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극장
이성아 지음 / 강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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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는 우희의 첫 고용인이다. 쉰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우희는 난생처음 구직활동에 나섰다. 누군가는 팔자 좋은 여자라고 비아냥대지 몰랐다. 그러나 구인구직 사이트를 뒤지고 다니면서 우희는 자신이 세상과 절연된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경단녀 운운 이전에 내세울 경력이란 게 전무했다.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가 된다더니, 자신이 그 꼴이었다. 그러다가 베이비시터 사이트를 알게 되었을 때는 광맥을 발견한 듯기뻤다. 그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몇몇 곳과 매칭이 되어 전화면접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차례로 ‘거부하셨습니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뉴스에 경악했던게 언제였더라. 그런데 막상 그런 문자를 받고 보니, 면전에서 듣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거절당할 거라면.

_ 베이비시터 중 - P196

안수집사가 된 남편은 말끝마다 용서를 빌라고 했다. 그까짓게 뭐 대수라고, 우희는 용서를 빌었다. 아이들까지 끌어들여몇 시간씩 붙잡혀 있는 걸 보느니 그게 쉬웠다. 우희가 용서를 빌면 집안이 조용해졌다.

베이비시터 중 - P205

선호도 처음부터 폭력적인 사람은 아니었으리라. 삼대독자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차곡차곡 쌓이고 쟁여진 것이 터져 나온 것일 뿐. 자신을 한껏 떠받들던 그것이 자신을 잡아먹는괴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괴물이 물건을 집어 던지고 우희의 팔을 꺾고 목을 조른 것이다. 언젠가는 그런 자신에게 소스라치게 놀란 선호가 우희 앞에 엎어져서 울었다.

_ 베이비시터 중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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