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가 되지 못한 그의 이야기들이 이력서 빈칸을 비집고 들어가려다 곧고 매끄러운 실선에 막혀 무음의 소리를 질렀다.그에게 영원은 그 실선 같은 것일 수도 있었다. 그 상태 그대로 끝나지 않고 뻗으며 그가 달려가는 곳마다 먼저 도착해앞을 가로막는 바리케이드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만큼 시간을 쪼개며 살아온 그의 애씀을 이력서는 학력과 경력의 틈에 끼워주지 않았다. 그는 애를 쓰고 이력서를 쓸수록 묶어졌다. - P18
너무 전형적이어서 뻔한 가난은, 요즘 유행에도 뒤떨어진 불행은, 공정과 능력 같은 단어들에게도 외면받는 청춘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저 묽어지고 있을뿐이었다. -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