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여 - 나희덕, 젊은 날의 시
나희덕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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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꽃잎,
또는 지나치는 버스를 향해
무어라 중얼거리면서 내 기다림을 완성하겠지
중얼거리는 동안 꽃잎은 한 무더기 또 진다
아, 저기 버스가 온다
나는 훌쩍 날아올라 꽃그늘을 벗어난다

_ 오분간 중 - P21

예전의 그 길, 이제는 끊어져
무성해진 수풀더미 앞에 하냥 서 있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_ 그런 저녁이 있다 중 - P27

김밥을 네 개째 삼키는 순간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것이 마치
감정이 몸에 돌기 위한 최소조건이라도 되는 듯.
눈에 즙처럼 괴는 연두.

_ 연두에 울다 중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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