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쏟아지는 오전의 햇빛이 좋아 눈을 감고 음미했다. 햇빛이 내는 자글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달팽이가 푸른 잎을 먹을 때 내는, 보이는 세계를 차단하고 나머지 감각에 집중하면 분명하게 들리는 그 작은 소리를 - P60
"작희는 뭐 하던 여자야?""쓰는 여자였어.""쓰는?""웅, 글 쓰는.""글쓰는?" - P63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으나 하둥 도움도 안 되는 자존심은 내려놓기로 했다. - P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