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시간으로부터 - 발아래에 새겨진 수백만 년에 대하여
헬렌 고든 지음, 김정은 옮김 / 까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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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와 깃털이 화석이 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전형적으로 검은색이거나 갈색인) 화석의 색은 화석화 과정의 결과이므로 살아 있는 생명체의 색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빈테르는 먹물주머니에 색소가 보존된다면 멜라닌이나 멜라닌이 들어 있는 멜라닌소체 역시 화석화된부와 깃털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에게는 자신의 가설을 검증할 연조직 화석 하나만 있으면 되었다. 문제는 그 연조직 화석이 엄청나게 희귀하다는 것이었다.

_ 깊은 시간에 색을 입히며 중 - P248

멸종된 생명체의 색을 찾는 일은 심리적으로 중요하게 느껴진다. 깊은 시간의 흐릿한 혼란 속에서 끄집어낸 과거의 작은 조각 하나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것이 점점 더 선명해진다. 시각에 크게 의존하는 종인 우리는 시각에 우선권을 부여한다. 보이는 사물은 우리에게 "진짜"가 된다.
고고학자이자 작가인 자케타 호크스는 1950년에 이렇게 썼다. "어쩔 수없이 감각은 상상력을 요구한다. 색이 있을까? 그러나 단조로운 회색의 석회암에 찍혀 있는 섬세한 깃털 조직 사이에 불쌍하게 뒤틀린 자세로 놓인 골격 이외에는 연구할 것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상상력은 스스로의패배를 시인한다."

_ 깊은 시간에 색을 입히며 중 - P250

니컬스가 보기에 고생물화 업계는 전체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초점이 바뀌고 있다. "우리 중 몇몇은 이런 변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우리는 더 다양하고 복합적이면서 자연스러운 유형으로 복원하려고 애쓰고있어요." 미래에는 특히 색 복원 분야에서 첨단 과학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색 복원 연구에서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은한 동물의 색과 무늬가 어떻게 보일지를 처음으로 정하는 사람이 된다는점이에요." 니컬스는 이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지금까지 아무도 본 적이없는 무엇인가를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_ 깊은 시감에 색을 입히며 중 - P265

대리암 석판과 기둥을 통해서 우리는 수만 년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밝은색의 광맥은 원래는 석회암이었던 암석의 틈새로 특이한 광물을 잔뜩 머금은 뜨거운 열수가 스며든 자리이다. 대리암의 기질 속에 들어 있는 각양각색의 결정들은 그 암석이 어두운 지하의 열과 압력 속에서 서서히 형성되고 변성되면서 수천 년을 보냈다는 증거이다. 암석에새겨진 깊은 시간의 친필 서명인 셈이다.

_ 도시지질학 중 - P270

그는 오늘날 "도시지질학urban geology" 또는 "거리지질학street geology"이라고 알려진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 도시지질학자들에게 도시는 엄청나게 많은 표본들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보관장이나 다름없다. 도시는 지질학적으로 경이로운 장소이다.
민주주의자이자 열정적인 교육자인 로빈슨은 학생과 대중이 런던 지역을 걸으면서 지질을 탐구할 수 있는 길잡이 시리즈를 출간했는데, 그중에는 오늘날에도 따라갈 수 있는 코스가 많다.

_ 도시지질학 중 - P271

"콘크리트는 새로운 종류의 암석이에요. 45억 년 지구 역사에서 콘크리트와 비슷한 것은 없었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콘크리트는 약5,000억 톤이에요. 그 정도면 육지 바다 할 것 없이 지구 표면 1제곱미터당 1킬로그램은 족히 되는 양이에요."

_ 인류세를 찾아서 중 - P288

한편으로 생각하면, 인류세 개념은 인간을 다시 세상의 중심에 가져다놓는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우리의 자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바로그 자리로 말이다. 그리고 그 대가가 비록 환경 재앙이라고 해도 우리는어느 정도는 그런 생각에 끌릴 수밖에 없다.

_ 인류세를 찾아서 중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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