 않았다. - P24

모든 게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에는 빈틈이 있다. 마음이란 오직 나만의 것이 아니다. 마음은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 속사람들이 내면화한 가치나 시선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가난이나 질병에 대한 편견. 계층 혹은 계급이라는 구별. 중심이 되는미학적 기준. 이런 것과 상관없는 마음이라는 게 있을까. - P41

그런데 이상하다. 지금 씻고 침대에 누워 책을 펼쳤는데 어디선가 생선 썩는 냄새가 솔솔 난다.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렇다면 냄새의 진원지는 그가 아니라 바로 나? - P44

사랑의 놀라운 면은 세상 사람들이 좋은 사람 예쁜 사람 멋진사람 부유한 사람 유능한 사람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쁜 사람 예쁘지 않은 사람 가난한 사람 이상한 사람도 사랑한다.
때로는 아주 깊이 사랑한다. 사랑은 성공이나 행복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증거 아닐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자유임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 P49

둥글게 감겨 있는 투명 테이프의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더듬어 찾듯 계절의 시작과 끝을 머뭇머뭇 감지하는 중이다 - P52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할 때 나는 경멸과 굴종을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고 말하는 셈이 된다. 정신승리일 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나는 아큐다. - P57

오늘 낮에 읽은 건데, 잠을 토막토막 자고 신경이 예민해지는건 칼슘 부족이라고 한다. - P60

행복이란 아무일 없이 무탈하게 사는 것. 몸과 마음이 바른 자세를 잃지 않게 조심조심 사는 것.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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