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극장
이성아 지음 / 강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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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월이 흘러 그때를 돌이켜보면, 가여운 건 나였다.
아버지는 유독 언니를 편애했다. 아버지의 편애와 거기에 편승해서 엄마가 무신경하게 내뱉는 말은 나의 무의식에 깊은상흔을 남겼다.

_ 유대인 극장 중 - P21

지금까지 나는 피해자 의식에 사로잡혀 나를 한껏 가여워하며 살았는데, 그런 나를 누군가 비웃는 것같았다. 심지어는 가해자라고 비난하는 것만 같았다.

_ 유대인 극장 중 - P33

난 꽃다발 같은 장식품이야. 그런데 시든 꽃다발이지. 남편이란 사람은 나를 자랑하고 과시하려고 독주회를 열고 티켓을 뿌려대는데, 정작 음악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라. 그런데그게 너무 익숙해서 이상한지도 몰랐어. 아버지도 그랬잖아. 그건 너도 알잖아.

_ 유대인 극당 중 - P29

생각해보니까 거절이라는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더라. 내가 뭐라고...... 그러면 그 사람은 얼마나 자존심이 상할까. 그게 더 걱정이 되는 거야.

_ 유대인 극장 중 - P30

어둠 속 불빛 아래 서 있으려니 여전히 유대인 극장에 있는것 같았다.

_ 유대인 극장 중 - P40

철마다 올라오는 갖가지 김치나 채소, 봉지마다 갈무리한 말린 나물들을 아내는 거의 다 버리거나 남에게 주어버렸는데, 그는 모른 척했다. 그게 다 자신의 무능 탓이겠지만, 아내보다 그 자신이 먼저 고향을, 어머니를 살갑게 대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교양 있는 아내는 가끔 서울에 올라오는 어머니를 차에 태우고다니며 음식을 대접하고 용돈도 주었으나, 그것에 대한 청구서를 내밀듯 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아내의 싸늘한 태도가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해서 뭐라고 토를 달 수도 없었다.

_ 소울 치킨 중 - P53

그런데 엄마가 뭘 좋아했는지 생각나는 게 없었다. 하물며 엄마가 뭔가를 먹던 기억마저 그에게는 남아 있지 않았다.

_ 소울 키친 중 - P56

아무래도 이건 손맛보다는 양푼 맛인 것 같았다. 대접에 조금씩 무칠 때와 달라진 건 양푼의 넉넉함밖에 없었다.

_ 소울 키친 중 - P59

된장 듬뿍, 간장은 적당히, 들깻가루는 넉넉히, 참기름 살짝, 양이많은 나물과 양념이 잘 섞이도록 조물조물, 이 모든 게 어우러져 미묘한 풍미를 만들고 있었다.

_ 소울 키친 중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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