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사물들
장석주 지음 / 동녘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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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의 피해자였던 그가 두 차례 세계 전쟁의 가해자인독일을 추종하며 ‘파시즘은 민중의 친구‘라고 강변한 부조리. 세계 평화를 위해선 악의 근원인 유대인을 말살해야 한다며 반유대주의와 평화주의를 등치시킨 부조리, 이명에 괴로워했던 셀린이 증오의 이명을 증폭시킨 부조리 - P189

진화 혹은 퇴화는 생존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그 세계에없는 것을 향한 염원이기도 했다. - P203

권력은 속도를 당기는 자가 아니라 속도를 요구하는 자에게 있었다. - P205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몇 년 사이 그는 ‘모르는 사람‘이 돼 있었다. 전화번호가 없어지니 타고 들어갈 SNS 단서조차 모두 끊겼다. 10년 전 그의 소식을 물어봤던 여동생은 물론 이젠 서른 살이 다 됐을 딸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 P211

산업화의 첨병으로 한평생 살았으나 정비 자격증을 갖고도 4차 산업혁명의 인재로 자신을 튜닝하지 못한 남자. 브레이크까지 떼어내고 목숨 닳는속도로 달렸을 뿐인데 시대에 추월당해 낙오자가 돼버린 사람이 사라진들 어디로 갈 수 있겠나. - P218

멈추지 않고 가라앉는 이유는 무거워서가 아니라 바닥에 끝이 없기 때문이다. - P226

종양이 위협하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머리가 하는 일인지도 몰랐다. 실제와 망상을 가르는 경계가 사실이 아니라 자기확신일 때 실제와 망상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 P234

우울한 날에는 빨래를 하자. 세탁기가 우리를 대신해서 빨래를 하는 동안에세탁기의 옆에서 세탁기의 노래를 듣자. 옷들이 건조대에서 마를 때, 그것이 어떻게 눈부신 자기 갱신을 이루는가를 지켜보자.

_ 세탁기 중 - P44

담배가 불똥으로 타들어가면서 연기로 공중에 흩어지듯 담배를 피우는 사람 역시 언젠가는 사라질 자신의 미래를 예시한다.
그래서 흡연 행위는 존재의 증발이고 진부한 황홀경에 빠지고 싶은 자아의 집중이기도 하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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